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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고은 성추문 논란’에 서울시, “고은 시인 기념 공간 바꾸겠다”

서울도서관(옛 서울시청사) 3층에 조성된 고은(84) 시인의 기념공간인 ‘만인의 방’이 3·1운동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꾸며질 전망이다. 고은 시인이 과거 여성 문인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추문에 휩싸이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18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시민들이 보기에 납득이 안 가는 공간을 지금과 같은 형태로 그대로 두는 건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고은 시인이 부각되지 않고, 3·1운동과 관련된 시인들과 작품을 기리는 공간으로 재편할 것이다”고 밝혔다.  
 
서울도서관 3층에 있는 '만인의 방'에는 고은 시인이『만인보』를 집필하던 경기도 안성시 서재가 재현돼 있다. 서울시는 성추문에 휩싸인 고은 시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 공간을 재편할 계획이다. 임선영 기자

서울도서관 3층에 있는 '만인의 방'에는 고은 시인이『만인보』를 집필하던 경기도 안성시 서재가 재현돼 있다. 서울시는 성추문에 휩싸인 고은 시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 공간을 재편할 계획이다. 임선영 기자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약 3억원을 들여 만든 ‘만인의 방’(60㎡)은 고은 시인이 『만인보(萬人譜)』를 집필하던 경기도 안성시 서재를 재구성했다. 공간의 이름도 그의 연작시 『만인보』에서 따왔다. 서울시는 당초 “당장 철거 계획은 없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고은 시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공간 재편 쪽에 무게를 두고 고심했다.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번진 ‘미투(Me Too) 운동’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다 고은 시인이 경기 수원시를 떠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시에 기념 공간을 두는 게 더욱 부담스러워졌다.   
 
고은 시인이 경기 안성시 자신의 집 서재에 있는 모습. [중앙포토]

고은 시인이 경기 안성시 자신의 집 서재에 있는 모습. [중앙포토]

수원시는 “고은 시인측이 ‘올해 안에 계획해뒀던 장소로 이주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18일 밝혔다. 고은 시인은 2013년 8월부터 수원시가 마련해 준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자락에 머물고 있었다. 
 
광교산 일부 주민들은 고은 시인에 대한 수원시의 지원을 두고 “특혜”라면서 “고은 시인은 광교산을 떠나라”고 요구해왔다. 게다가 고은 시인의 성추문이 불거지자 수원지역 여성단체들은 “수원시는 고은 시인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 ‘만인의 방’ 역시 그의 성추문이 불거진 후 비판을 받아왔다. 온라인에는 ‘만인의 방’을 두고 “서울도서관에서 당장 철거하라” “미투(Me too)의 방으로 만들어라”는 등의 비판 글들이 올라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음주 초쯤 서울시 차원에서 이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겠지만, 고은 시인과 관련된 내용은 최소화하고, 3·1운동을 기념하는 공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인의 방’은 서울시의 3.1운동 100주년(2019년) 기념사업이기도 하다. ‘만인의 방’에는 『만인보』 중에서 한용운·김구 등 항일 독립 운동가와 관련된 시들의 육필원고 원본이 전시돼 있다.  
 
임선영·김민욱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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