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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트럼프 못 참아" vs. "트럼프 지지해" 배지도전한 한인들

미국 전역에서 올해 11월 6일 실시되는 중간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는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선출하고 상원의원의 3분의 1인 33명, 주지사 36명을 뽑는다. 이달 중순부터 후보등록과 함께 각 당 대표주자가 되기 위한 경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3월 6일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9월 12일 로드아일랜드주까지 전국적으로 예비선거(primary)가 치러진다. 색깔이 분명한 지역에선 예비선거가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다.
 
한인 최초의 연방 하원의원인 김창준(제이 김ㆍ79) 전 의원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연방 의원이 되기 위한 한인 후보들의 도전도 치열하다. 김 전 의원이 1992년 11월 처음 당선돼 98년까지 3선 의원을 지낸 후론 연방의회에 한인을 대표하는 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일본계는 현역으로 상원에 마지 히로노 의원(하와이) 한 명과 마크 다카노, 도리스 마쓰이, 콜린 하나부사 등 하원의원 3명이 있다. 중국ㆍ대만계와 인도계도 상원에 각 1명씩, 하원에도 각각 3명, 4명이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제2의 제이 김에 도전장을 던진 한인 후보는 현재까지 10명. 주 하원의원, 현직 로스쿨 교수, 주검찰청 검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라크ㆍ이슬람국가(IS) 담당 보좌관, 학원 체인 설립자에서 풀뿌리 시민운동가까지 경력들도 다양하다. 대부분 이민 2~3세들이다. 이민 1세대론 박정희 정부의 미 정계 로비 스캔들인 ‘코리아 게이트 ’사건 당시 하원의장 비서관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드레곤 레이디’로 불렸던 수지 박 레거트(73ㆍ민주당)가 출마했다. 힐러리 클린턴, 조 바이든 등 민주당 대선후보들을 후원해왔던 그는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의 소수 인종 불평등 정책을 못참겠다 ”며 직접 나섰다.
 
댄 고 미국 매사추세츠주 연방하원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부인 에이미와 지지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댄 고 미국 매사추세츠주 연방하원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부인 에이미와 지지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젊은 한인 3세대로는 보스턴 북부인 매사추세츠 3구에 출마한 댄 고(33) 후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마틴 월쉬 보스턴시장 비서실장으로 일하다가 현역 니키 송가스(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지난해 8월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했다.
 
댄 고는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싸우고 기회의 통로를 창출해내기 위해 출마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일보에 “할아버지와 아버지, 삼촌까지 정부를 위해 일하고 사람들에 봉사하는 환경에서 자랐다”며 “혁신경제와 인프라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데이터기술을 활용해 정부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 보건부 차관보였던 하워드 고(고경주) 박사와 레바논계 안과 의사인 어머니 클로디아 아리그 사이에서 태어났다. 장면 정권 당시 망명한 고광림 전 주미대사와 전혜성 전 예일대 교수의 손자다. 클린턴 정부 국무부 차관보 헤럴드 고(고홍주)가 작은아버지다.  
댄 고 후보와 할머니 전혜성 전 예일대 교수(앞줄 오른쪽), 아버지 하워드 고와 어머니 클로디아와 형제들. 선거에 출마하며 "부모님과 형제들은 지칠줄 모르는 지원과 끝없는 지식을 제공해줬다"며 감사의 글과 함께 공개했다.

댄 고 후보와 할머니 전혜성 전 예일대 교수(앞줄 오른쪽), 아버지 하워드 고와 어머니 클로디아와 형제들. 선거에 출마하며 "부모님과 형제들은 지칠줄 모르는 지원과 끝없는 지식을 제공해줬다"며 감사의 글과 함께 공개했다.

제주 고씨의 후손으로 제주도를 두 번 가봤다는 그는 “내 정체성은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며 “트럼프 정부에서 이민자의 불안감이 커진 상태에서 한인의 권익 보호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에 관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전쟁이 아니라 중국을 통해 북한이 바뀌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댄 고는 지난해 연말까지 161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모아 11명의 민주당 경선 후보 중 압도적으로 1위를 했다. 최근 민주당 내 영향력이 큰 루스 페인골드 전 상원의원과 정치후원조직인 레지트팩(Legit PAC)의 공식 지지를 확보해 본선 격인 당선 경선에서 선두권에 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이브 민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 후보가 지역 주민들과 반이민정책 항의 시위에 참가한 모습.

데이브 민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 후보가 지역 주민들과 반이민정책 항의 시위에 참가한 모습.

데이브 민(43) UC 어바인대 로스쿨 교수도 캘리포니아 45구에서 민주당 당내 경선 후보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는 23~25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주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전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67%를 지지를 얻어 14%에 머문 당내 경선 경쟁자이자 동료 교수인 케이티 포터를 큰 폭으로 따돌렸다. 주전당대회에서 각 지역구 당 공식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
 
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국가 입국 금지(Travel ban) 정책을 보고 매우 불공정하고 미국이 가진 다양성 가치를 훼손한다고 느껴 출마를 결심했다”며 “하원의원이 되면 반(反)이민정책을 바꾸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보다 나은 미래에 투자하는 교육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치원 전 단계의 보편적 유아 보육, 대학생 부채 경감 등 교육공약과 더불어 학교 내 총기휴대 금지 등 총기규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전쟁위험을 높이는 등 매우 위험한 정책”이라며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에서 살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45구는 현역인 미미 월터스(공화당) 의원과 본선 대결이 중요한 지역구다. 민 교수는 “월터스 의원은 2015년 1월 의원선서를 한 뒤로 단 한 차례의 타운홀 미팅도 하지 않는 등 지역 주민과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며 “총기규제를 오히려 완화해 전미 총기협회의 우수 의원으로 꼽히는 등 나쁜 정치인으로 반드시 꺾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 김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의원 후보(오른쪽)가 지난 1월 행사장에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함께 했다.

영 김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의원 후보(오른쪽)가 지난 1월 행사장에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함께 했다.

영 김(김영옥ㆍ56) 후보는 인근 캘리포니아 39구에서 공화당으로 첫 여성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했다. 지역구 현역 13선(26년)으로 은퇴를 선언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지지를 받는 후보란 게 최대 강점이다. 그는 1992년부터 23년간 로이스 의원의 지역 및 아시아정책보좌관 출신이다. 2014~16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을 지냈다.
 
김 전 의원은 기자와 만나 “연방의회 내 대표적 친한파였던 로이스 위원장을 대신해 200만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 보좌관으로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 비준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탈북자 및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애썼고 주 하원에서도 가정폭력 피해자보호법 제정 등 의정활동 경험도 갖췄다”고 말했다.
 
영 김은 지난 2012년 선거에서 로이스 위원장을 상대로 42.2%를 득표했던 대만계인 제이 첸(민주당) 후보와 본선에서 대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당이 공화당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39구를 전략 선거구로 선정함에 따라 당 대 당 총력 대결이 불가피하다. 캘리포니아는 정당과 상관없이 예비선거 상위 1ㆍ2위가 본선에서 다시 대결하는 개방 경선(open primary)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공화당 내 밥 호프 전 주 상원 원내대표와의 경선 대결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유진 유 조지아주 연방하원의원 후보.

유진 유 조지아주 연방하원의원 후보.

유진 유(유진철ㆍ63) 전 전미 한인협회장은 조지아주 12구에서 같은 공화당 현역인 릭 앨런 의원을 상대로 세 번째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했다. 한인 사회에서 트럼프 지지자로 유명한 유 전 회장은 앨런 의원을 “이름만 공화당인 라이노(Republican In Name Only)”라고 비판했다.
 
유 전 회장은 중앙일보에 “분위기가 2014년, 2016년 선거 때와 많이 달라졌다”며 “인지도는 물론 지지도가 많이 오른 걸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사업가 출신이지만 미국에서 군인ㆍ경찰ㆍ소방관 등 공직에서 봉사한 경력이 있는 나와는 달리 앨런 의원은 금수저”라며 “의원이 된 후론 워싱턴에 가서 칵테일 파티만 하면서 자기 명성만 추구한다는 비판이 지역에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철저한 지지자인 내가 당선되면 미국 정부와 한국과의 관계도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과거 20년 협상에서 사기만 당하지 않았느냐”며 “강력한 대북 압박만이 비핵화를 달성해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펄 김 펜실베이니아주 연방하원의원 후보

펄 김 펜실베이니아주 연방하원의원 후보

펄 김(김희은·38) 전 펜실베이니아주 검사는 공화당 팻 미한 하원의원이 은퇴를 선언한 펜실베이니아 7구에 출마했다. 김 전 검사는 델라웨어카운티 검찰청에서 약 10년동안 성폭력 및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특별팀을 이끌었다.  
지난주 열린 공화당 후보자 토론회에서 "펜실베이니주에서 개혁을 실현했던 것처럼 워싱턴에서 변화를 실현할 기회를 원한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시민운동가 브라이언 김은 "대기업 후원금에 지배되는 워싱턴 정치를 바꾸고 노동자 계층에 권력을 되돌려주겠다"며 2016년 대선때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처럼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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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