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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무술년 벽두부터 4중고...통상·고용·경기·성장 우려 커져

 한국 경제가 무술년 벽두부터 만만치 않은 시험대에 연이어 오르고 있다.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위기에 놓였고, 한국GM 사태와 최저임금 상승으로 가뜩이나 부진한 고용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회복세를 보였던 경기는 벌써 둔화 얘기가 나올 정도이고, 2030년에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더해졌다.  
 
또 뒤통수 친 미국… 철강 수출길 막힐 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미국 상무부 232조 발표 대응 민관 합동 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와 업계는 미국 정부의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 및 쿼터 등의 조치를 실시할 경우 생기는 파급효과 분석과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8.2.17/뉴스1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미국 상무부 232조 발표 대응 민관 합동 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와 업계는 미국 정부의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 및 쿼터 등의 조치를 실시할 경우 생기는 파급효과 분석과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8.2.17/뉴스1

미국 상무부는 설날 연휴 기간이던 16일(현지시각) 철강ㆍ알루미늄에 대한 높은 관세 또는 쿼터(할당) 부과를 제안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입제한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만큼 규제를 가해도 된다는 논리다.
이 중 한국과 관련된 건 철강이다. 상무부는 ^모든 국가에 대한 24%의 관세 부과, ^한국 브라질ㆍ중국ㆍ코스타리카ㆍ이집트ㆍ인도ㆍ말레이시아ㆍ러시아ㆍ남아공ㆍ태국ㆍ터키ㆍ베트남 등 12개 국가에 대한 53%의 관세 적용, ^국가별 대미(對美) 수출액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53%의 관세가 추가로 부과된다면 사실상 미국 수출길이 막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한국 철강 수출 업황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철강재는 355만338t(11.2%)으로. 지난 2016년 미국에 수출한 철강재 374만358t 대비 20만t 가까이 줄었고 고점이던 2014년보다는 반 토막 가까이 감소한 상황이다.  
미국은 이미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 한국 업체들에 타격을 입힌 상황이다. 각종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내수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낮은 상황에서 미국의 잇따른 보호무역 조치로 한국 수출이 악영향을 받게 되면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수밖에 없다.  
 
4년 연속 실업률 악화… 한국GM과 최저임금 변수도  
한국GM이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군산공장 정문으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진 13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문으로 일부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일 생산라인 가동이 중지된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5월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2천여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2018.2.13. [뉴스1]

한국GM이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군산공장 정문으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진 13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문으로 일부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일 생산라인 가동이 중지된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5월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2천여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2018.2.13. [뉴스1]

고용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경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은 33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4년 연속으로 실업률이 악화한 나라다. 한국의 실업률은 13년 3.13%에서 2014년 3.54%로 악화한 이후 2015년 3.64%, 2016년 3.71%, 지난해 3.73%로 계속 나빠지고 있다. 반면 2010년 8.34%까지 치솟았던 OECD 33개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7년 연속 하락해 지난해 5.78%까지 낮아졌다. 세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5.63%)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한국은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재차 돌파하는 등 좀처럼 고용 상황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이 한국 철수를 공식 선언하면 대량 실업사태가 발생해 고용 지표가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 한국GM 관련 고용 인력은 직원 1만6000명, 협력사 14만명 등 15만명을 넘는다. 여기에 관계사와 가족 등을 더하면 30만명이 한국GM에 기대 생존하고 있다.  
 GM은 철수를 무기로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고, 정부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한국GM이 실사를 받아야 자금 지원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GM이 ‘중대 결정’의 데드라인으로 이달 말을 제시한 상황이라 시간이 촉박하다.  
 최저임금 상승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재차 제기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 “최저임금 추가 인상이 실업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저소득 노동자의 소득을 늘려 전반적인 소비를 부양해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하지만 최저임금의 추가 인상은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에 근접하게 해 실업률을 끌어올리는 등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추가 인상을 하기 전에 이번 인상에 따른 영향을 철저히 평가해야 한다”고 IMF는 권고했다.  
IMF는 그러면서 “프랑스가 1970년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불평등을 크게 줄였지만, 저숙련 노동자와 청년이 노동시장 밖으로 떠밀리면서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부작용을 겪었다”고 예시하기도 했다.  
 
경기 회복세 둔화 신호도 속속 포착
4분기 제조업 공급

4분기 제조업 공급

 설상가상으로 경기 회복세도 조금씩 힘이 떨어지는 기미를 보인다.  KDI는 이달 초 발표한 경제동향 2월호에서 “생산과 투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해 3분기 3.9% 증가에서 4분기 0.5% 감소로 전환됐다. 설비투자도 지난해 1분기 18.1%, 2분기 17.7%, 3분기 20.6% 등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다가 4분기 들어 1.9%로 증가율이 급락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금 당장 경기가 꺾이는 건 아니지만 이런 추세가 서너 달 계속되면 경기개선 추세 여력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생산과 투자 외에도 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지표들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OECD가 발표한 한국의 지난해 11월 기준 경기선행지수(CLI)는 99.9로, 2014년 9월 이후 38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을 밑돌았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국면, 이하면 경기 하강 국면을 의미한다. 지난해 한국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9%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는 중소 제조업과 내수업체의 체감경기가 13개월 만에 최악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의 600대 기업 BSI 2월 전망치는 21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계절적 변동이 큰 요인들을 제거한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도 지난달 1.1%에 머물러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12월(0.5%) 이후 1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가 낮아진다는 건 경제활력이 저하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2030년 잠재성장률 1%대로 추락...구조개혁 절실
고령화 [중앙포토]

고령화 [중앙포토]

한국 경제의 묵은 숙제인 장기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경고도 다시 나왔다. IMF가 18일 발표한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IMF는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가 되면 연평균 1%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인구가 줄고, 고용증가세가 위축돼 2020년대에 2.2%로 하락한 뒤 2030년대는 1.9%, 2040년대는 1.5%, 2050년대는 1.2%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게 IMF의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잠재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IMF는 전망을 암울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90년대만 해도 7%이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처음으로 3%대를 하회하면서 2.8~2.9% 수준으로 낮아졌다.  
IMF는 ^급속한 고령화 ^서비스 부문에서의 낮은 생산성 ^노동과 생산시장 왜곡과 같은 구조적 문제를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사회보장제도 확대, 생산성 향상과 노동 시장 참여 확대를 위한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IMF는 생산시장 규제와 고용 보호 완화, 세수 중 소비와 재산세 비중 확대, 보육수당 인상,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확대 등의 정책패키지를 도입해 한국이 10년 내 필요한 구조개혁을 시행한다면 10년간 연평균 잠재성장률 0.6%포인트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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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