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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급식·보육 이어 고교도 '무상'…재원은 어디서?

정부가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무상보육에 이어 고교 무상교육이 실현될 경우 연간 9조원의 재정이 무상교육 정책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정부가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무상보육에 이어 고교 무상교육이 실현될 경우 연간 9조원의 재정이 무상교육 정책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정부 사회보장위원회가 지난 9일 경기 성남시와 용인시가 추진하는 '무상교복' 사업을 허용하면서 '무상교복'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퍼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근혜 정부에서 제동을 걸었던 무상교복 사업을 현 정부가 승인한 것이다. 이는 무상급식, 무상보육(누리과정)에 이은 '무상교육' 정책 확대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세 번째 무상교육 정책은 '고교 무상교육'이다.
 
지난달 교육부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2020년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별로 도입해 2022년 100% 무상교육을 실현하기로 했다.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 과정이라 무상으로 이뤄지지만, 고등학교는 유상이다. 고교 학비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서울의 경우 연간 수업료가 145만원, 교과서비는 10만원 안팎이다. 무상교육이 되면 정부가 어느 선까지 지원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체로 수업료와 교과서비를 내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높다.
 
'무상○○' 정책에 연 9조원 
 
고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재원은 연간 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사고와 사립 특목고 등을 제외한 고교의 수업료, 교과서비 등을 포함한 숫자다.
 
무상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예산을 기준으로 무상급식에는 2조9311억원, 무상보육(누리과정)에는 3조8294억원이 투입됐다. 현재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고교 무상교육까지 약 9조원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관건은 막대한 재원을 어디에서 확충하느냐다. 이미 교육복지 확대로 교육재정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도 국정과제로 고교 무상교육을 채택하고 2017년부터 전면 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원 조달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백지화됐다.
 
교육부는 교육재정 규모를 늘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지방 분권화를 위해 국세 비중을 낮추고 지방세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이 과정에서 각 시도교육청으로 내려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생겨 무상교육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각 시도교육청의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27%로 고정돼있는데, 이 비율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정부 재정 곳간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의 동의가 관건이다. 지난 정부에서도 교부금 비율을 높이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기재부는 완강히 반대했다. 학생 수가 계속 줄고 있는데 교육보다는 노인 복지 등을 확대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였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교부금 비율을 늘리기로 기재부와 합의했느냐"는 질문에 "기재부와 협의 중이다. 공감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금으로 부자 고교학비 지원" 지적도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이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학부모 1510명을 조사한 결과, 고교 무상교육 찬성이 86.6%로 압도적이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초중고 학부모를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정책 1위(23.1%)로 고교 무상교육이 꼽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찬성하지만, 학교 안전시설 확충 같은 사업보다 우선해야 하는지는 고민해봐야 한다. 특히 공무원이나 대기업은 자녀 고교학비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세금으로 떠안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12년 고교 무상교육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가정 형편에 따른 선별적 복지를 주장한 바 있다. 이미 취약계층과 특성화고생 등 전체 고교생의 절반이 무상교육을 받기 때문에 전면 무상교육 혜택이 사실상 중산층 이상에게만 돌아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세금으로 고소득층을 지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고소득층 지원 확대로 저소득층의 학습준비물비 등 지원액이 축소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교 무상교육에 따라 늘어날 가처분소득을 학부모들이 사교육비로 지출해 사교육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47.9%가 고교 학비로 지출되던 비용을 교육비로 쓰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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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도완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과장은 "고교 무상교육은 국민이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다. 소득 재분배 개념보다는 국가의 최소한의 뒷받침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 33개국이 고교 과정을 의무교육 또는 무상교육으로 하고 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무상교육이 세금으로 고소득층을 지원한다는 측면이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별적 복지제도 역시 정말 지원이 필요한 사각지대를 제대로 찾아 지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고교 무상교육은 이런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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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