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피겨남자 톱 10중 6명 아시아계 … 막강 점프 무기로 잔치판

하뉴, 차준환

하뉴, 차준환

‘피겨 왕자’ 하뉴 유즈루(24·일본)가 부상 공백을 딛고 소치 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수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 하뉴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습니다"란 말을 되내었다.
 
하뉴는 17일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9.55점, 구성점수(PCS) 96.62점을 받아 총점 206.17점을 기록했다. 전날(16일) 쇼트프로그램 111.68점을 합해 317.85점을 얻은 하뉴는 우노 쇼마(일본·306.90점)를 제치고 여유있게 정상에 올랐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하뉴는 1948·52년 올림픽을 연속 재패한 딕 버튼(미국) 이후 66년 만에 남자 싱글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3위는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305.24점)가 차지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하뉴의 콘서트장 같았다. 일본 팬들은 일장기를 들고 하뉴를 향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워밍업에서 하뉴가 자그마한 동작을 하기만 해도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하뉴가 ‘음양사’ OST ‘세이메이’에 맞춰 연기를 시작할 땐 모두가 숨을 죽였다. 점프 하나, 스핀 하나마다 환호성이 쏟아졌다. 흥겨운 리듬에 맞춰 스텝 시퀀스를 연기할 때는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쳤다. 
하뉴가 연기를 마친 뒤 팬들이 선물한 '푸' 인형. [연합뉴스]

하뉴가 연기를 마친 뒤 팬들이 선물한 '푸' 인형. [연합뉴스]

하뉴는 경기 초반 깔끔한 연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쿼드러플 토루프-싱글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을 시도할 때 착지가 흔들려 뒤의 점프 2개를 수행하지 못했다. 쿼드러플 토루프도 착지가 흔들렸다. 3개월 전 당한 발목 부상 뒤 복귀전을 치르는 탓에 완벽하진 않았다. 하지만 대세를 바꿀 만한 실수는 아니었다. 아름다운 연기를 마친 하뉴는 우승을 확신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링크 위엔 하뉴가 좋아하는 ‘위니 더 푸’ 인형이 비처럼 쏟아졌다. 하뉴는 이 인형을 강릉과 평창 지역에 기부할 계획이다.
 
우승자 하뉴를 포함해 남자 싱글은 동양(계) 선수들의 잔치였다. 중국의 진보양이 4위에 올랐고, 당초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쇼트에서 부진했던 네이선 첸(미국)이 5위에 올랐다. 첸의 부모는 중국 출신이다. 6위 빈센트 저우(중국계 미국인), 9위 패트릭 챈(홍콩계 캐나다인)까지 합치면 톱10 안에 무려 아시아계 선수들이 6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표 차준환(17·휘문고)도 248.59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15위에 오른 차준환은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성적인 17위(1994년 릴레함메르·정성일)를 넘어섰다.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가운데),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우노 쇼마(왼쪽), 3위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강릉=연합뉴스]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가운데),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우노 쇼마(왼쪽), 3위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강릉=연합뉴스]

초창기 피겨는 유럽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2014 소치올림픽까지 피겨에 걸린 금메달 86개 중 63개를 러시아(28개), 독일(7개) 등 유럽이 쓸어담았다. 2차 대전 이후부터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가 가세했다. 아시아 선수가 따낸 금메달은 4개에 불과했다.
 
동양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메달 경쟁에 뛰어든 건 1990년대부터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일본계 미국인 크리스티 야마구치와 금메달, 일본 대표 이토 미도리가 은메달을 따냈다. 2006년 토리노 대회는 아라카와 시즈카(여자 싱글), 2010년 밴쿠버 대회는 김연아(여자 싱글)와 쉔슈에-자오홍보(중국·페어)가 정상에 올랐다. 하뉴가 2014·18 올림픽 남자 싱글 2연패를 달성하면서 아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금메달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팔다리가 짧아 체형적으로 불리한 동양 선수들의 경쟁력은 점프에 있다. 이토는 서양인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웠지만 탁월한 점프를 앞세워 세계 정상권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여자 선수들은 3회전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을 하지 못했는데 이토가 선구자 역할을 했다. 남자 싱글 역시 진보양에 의해 '4회전 점프 시대'가 열리면서 동양인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신채점제에선 높은 기술점수가 보장되는 4회전 점프가 필수적이다. 첸은 프리에서 무려 6번의 4회전 점프를 시도해 고득점을 올렸다. 아시아계 선수들은 재빠르고 유연해 서양 선수들보다 점프에 강점을 보인다.
 
좋아진 인프라와 높아진 피겨 인기도 한 몫 했다. 일본 닛칸스포츠의 다카바 미즈호 기자는 "아이돌 멤버 같은 매력을 가진 안도 미키(31)가 등장하면서 후원사들이 급증했다. 곧이어 아사다 마오가 나타나면서 대중들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80년대부터 꾸린 육성프로그램도 자리를 잡았다. 일본에선 4~5세부터 피겨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역시 불모지에서 나타난 김연아 이후 연습 환경이 좋아졌다. 골프의 '세리 키즈'처럼 '연아 키즈'들도 나타났다.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선 유영(14)-임은수(15)-김예림(15) 등 밴쿠버 올림픽 이후 피겨를 시작한 선수들이 꽃을 피울 전망이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관련기사  
● 쇼트트랙 최민정, 세 번째 금메달
● 바깥돌기로 압도적 질주 … 얼음공주 웃었다
● 왕 허벅지, 제자리 점프 107㎝ … 아이언맨 비결은 과학
● 윤성빈 “시속 145㎞ 썰매보다 놀이기구가 더 무서워요”
● 이상화‘지독한 맞수’고다이라와 피말리는 레이스 예고
● 박영선 “안내 받아 이동 … 죄송”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