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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생태계 - 디지털 경제와 지속가능성(1)

비즈니스 생태계는 결국 상호의존적인 존재들의 네트워크다. 기업 간 경쟁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방식의 협력 전략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비즈니스 생태계를 인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버는 가장 성공적인 플렛폼 비즈니스 사례로 꼽힌다.

우버는 가장 성공적인 플렛폼 비즈니스 사례로 꼽힌다.

생물이 살아가는 세계를 우리는 생태계라 한다. 이 안에서 생물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뿐 아니라 주위 환경과도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안정된 생태계는 평형을 유지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지나치게 심하면 생태계는 회복되지 못하고 평형이 깨지기도 한다. 생태계의 평형이 깨지는 요인에는 자연적인 요인도 있지만 사람에 의한 요인도 있다. 한 번 파괴된 생태계가 회복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생태계는 어떤가? 비즈니스 생태계의 개념은 1993년 제임스 무어(James Moore)에 의해 처음 등장했다. 그는 비즈니스 생태계에 대해 각자의 경영활동이 전체 공동체의 운명에 의해 상당 부분 좌우된다고 본다. 결국 그러한 생태계에 있는 경제주체들은 의식적인 공동체가 되어 각자의 조직을 구성한다. 그에 의하면 비즈니스 생태계는 결국 상호의존적인 존재들의 네트워크이다. 기업 간에는 경쟁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방식의 협력 전략이 이루어지는 관점에서 비즈니스 생태계를 인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속에서 공급자, 제품과 서비스 생산자, 기술 제공자, 유통업자, 아웃소싱 기업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생태계는 왜 중요할까? 글로벌 리딩 기업들의 성공사례는 궁극적으로 생태계 관점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경영환경을 하나의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역동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그들의 경영환경에 대한 인식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생태계(digital ecosystem)란 무엇일까? 현재까지 진행된 여러 사례를 통해 볼 때 정보를 만들어 내는 생산자와 이를 유통하는 사업자, 그리고 소비자가 함께 번영하고 공존하는 상생의 질서를 일컫는 의미이다. 디지털 생태계란 결국 디지털 기술에 의해 영향을 주고받는 경제사회 생태계를 말한다. 왜 디지털 생태계 개념을 경영에 도입해야 하는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이 속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과거에는 기업의 성과가 산업의 매력도나 내부역량에 의해 좌우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업이 속한 생태계 내 다양한 조직과의 상호 의존 관계가 얼마나 성공적이고 우호적인가에 따라 그 성과가 달라진다. 물론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디지털 융합이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 비즈니스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네트워킹으로 집이라는 공간에서 경제적인 가치를 만들어낸 기업이다.

에어비앤비는 네트워킹으로 집이라는 공간에서 경제적인 가치를 만들어낸 기업이다.

새로운 생태계 패러다임의 등장은 기업들로 하여금 기존의 단순한 성장 방식을 뛰어 넘어 보다 고차원적인 성장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에는 내부역량과 내부 보유자산을 통한 성장을 추구하였다면 앞으로는 기업 외부 자원과 생태계 구성원과의 상호협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제 1등 기업은 비즈니스 생태계 환경에서 자기 기업이 속한 생태계의 진화방향을 이끌어 나감으로써 종(種) 전체의 성장을 추구하는 핵심종이 되어야 한다. 디지털 생태계 내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창출된 가치를 자기 기업이 속한 사업 영역의 기업들과 공유하여 생태계 전반에 생명력을 높여야 한다는 말이다. MS, 아마존, 페이스북, 유튜브 등은 이러한 전략을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 이들은 끊임없는 기업 변신과 함께 그때마다 자신의 생태계를 재정의하고 확장함으로써 주변 기업들과의 가치 균형과 함께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디지털 생태계가 추구하는 모습은 상생과 협력의 정신으로 생태계 내 모든 구성원들이 유기적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하는 것이다. 디지털 생태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인 지속 가능 성장은 디지털 융합의 발전에 따라 기존 산업의 경계를 초월하여 생태계 내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신규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하여 디지털 생태계의 전반적 성장의 기회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지속가능경영의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도 중요하지만 정부도 디지털 융합 시대에 맞춰 적절한 정책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가 법이나 규제를 입안하는 과정에 전체 구성원들이 적극 동참하여 디지털 생태계가 추구하는 함께 번영하고 진화하고자 하는 정신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IT산업 구성 주체들의 노력과 정부정책이 뒷받침되었을 때 IT산업에 디지털 생태계의 도입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
 
우리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시장 지배력은커녕 기업 생존에 필수적인 자원도 없는 신생기업들의 성공 스토리에 익숙해졌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플랫폼의 위력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콘텐트를 수용하고 발행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바로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비즈니스와 경제와 사회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개념이다. 정보를 핵심 재료로 다루는 산업은 모두 플랫폼 혁명의 대상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모바일과 인터넷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기반으로 각종 제품과 서비스를 중개하고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사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소비자와 기업 등이 재화와 서비스를 사고팔거나 상호작용하는 일종의 ‘장터’ 개념으로 보면 된다. 디지털 기술은 플랫폼의 범위, 속도, 편의성, 효율성을 크게 확장한다.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들은 타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충분한 규모의 구매자나 판매자를 확보하는 것, 즉 이용자 규모가 성패를 좌우한다. 통상 비즈니스는 규모의 경제를 가질 때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플랫폼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좋은 창구이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가져야 할 3가지 요건을 먼저 살펴보자.
 
① 생태계는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있어야 한다.
 
② 플랫폼은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③ 플랫폼은 생태계를 통해 가치가 증진되는 선순환의 네트워크 효과가 있어야 한다. 즉, 플랫폼상의 생태계에 참여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많을수록 서로의 가치 충족 기회가 많아지며, 이는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시키고 확장시킨다.
 
네트워트 효과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로 나뉜다. 긍정적인 네트워크 효과(positive network effects)란 잘 관리되고 있는 플랫폼 생태계가 각 플랫폼 사용자를 위하여 상당한 가치를 생산하는 능력이다. 반면 부정적인 네트워크 효과(negative network effects)란 형편 없는 플랫폼 생태계가 각 플랫폼 사용자를 위하여 창출하는 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을 말한다. 우리는 긍정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플랫폼이 양적으로 성장하면 생산자와 소비자의 매칭 건수가 늘어난다. 이때 최적의 매칭을 찾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면 부정적인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기 쉽다. 이 경우 자유로운 진입을 허용하되 효과적인 큐레이션(curation)이 필요하다. 플랫폼 사용자들의 접근, 활동, 관계를 필터링하고 통제하고 제한하며 관리하는 프로세스가 큐레이션이다.
 
우버나 에어앤비는 위 세 가지 조건을 정확히 충족하는 대표 사례이다. 우버의 경우 택시를 쉽게 이용하고 싶은 고객과 유휴 차량을 이용해 돈을 벌고 싶은 서비스 제공자, 그리고 이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인 우버 앱을 통해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이러한 가치를 누리는 참여자가 많을수록 우버의 생태계는 선순환 사이클을 강화시켜서 네트워크 효과를 증폭시킨다.
 
게다가 해당 플랫폼만의 차별적인 가치가 창출되어 고객에게 제공되면 금상첨화이다. 실제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업들을 살펴보면 가치 창출에서 편의성, 다양성과 같은 성능이나 가격 이외에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 기업이라는데 특징이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다수의 사람들이 모인 네트워크를 혁신에 활용한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다수의 응용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는 개방된 플랫폼으로 휴대전화 사용 방식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처럼 플랫폼은 공급자가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던 것에서 네트워크 안의 구성원들이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다수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의 사업적 가치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비스 사업에서도 플랫폼은 고객 맞춤화, 거래 비용의 절감, 그리고 소유에서 공유라는 새로운 소비 방식까지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로 나아가기 위해서, 기업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인가? 구글이나 애플처럼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플랫폼 오너(Owner)가 될 것인가? 아이폰이나 갤럭시폰처럼 애플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플랫폼 환경으로 이용하여 소비자와 연결해주는 공급자(Provider)가 될 것인가? 앱스토어에 다양한 앱들을 개발하여 업로드함으로써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산자(Producer) 파트에 참여할 것인가? 기업은 자신의 역할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에 나타나는 역할은 플랫폼 공급자, 플랫폼 오너, 플랫폼 생산자 세 가지이다. 플랫폼 공급자 역할은 비즈니스 모델의 기반 인프라 요건 의존성이 크다. 삼성전자처럼 대규모 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플랫폼 오너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유용한 콘텐트를 풍부하게 확보해야 한다. 이는 다수의 참여자를 유인하고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플랫폼 공급자와 플랫폼 오너가 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기업은 플랫폼 생산자 역할을 먼저 고려한다. 전통적으로 비즈니스 흐름은 가치사슬(value chain)로 설명하였다. 디지털 경제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생태계(ecosystem)로 설명한다. 기업의 가치 창출은 생태계 참여자들과 상호 작용을 통해 비즈니스 콘텐트를 생산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생태계 전체의 가치는 생태계가 이루는 네트워크 효과의 크기에 달려 있다. 네트워크 효과는 자신의 자원과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참여자의 수와 참여자 사이에 발생하는 상호작용 수에 의해 달라진다. 참여자를 보통 서드 파티(제3의 개발자)라고 부른다. 퍼스트파티는 기업 자신, 세컨드 파티는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파트너, 서드 파티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지만 같은 생태계 안에서 협업하고 있는 외부 실체를 말한다.
 
오늘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비즈니스 생태계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상품과 서비스의 융합이 강화되면서, 공급자와 소비자 간 네트워크 효과가 커지면서 경쟁 양상이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변하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할 경우를 가정해 보면, 개별 기업의 경쟁력보다는 해당 제품군의 공급에 참여하는 전체 기업들의 경쟁력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비즈니스 기반 구조가 플랫폼이기에 플랫폼이 급부상하고 있다. 즉, 플랫폼이 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결정 짓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산업화 시대의 거대 독점 기업들은 규모의 공급경제에 기초하여 생겨났다. 이는 생산량 증가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단위 생산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21세기 인터넷 시대에 독점 기업들은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을 둔 규모의 수요경제를 통해 생겨난다. 네트워크 효과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기업들을 경쟁 업체들이 따라잡기란 지극히 어렵다. 새로운 플랫폼은 직원 수천 명을 거느린 대형기업보다 콘텐트와 소프트웨어를 더 쉽고 빠르게 만들거나 해체할 수 있다. 정보 집약적 산업이 플랫폼 혁명의 희생양이 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고도로 분화되거나, 비용이 높으면서 확장 가능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정보비대칭이 존재하는 산업도 마찬가지다. 플랫폼 참여자가 일정 수준에 이르고, 플랫폼 원칙이 공정하게 잘 지켜진다면 생태계 생산자는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하지만 좋은 생태계로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초기에는 의도적으로 생산자를 발굴하고 유입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회사들을 모니터링하고 발굴하여 직접적으로 비즈니스 제휴를 제안하거나,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거나, 제3의 개발자(서드 파티)의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메커니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유인을 장려해야 한다.
 
중국인들이 살고 있는 텐센트 생태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중국에 가면 인터넷으로 접속할 수 없는 것이 많다. 카톡도 받는 것은 되는데 보내는 것은 안 된다. 구글 서비스는 제공 받기 어렵다. 그러면 중국인들은 어떤 IT 생태계에서 살고 있는가? 우리는 미국 기업에서 검색의 구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페이스북, 전자상거래의 아마존, 차량공유의 우버, 숙박공유의 에어비앤비를 익히 알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영향력에다 금융, 의료, 공공서비스를 더한 기업이 있다. 바로 텐센트(Tencent)다.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기업이자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인 텐센트는 8억8000만 명의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 대륙 전체를 클라우드 공간에 놓았고 중국인의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려놓았다고 평가 받는다. 중국의 도시인들은 텐센트의 생태계를 벗어나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미디어, 콘텐트, 게임, 상거래 등 텐센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업계에서는 바이오·자율주행 자동차·드론·핀테크·인공지능 등 기술 분야의 혁명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낡은 법률과 제도 규제가 기술 발전의 뒷덜미를 잡고 있다. 기업들은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일단 불법으로 간주되는 것도 새로운 혁신을 더디게 한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법에 규정이 없으면 모든 게 불법인 우리나라에서는 혁신 서비스가 나올 수 없다면서 금지 항목을 명확히 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된 지도 오래다. 여하튼 중국 정부의 도움으로 환골탈태한 중국판 우버인 차량공유앱 디디추싱의 쫜처 서비스를 예로 들어 보자. 한국의 카카오블랙에 해당하는 것이 쫜처 서비스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운전기사가 문을 열어주고 친절한 안내의 인사를 건넨다.
 
“뒷좌석에 고급 생수와 티슈, 휴대전화 충전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따라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택시 기사와 언쟁을 일삼던 시절은 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과거가 되어버렸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이렇게 말했다.
 
“Doubt is not a pleasant condition, but certainty is absurd. (의심하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확신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는 많은 신기술이 가져올 편리함 못지않게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다. 많은 기술을 통해 명과 암을 살펴보았는데 누군가는 우리가 결말을 알 수 없는 미래로 초대 받았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달리한다. 전문가들조차도 말이다. 그러니 미래는 어쩌면 알 수 없는 불가사의의 세계일지도 모른다. 천재로 알려진 마크 저커버그의 이해력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이 나타났다. 페이스북의 CEO이자 소셜 미디어의 아이콘인 저커버그. 그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사고, 냉철한 글로벌 비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회사의 정상에 합당한 자질을 갖춘 인물로 칭송된다. 그에게 일격을 가한 사람은 테슬라의 CEO이자 동료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이다. 그는 트위터에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가져올 위험에 대한 저커버그의 이해가 부족하다고 일격을 가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이 가져올 위험에 대해 경고해 왔다. 인공지능은 인류 문명화의 존속에 근본적 위험이 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을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인공지능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인공지능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사람들은 그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 사고나 비행기 추락, 약물 남용, 불량 식품 같은 것들과는 다른, 인류 문명화의 미래에 근본적인 위험이 될 것입니다. 인류 전체에게는 해가 되지 않겠지만, 이 사회의 개개인에게는 큰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머스크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머스크를 깎아내리며 이렇게 말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부정적인 자들, 소위 심판의 날이라는 시나리오를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매우 부정적인 견해이고, 어느 면에서는 대단히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류는 결국 세상을 더 좋게 만들 것입니다.”
 
저커버그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는 자신의 믿음을 몇 가지 방식으로 표현했다. 인공지능이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도를 높이고 사람의 질병도 진단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이란 좋게 쓰일 수도 있고, 나쁘게 쓰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기술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라고 주장한다.
 
누구 말이 옳고 그런지는 참 알기 어렵다. 우리는 그렇게 전문가조차도 관점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 논쟁 속에 살고 있다. 여하튼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화 속도를 높여야 하는 것은 틀림없다. 디지털 가치는 최적화, 즉 효율성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완전한 변혁을 통한 성장일 수도 있다. 즉 그 방향은 전적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창출하는 데 적합한 구조여야 한다. 결국 앞으로 어떤 기업도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이나 고객 유입 전략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결국 도태될 것이다. 여기서 기업의 규모가 성장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기업만이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상호 연결된 플랫폼과 신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세계에서는 소규모 조직이 거대 기업과 빠르게 경쟁할 수도 있다. 여기서 볼테르의 말을 상기해 보자.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확신한다면 그건 순진한 생각일 수 있다. 그 방향이 어떠할지에 대해서 공포와 불확실성으로 얼어붙는다면 이 역시 순진한 생각일 수 있다.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면을 최소화하고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만드는 것이 디지털 생태계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우리는 기술의 영향력과 효과에 적절히 대비하여, 도전을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세상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우리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가 김기택 시인의 ‘바퀴벌레는 진화 중’의 마지막 구절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그 시를 인용해 본다. “숨을 쉴 수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눈만 뜬채 잠들어 있는지 몰라” 자연과 사람 나아가 기술이 조화되어 지속가능한 지구를 꿈꾸어본다.
 
 
조원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 조원경은…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 법 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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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