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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철강·알루미늄 초강력 관세 카드…무역전쟁 2라운드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에 불을 붙일 또 다른 카드를 준비 중이다. 태양광·세탁기보다 더 강력한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철강과 알루미늄이다.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안보 위협"
미 상무부, 트럼프에 보고서 전달
56년간 딱 두 번 쓴 사문화된 법 꺼내
트럼프, 4월 한·중 등 관세 여부 결정
태양광·세탁기보다 더 강력한 충격

16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관세 또는 쿼터 부과 등 대대적인 무역규제를 가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검토한 뒤 4월 중순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철강은 4월11일까지, 알루미늄은 4월19일까지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방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진행된 ‘국가안보 영향조사’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즉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만큼 규제를 가해도 된다는 논리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현재의 수입 규모가 미 경제를 약화하고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면서 이같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전달한 것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입제한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962년에 제정됐는데, 지금까지 딱 두차례 쓰였다. 마지막으로 적용된 사례가 1981년일 정도여서 거의 사문화된 법을 무역분쟁에 끌어들인 것이다.
 
상무부가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의 수입규제 관련 제안한 방안은 크게 3가지다. 특정 국가에 대해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국가에 일률적인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마지막으로 쿼터제를 부과하는 내용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담겼다.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해 브라질ㆍ코스타리카ㆍ이집트ㆍ인도ㆍ말레이시아ㆍ러시아ㆍ남아공ㆍ태국ㆍ터키ㆍ베트남 등 12개 국가의 철강 제품에 최소한 53%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모든 국가의 철강 제품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사항이지만 현재로서는 전자에 비중이 실리고 있다. 국가별 대미 수출액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방안도 하나의 옵션으로 보고서에 포함됐다.
철강제품을 만들 쇳물을 뽑아내는 모습.[중앙포토]

철강제품을 만들 쇳물을 뽑아내는 모습.[중앙포토]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전세계 제품에 대해 최소 7.7% 관세를 적용하거나, 중국ㆍ러시아ㆍ베네수엘라ㆍ베트남ㆍ홍콩에서 만들어진 제품에 대해 23.6%의 관세를 도입하는 방안, 국가별 대미 수출액을 지난해의 86.7%로 제한하는 방안 등 세 가지가 제시됐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관련 종목이 크게 들썩였다. AK스틸과 US스틸이 기록적인 거래량을 동반하며 각각 15% 내외로 치솟았고, SPDR S&P 금속 및 광산 상장지수펀드(ETF)가 2% 이상 상승했다. 알루미늄 가격도 영국 런던의 원자래 시장에서 2% 올랐다.
 
대신 관세가 올라가면 철강제품을 사들여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중장비업체 카터필러와 모터사이클업체인 할리데이비슨의 주가는 떨어졌다.  
 
로스 장관의 이 보고서는 자유무역을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내 고위 관리와 미 의회의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만남에서도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시키려 노력했다. 텍사스주의 케빈 브래디 의원은 “무역확장법 232조는 사문화된 치료법”이라며 “당장 좋은 성과를 낼지 몰라도 결국에는 피해가 커지기 마련”이라고 설득했다.
 
이날 만남에 배석한 군수업체들도 들고 일어섰다. 철강과 알루미늄을 제품을 많이 쓰는 만큼 자신들의 공급관리망에 뜻하지 않는 충격이 가해진다는 것이다.
 
로스 장관은 이 자리에서 “그렇게 충격이 클 것 같지는 않다”면서 귀를 닫았다고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록적인 실업률 4.1%를 거론하며 “가격이 올라갈 수 있지만 일자리가 생긴다”면서 “일자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4월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상무부는 현재 철강시장에서 73%의 자급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8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알루미늄의 현재 자급률은 48% 수준이다.  
전세계 철강시장에서 공급과잉 사태를 불러온 중국 철강업체들이 구조조정까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민감한 이슈로 변모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4월 결정에 중국이 대응할 카드는 훨씬 가공할 위력을 지닐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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