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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관절염 환자가 줄기세포 맞으러 중국 가는 이유

기자
유재욱 사진 유재욱
유재욱의 심야병원(11)
오늘의 연주곡은 차이콥스키의 ‘감성적인 왈츠(Valse Sentimentale)’다. 이곡은 원래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소품‘ 중에 6번째 곡이지만, 슬라브풍의 아름다운 선율의 곡으로 여러 악기로 연주된다. 오늘 연주는 러시아 출신의 첼리스트 미샤 퀀트(Misha Quint)의 연주로 들어보자. 유치원 학예회장 같은 소박한 무대에서 들려주는 그의 연주는 긴 호흡의 연주는 듣는 이로 하여금 감성적인 추억에 잠기게 한다.
 
 
 
 
“제가 오른쪽 무릎이 아파서 왔어요.”
6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밝게 웃으며 들어오셨다. 진료실에 들어올 때 보면 잔뜩 찡그리고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고, 가끔은 밝은 모습으로 들어오시는 분도 있다. 물론 아파서 찾는 병원이기에 마냥 밝을 수는 없지만, 밝은 웃음을 지닌 분들은 대부분 매사에 긍정적이고 병도 빨리 낫는 것 같다.
 
“제가 평소에 걸어 다닐 때는 그나마 괜찮은 것 같은데, 계단만 내려가려고 하면 무릎이 시큰거려서 내려갈 수가 없네요.”
“어휴~ 오죽하면 난간 잡고 한 걸음씩 내려간다니까요.”
“요즘 춥고, 창피하기도 해서 집 밖에 안 나가다 보니까 우울증까지 오는 것 같아요.”
 
마음대로 못 걷는 데서 오는 상실감은 생각보다 크다. 통증도 통증이려니와 모임이 있어도 다리가 아파서 쉽게 나가기가 꺼려지다 보면 사회생활도 위축되게 마련이다.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되는 환자의 무릎을 촉진하고 있다(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중앙포토]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되는 환자의 무릎을 촉진하고 있다(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중앙포토]

 
“제가 한번 만져 볼게요. 이쪽으로 누워보시죠.” 무릎을 손으로 잡아 구부려 보니 관절에서 소리도 많이 나고, 완전히 굽혀지지도 않는 걸 보니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것을 의심할 수 있었다.
“가지고 오신 방사선소견과 증상을 봤을 때 무릎 퇴행성관절염 3기로 보이네요.”
“무릎관절염 3기면 나쁜 건가요?"
“무릎관절염은 심한 정도에 따라 1기에서 4기까지 나누는데, 4기가 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니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다른 병원에서 관절경으로 수술하자고 그랬구나. 그런데 수술하기는 무섭고, 어디 수술 안 하고 확 좋아지는 방법은 없나요?”
“요즘 새로 나온 주사가 있다고 하던데, 그거 맞으면 연골이 재생돼서 완전히 좋아지나요?”
 
요즘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최근 들어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방법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가 환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지는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환자의 기대치가 높다면, 즉 이 주사만 맞으면 완치가 되기를 바란다면 치료 효과가 실망스러울 수 있으므로 권하지 않는다. 반면에 환자의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으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요, 어느 정도 좋아질 수는 있지만 젊었을 때 무릎으로 돌아가지는 않아요.”
“어쩌지, 친정어머니가 92세인데 집에 아파 누워계셔서 병간호하고 있거든요. 내가 아프면 안 되는데.”
“무릎은 한번 닳으면 돌아가지 않는 소모품 같아서 치료해도 쉽게 좋아지지 않기는 한데, 그래도 지금 당장 수술을 할 상황은 아니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최선의 치료방법을 찾아보자고요.”
 
 
유재욱의 한마디
관절염 환자의 어깨에 스테로이드 뼈주사를 놓고 있다.[중앙포토]

관절염 환자의 어깨에 스테로이드 뼈주사를 놓고 있다.[중앙포토]

 
예로부터 무릎관절염을 치료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항염 치료하는 것이다. 항염 치료란 염증을 감소시켜 무릎 통증 증상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현재 먹고 있는 대부분의 관절염약(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항염작용을 선전하는 관절 영양제, 주사제는 염증을 가라앉혀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항염 효과가 가장 강력한 것은 스테로이드고,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등이 있다. 항염 치료의 장점은 이른 시간에 증상이 개선된다는 점이다. 반면에 한계점은 근본적인 부분, 즉 연골이 닳아서 염증이 생긴 경우 연골은 치료하지 못하고 염증만 치료한다는 데 있다.
 
요즘 들어서는 좀 더 근본적인 치료방법, 즉 연골을 재생시키는 쪽으로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줄기세포치료 외에 유전자치료, PRP, 프롤로테라피 등이 약한 것을 강화하는 쪽의 치료일 것이다. 연골을 재생시키는 것은 무엇보다는 근본적으로 관절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한편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현실적으로 연골을 재생시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 치료방법을 어떻게 시기적절하게 조합해서 치료하느냐가 관건이다. 무릎 통증의 급성기에는 염증을 가라앉혀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점차 연골재생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연골재생으로 근본적인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
1. 스테로이드 (코티졸)

스테로이드는 강력하게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을 줄여준다. 효과가 드라마틱하고 빠른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서 전문가가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무릎 쪽에 쓰는 스테로이드의 경우 전신부작용 보다는 통증이 없어져, 과사용 함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2. 약물치료
관절염 치료 약물은 대부분이 NSAIDs(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다. 가끔은 무릎에 물 찬 것을 말려주는 약이 있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는데 이 또한 진통소염제라고 보면 된다. 진통소염제는 스테로이드가 아니므로 비교적 부작용 없이 관절염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장기복용하는 경우 위장관계 부작용이 있으므로 바람직하지는 않다.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
1. 줄기세포 치료

 
줄기세포 치료는 줄기세포를 무릎에 주사하여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중앙포토]

줄기세포 치료는 줄기세포를 무릎에 주사하여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중앙포토]

 
줄기세포를 무릎에 주사하여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현재 줄기세포와 관련한 많은 연구가 계속되고 있어 머지않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시키기 위해서는 줄기세포의 질과 세포 숫자가 중요한데, 양질의 줄기세포를 다량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아직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논문에 의하면 최소 1억 세포 이상의 줄기세포를 주입해야만 효과적으로 연골재생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1억 세포 이상의 줄기세포를 얻으려면 줄기세포를 추출해서 반드시 ‘배양’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배양’이라는 것은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지에서 키워 세포 숫자를 늘리는 과정인데,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불가능하다. 줄기세포를 맞기 위해서 일본이나 중국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이유다. 
 
일본이나 중국처럼 줄기세포의 연구와 활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지 않고 있는 판단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서는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미 수 만명의 환자들이 외국까지 가서 외화와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현실이다.
 
국내 줄기세포치료는 ‘배양’을 하지 않고 자가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무릎관절에 주입하는 방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방법은 다량의 세포 수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어 치료에 한계가 있고, 치료가 가능한 범위가 좁고, 주사 또한 관절경 수술을 해야만 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해져 있어 부담감이 있다.
 
2. 카티스템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국내에서 개발되어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다. 태아의 제대혈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무릎연골 결손 부위에 주입한다. 하지만 이 시술 역시 관절경으로 미세천공 수술을 하면서 함께 사용하게 되어있어서 수술적인 부담이 있고, 수술 후 3개월간 목발을 짚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면역반응 때문에 1회만 치료가 가능하고, 고가의 시술비용도 부담이다.
 
3. 인보사-케이 (사람 유래 연골세포 + 유전자치료)
최근에 유전자치료제로 국내에서 개발되어 허가를 받은 제품으로, 사람 유래 연골세포와 유전자(TGF-B1)를 혼합한 다음 관절강 안으로 주사해 관절염 증상을 완화하고 무릎 기능을 개선한다. 이 방법은 수술적인 방법이 아닌 주사로 관절강 안에 주입하기 때문에 입원이 필요 없고 부담이 적다. 하지만 관절염 3기 환자만 대상으로 하고 있어 치료 대상이 좁다는 점, 아직은 고가의 치료라는 점이 부담이다.
 
4. PRP (Platelet Rich Plasma ; 혈소판 풍부 혈장)
 
PRP 시술은 자신의 혈액을 30cc 정도 뽑아 그 속에서 혈소판 성분만 농축해 손상 부위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중앙포토]

PRP 시술은 자신의 혈액을 30cc 정도 뽑아 그 속에서 혈소판 성분만 농축해 손상 부위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중앙포토]

 
자신의 혈액을 30cc 정도 뽑아서 그 속에서 혈소판 성분만 농축해서 손상 부위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혈소판의 기능은 상처가 났을 때 피를 멈추는 역할을 하지만, 상처 부위를 재생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간단하고 효과적이다. 하지만 줄기세포보다 재생능력에 한계가 있어서 진행된 관절염에는 효과가 작고, 오히려 주위 인대의 재생에 많이 이용된다.
 
5. PDRN(polydeoxyribonucleotide ; 연어 주사)
연어 주사로도 알려진 이 주사는 연어에서 추출한 DNA 추출 농축액으로 조직재생을 활성화 시킨다. 관절연골뿐만 아니라 주위 인대 재생에 사용한다.
 
6. 프롤로 테라피(prolotherapy)
고농도 포도당을 이용한 조직 재생방법이다. 포도당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반복치료가 가능하다. 무릎주위 인대와 근육을 강하게 만들어 무릎 통증을 개선한다.
 
7. 하이알루론산 주사(hyaluronic acid)
흔히 연골 주사라고 부른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관절 연골 액을 무릎관절에 주입하여 윤활 역할을 하고, 손상된 관절을 보호한다.
 
무릎관절염의 비수술적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하는 치료법을 비교해 보았다. 이제까지 이야기한 것은 나의 임상경험과 논문을 참고해 개인적으로 환자를 상담할 때 이야기해주는 내 생각으로, 어떤 치료가 더 좋고 나쁨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가장 좋은 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와 증상에 따라 어떤 치료 방법이 최선의 선택일까를 결정하는 일일 것이다. 간단하게 치료하면 좋아질 병을 고가의 최신치료기술을 동원할 필요는 없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고 해서 그것이 좋은 치료는 아닐 것이다.
 
또, ‘누가 이 치료를 받고 좋아졌다더라’ ‘이 치료법이 최신의 치료법이라더라’ 하는 인터넷에 떠도는 비전문가의 개인적 경험을 믿고 치료방법을 환자 본인이 결정하는 것도 현명한 판단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환자는 경험 많고 양심적인 의사를 선택하는 현명함을 발휘해야 할 것이고, 의사는 환자를 자기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의 치료법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유재욱 재활의학과 의사 artsmed@naver.com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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