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단독]파주 민통선 장단반도 세계 최대 독수리 월동지 비상

세계 최대 규모 독수리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중앙포토]

세계 최대 규모 독수리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중앙포토]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장단반도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독수리 월동지에 비상이 걸렸다. 월동지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 60명이 월동지 이전을 촉구하고 나선 때문이다.

농민 60명 독수리 월동지 이전 촉구
독수리 먹이인 동물 사체로 환경훼손
잦은 정전으로 농사용 전기 사용 차질
“조류인플루엔자(AI)ㆍ구제역 우려”

조류보호협회, 월동지는 겨울철 사용
독수리 AIㆍ구제역 감염된 사례 없어
민가와 격리된 민통선 월동지가 최적
전문가 “이전하면 독수리 생존 위협”

 
군사분계선과 3㎞ 떨어진 장단반도에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독수리 700∼1000마리가 몽골에서 날아와 겨울을 난다. 장단반도는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뒤 농사짓는 사람 등을 제외하고는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된 군 작전지역이어서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세계 최대 규모 독수리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사진 한국조류보호협회]

세계 최대 규모 독수리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사진 한국조류보호협회]

 
이곳에서는 조류보호협회 등에서 2000년부터 정기적으로 독수리 먹이를 주고 있다. 구릉지와 논밭이 넓게 형성돼 있고 오리 등 조류 사체가 많은 임진강 하구와도 가까워 국내 대표적 독수리 월동지가 됐다. 문화재청은 2020년 11월까지 예정으로 2014년 11월부터 장단면 거곡리 63번지, 63-1번지 1만2113㎡를 독수리 월동지로 공식 사용하고 있다.    
 
14일 문화재청과 경기도 파주시·농민 등에 따르면 장단반도에서 농사를 짓는 영농인들은 최근 파주시 측에 독수리 월동지 이전을 요구했다. 파주시는 농민들 의견을 문화재청에 전달했다. 
위치도/독수리 월동지(민통선 내 장단반도)

위치도/독수리 월동지(민통선 내 장단반도)

 
농민들은 “독수리가 먹이로 가져다 놓은 돼지고기 등 동물 사체를 물고 농경지로 날아와 환경을 훼손하고, 농경지에 남은 동물 뼈로 인해 다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독수리가 전선을 훼손하는 바람에 농업용 전기의 정전 피해도 잇따라 농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농민들은 문화재청이 독수리 월동지 일대를 ‘독수리 보호구역’으로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서도 “지금도 피해가 상당한데 보호구역이 되면 아무런 개발을 할 수 없게 돼 재산권 행사 피해까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독수리 월동지로 인해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등의 가축 전염병 발생과 확산도 우려된다”고 했다. 
세계 최대 규모 독수리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사진 한국조류보호협회]

세계 최대 규모 독수리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사진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시 민통선 마을인 통일촌의 이완배 이장은 “20년 전에는 민통선 바깥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변 일대에서 먹이 주기가 이뤄지고 이곳에서 독수리가 월동했다”며 “당시처럼 월동지가 민통선 바깥 등지의 적합한 지역으로 이전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는 “그렇지 않다”며 반박한다. 김성만 회장은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인 독수리를 민가가 없는 민통선 내에서 안전하게 보호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며 “게다가 독수리가 민통선 내에 머물면 민통선 바깥 지역 축산농가에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궁대식 사무총장은 “독수리 월동지는 농사가 끝나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만 운영되기에 영농에 피해가 없다”며 “그동안 독수리가 AI·구제역 등에 감염된 사례는 전무했다”고 주장했다.  
독수리 이동경로. [사진 문화재청]

독수리 이동경로.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2007년 말 장단면 거곡리 63번지 일대 논과 갈대밭 5만1600㎡를 독수리 보호를 위한 문화재 지정 구역으로 예고했다. 하지만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지역 주민의 반발이 심해 추진 계획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문화재 지정 구역으로는 현재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 한강 하류 재두루미 도래지, 철원 천통리 철새 도래지 등 전국 30여 곳이 지정돼 있다. 문화재 지정 구역이 되면 지정 구역을 포함해 반경 500m 이내에서는 건물 신·증축 등 각종 개발 행위가 제한된다.  
세계 최대 규모 독수리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사진 한국조류보호협회]

세계 최대 규모 독수리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장단반도 내 독수리 월동지. [사진 한국조류보호협회]

 
문화재청과 파주시 측은 월동지 이전 요구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월동지 이전에 대한 민원이 접수된 만큼 현재 다각도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일단 민통선 내 외곽으로 이전 대상지를 물색하는 한편 독수리 먹이로 인한 농경지 훼손 방지대책을 서두를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운기 한국조류학회장은 “세계 최대의 독수리 월동지가 갑자기 이전되면 월동지 환경 변화로 인해 장단반도 독수리는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므로 월동지 유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농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독수리=한국과 몽골을 오가며 서식한다. 동물의 사체를 먹어 ‘야생의 청소부’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수릿과 조류 중 덩치가 큰 맹금류를 흔히 ‘독수리’로 통칭하지만, 엄밀하게는 서로 다른 종(種)이다. 가령 ‘미국 독수리’는 흰머리수리를 말한다. 수릿과 조류 중 독수리·검독수리·참수리·흰꼬리수리 등 4종류가 천연기념물(제243호)로 지정돼 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