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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대부 이윤택, 10년전 여관방 성추행…”활동 중단“

10년 전 발생한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활동 중단을 선언한 이윤택 예술감독. [연합뉴스]

10년 전 발생한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활동 중단을 선언한 이윤택 예술감독. [연합뉴스]

문학계 원로 시인 고은에 이어 연극계 대부인 연출가 이윤택(67)씨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씨는 연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씨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는 1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윤택 연출가가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연출가가 일단 3월 1일에 예정된 ‘노숙의 시’ 공연부터 연출을 모두 취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소희 대표는 아울러 “이윤택 연출가가 앞으로 계획된 작업을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아무리 10여 년 전 일이라고 하더라도 덮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모두 페이스북 글 공개 이후 논의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씨의 성추행 논란은 대학로에서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 김수희(극단 미인 대표)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투’(#Metoo, 나도 말한다) 운동에 동참하는 장문의 글을 남기며 불거졌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10년 전 지방 공연 때 여관에서 유명 연출가로부터 당한 성추행 경험을 밝혔다.
 
김수희 대표는 페이스북에 ‘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10여년 전 지방 공연 당시 자신이 겪었던 일을 밝혔다. 김 대표는 글에서 “여관방을 배정받고 후배들과 같이 짐을 푸는데 여관방 인터폰이 울렸다. 밤이었다. 내가 받았고 전화 건 이는 연출이었다. 자기 방 호수를 말하며 지금 오라고 했다. 왜 부르는지 단박에 알았다. 안마를 하러 오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안 갈 수 없었다. 그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가 누워있었다.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며 "그리고 XX 주변을 주무르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더는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방을 나왔다고 했다.
 
김씨는 해당 연출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글을 읽어보면 성추행의 가해자가 이 연출가로 좁혀진다는 게 그동안의 연극계 견해였다. 김 대표가 해당 인물이 연극 ‘오구’의 연출가라 점을 밝힌 점이 근거였다. 연극 ‘오구’는 이윤택의 대표적인 연출 작품이다. 이 연출가가 활동중단을 선언하며 성추행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14일 오전 페이스북에 10년 전 자신이 당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자세히 밝혔다. 성추행을 벌인 사람은 이윤택 연출가였다.[사진 김수희 페이스북 캡처]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14일 오전 페이스북에 10년 전 자신이 당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자세히 밝혔다. 성추행을 벌인 사람은 이윤택 연출가였다.[사진 김수희 페이스북 캡처]

 
김 대표는 공연이 끝난 뒤 서울에서 해당 연출가를 마주칠 때마다 도망 다녔다고 했다. 김 대표는 “무섭고 끔찍했다. 그가 연극계 선배로 무엇을 대표해서 발언할 때마다, 멋진 작업을 만들어냈다는 극찬의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구역질이 일었지만 피하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이제라도 이 이야기를 해서 용기를 낸 분들께 힘을 보태는 것이 이제 대학로 중간 선배쯤인 거 같은 내가 작업을 해나갈 많은 후배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글을 쓴 이유를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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