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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공백의 혼선 드러낸 통일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한과 관련해 통일부는 지난 11일 “남북관계 복원의 흐름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의 주도적 역할을 부각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도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통일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상대적으로 위축됐기 때문에 최근 남북접촉 국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조직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지난 1일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북측 선수단이 오후 6시 9분쯤 전세기 편으로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 1일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북측 선수단이 오후 6시 9분쯤 전세기 편으로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 공동취재단]

 
하지만 이번 남북교류 과정에서 정부가 빚은 실수와 ‘과잉의전’ 논란은 꼭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일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 32명이 양양 국제공항을 통해 입경했을 때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북측 선수단의 신원을 확인할 자료가 부족해 현장에서 휴대폰 등으로 사진을 찍은뒤 국가정보원이나 통일부 측에 확인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또 북측 선수단의 안내 절차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아 이동도 지연됐다. 때문에 오후 6시 10분쯤 선수단을 태운 아시아나 전세기가 공항에 도착했지만 오후 7시가 지나서야 이들이 로비에 등장했다. 공항 관계자는 “다른 승객들이 없는 시간에 비행기가 도착했기 때문에 60명 안팎의 인원에 대한 절차는 30분 안팎이면 이뤄진다”며 “A4용지 등에 적힌 자료로 처리하고, 환영행사나 짐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평소보나 늦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측은 "북측 선수들의 안전 등을 고려해 남측 선수단을 먼저 안내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지난달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입경한 후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지난달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입경한 후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또 신원자료를 미리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방문인원이 먼저 도착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른 관계자는 “남이나 북의 주민들이 상대지역을 방문할 때는 미리 팩스 등으로 사진, 성명, 생년월일과 소속이 포함된 관련자료를 보내는데 이번엔 자료를 나중에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름만 먼저 보낸 뒤, 입경 당일 관련 자료를 전달하는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방한할 때는 도착 직후에 정식자료를 건네받았다고 한다.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평창 동계올림픽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이 지난달 21일 오전 남북출입사무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 통일부]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평창 동계올림픽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이 지난달 21일 오전 남북출입사무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 통일부]

 
과잉의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공연장 답사차 사전 방문한 현송월 단장 일행에 대해선 입출경심사를 대폭 간소화했다. 방남증명서 등의 입경심사를 비롯해 짐검사도 형식적으로 했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북 제재가 진행중인 북한 주민들에 대해 정부가 보다 까다롭게 절차를 진행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투명성을 확보해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송월 단장과 권혁봉 문화성 국장에 대해 편의를 봐준건 맞지만 이는 우리 당국자들이 북한에 가더라도 같은 대우를 받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나머지 인원에 대해선 정상적인 입출경 절차에 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북측이 과잉의전에 부담을 느낀 상황도 있었다. 25일 경의선 출입사무소(도라산)에 도착한 북한 체육성 관계자들 곧바로 VIP룸으로 안내하려는 남측 관계자에게 “입경심사부터 받겠다”고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고 한다. 현 단장에게 질문하는 기자를 향해 정부 당국자가 “단장님 불편해 하십니다”며 제지해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과거 정부 9년동안 통일부를 비롯한 대북라인에 녹이 슨 것 같다”며 “앞으로 남북접촉의 범위가 더 넓어지면 감당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오랜만에, 그리고 짧은 시간에 많은 교류가 줄을 잇다보니 남북 모두 피치못할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에 벌어진 실수 등에 대해선 향후 보완책을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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