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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번은 부엌 며느리가 옳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이재명 성남시장의 중고생 ‘무상교복’이 날개를 달았다. 정부는 9일 사회보장위원회(사보위)에서 성남·용인시의 전 계층 무상교복 지급 정책을 심의해 ‘수용’ 결정을 내렸다. 사보위는 지자체 복지 남발 제어 기구다. 중복과 과잉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허용 이유로 지자체의 자율과 책임을 들었다. 또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중앙정부의 부족한 복지를 지자체가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시계를 2년 전으로 돌려보자. 보건복지부는 성남시의 청년배당, 중학생 무상교복지원, 산후조리원 등을 강하게 반대했다. 서울시의 청년수당도 마찬가지다. 사보위와 복지부는 “세금이 불필요하게 쓰이지 않게 지자체의 복지 포퓰리즘적 사업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하긴 정권이 바뀌면서 원칙이 달라진 게 한두 번이 아니니 이번만 탓할 수도 없다. 교복 지원의 원조는 2012년 조례를 시행한 인천 동구다. 서울 도봉·노원 등 14곳이 더 있다.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정 등의 취약계층에만 지원한다. 이렇게 한다면 누가 뭐라고 할까.
 
요람에서 무덤까지 2/13

요람에서 무덤까지 2/13

성남의 무상교복 ‘카피 캣(모방제품)’이 줄을 잇는다. 안성·안양·과천 등 8곳이 사보위의 OK 사인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6월 지방선거 후보들이 가만 있을 리가 없다. 2011년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무상교복까지 왔으니 또 어떤 형태의 무상이 나올지 자못 궁금하다. 교복 입는 나라가 일본을 비롯해 몇 안 되지만 ‘전 계층 무상 지급’ 얘기를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사보위는 2014년 이후 지자체 16곳의 장수수당 지급안이 “기초연금과 중복된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80, 90대 노인에게 월 2만~3만원 지원하는 제도다. 무상교복보다 장수수당을 되살리는 게 낫다. 국민연금 신청 자격도 안 준 초고령 노인에게 너무 야박했던 걸 반성하면서.
 
이낙연 총리는 9일 회의에서 “부엌에 있을 때는 며느리 말이 맞았는데, 안방에 들어오니까 시어머니 말도 일리 있더라”며 지자체(며느리)-중앙정부(시어머니) 간 정책 조정의 애로를 표현했다. 그래도 이번처럼 며느리가 곳간을 활짝 열어젖히는 걸 허용하다가는 살림이 거덜 날지 모른다. 사시 폐지다 뭐다 해서 계층 상승사다리가 줄었다. 고소득층 교복 값으로 저소득층의 방과후교실 비용이나 교재비를 대주는 게 더 가치 있다. 그래야 ‘희망의 사다리’가 생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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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