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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프리즘] 위기를 만나면 버려라 … 바둑서 얻는 주식 투자 비법

VVIPB 이노정의 부자 따라잡기
바둑판

바둑판

독자 여러분께 질문 하나만 하겠다. ‘두터움’ ‘발전성’ ‘대세관’ ‘봉위수기’ ‘발상의 전환’ 이런 단어들은 어느 분야에 나오는 용어들일까. 위에서 언급된 단어들은 얼마 전 인공지능(AI)과 인간의 대결로 세상에 관심을 크게 끌었던 바둑에 나오는 용어들이다. 이번 기회에 바둑의 교훈을 통해 성공투자의 힌트를 얻어보자.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이 활황세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특정 업종이 크게 상승하며 시장을 이끄는 것을 알 수 있다. 흐름을 잘 탄 투자자는 큰돈을 벌기도 하였지만, 다수의 투자자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오히려 더 힘든 시기일 수도 있다. 이런 시기에 심리적으로 쫓긴 일부 투자자는 레버리지를 이용하여 급등주식을 추격 매수 하다가 큰 낭패를 보기도 한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두터움’이란 바둑용어가 있다. 해석하자면 ‘안정감’ ‘약점이 없는’ ‘때를 기다리는’ 등의 의미로 볼 수 있겠다. 바둑의 고수는 상대방 돌을 잡으려고 쫓아다니지 않는다. 자신의 돌을 돌보지 않고 상대방 돌을 잡으려 하는 건 필패의 지름길이다. 고수일수록 나의 돌을 두텁게 처리하고 때를 기다린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쫓아다녀서는 안 된다. 저가에 매수 못 한 주식에 미련을 둘 필요는 없다. 시장은 항상 기회를 준다. 또한, 과도한 레버리지는 나의 약점과 같다.
 
바둑에서 불리하면 흔들기라는 걸 하는데 나의 돌이 두터우면 약점이 없어 흔들기가 통하지 않는다. 시장의 흔들기는 시장과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다.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쓰면 시장의 흔들기를 견딜 수가 없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좋은 종목을 사서 두텁게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좋은 종목은 어떤 종목일까. ‘돌의 발전성’이란 바둑용어가 있다.
 
바둑 프로기사들은 공배에 돌을 둬야 하는 상황을 매우 싫어한다. 아무 발전성이 없기 때문이다. 프로기사의 대국을 보면 한 수에 승부가 갈리곤 하는데. 바둑돌 하나가 전체 판에 생명력을 주기도 하고 패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투자는 미래를 보고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나아가 인류의 미래에 생명력을 넣을 산업은 무엇일까. 지난해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제약, 바이오나 전기차 업종 등 4차산업 혁명 관련주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이런 분야들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얼마까지 오를지 예측하기 쉽지 않고, 큰 거래량을 수반하며 주식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는다.
 
필자가 일부 급등주의 상승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성공투자의 열쇠는 미래의 생명력에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어떤 산업이든 종목이든 성장하지 않으면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의 한 수, 한 수가 어떤 성장성이 있는지 깊이 고민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바둑을 좋아하는 필자가 실력이 늘수록 가장 큰 어려웠던 점은 내가 지금 두는 바둑이 유리한지 불리한지의 판단이었다. 바둑용어로 ‘형세판단’ 바꿔 말해 ‘대세관’이다. 필자의 바둑 스승에게도 물으니 프로기사들도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란다. ‘대세관’이 중요한 이유는 대세에 따라 세부 전투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러날 것인지 강하게 맞서 싸울 것인지 혹은 지켜야 하는지 등의 판단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대세는 어떠한가. 물러나야 하나 강하게 싸워야 하나.
 
대세는 이미 2017년부터 바뀌었다. 필자의 생각은 아직 우리 주식시장은 작년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세 상승 초입이라 판단한다. 특히 올해는 코스닥을 필두로 중·소형주 매수세가 퍼질 것이다.
 
2017년은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지수상승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확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서 일일이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할 수는 없다. 다만, 2000년 전후 코스닥 증시를 연상해보자. 그 당시 IT 혁명에 따른 나스닥의 큰 폭 상승과 정부의 벤처육성 정책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는 놀랄 만큼 상승했다. 역사는 반복된다. 4차 산업혁명과 미국 나스닥의 끝도 없는 상승 랠리, 그리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그리고 중요한 점은 2000년 전후 당시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펀더멘탈은 훨씬 건강하다는 것이다. 뭔가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기라고 투자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017년 지수는 상승했지만, 손해 본 투자자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바둑 십계명에 ‘봉위수기(逢危須棄)’라는 단어가 있다. ‘위기를 만나면 버려라’라는 의미다. 버려야 할 때 버리지 못해서 결국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모든 돌을 살리려나 모든 돌이 죽는 결과가 나온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될 때는 과감히 매도해야 한다. 누구도 투자할 때 마나 매번 이익을 볼 수는 없다. 바둑이든 주식투자든 버릴 때 버릴 수 있어야 대세를 놓치지 않을 수가 있다. 실제로 투자의 실패는 좋은 종목을 매수하지 못해서 보다 손절매에 실패한 경우가 더 많다. 두텁게 성장주를 대세 흐름에 따라 투자하고, 뜻하지 않은 실수에는 과감히 버릴 줄 안다면 투자에 성공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과정이 매끄럽게 연결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촉매제가 있다. ‘ 발상의 전환’ 즉 창의력이다.
 
이노정 한국투자증권 삼성동PB센터장

이노정 한국투자증권 삼성동PB센터장

초일류 프로기사들의 대결에서 승부를 가르는 마지막 변수는 창의적인 발상이라고 한다. 결국은 투자도 창의력 싸움이다. 투자는 미래를 보고 한다. 어떤 미래가 열릴지 알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것 한가지는 기존의 사고의 틀에 얽매여서는 더더욱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유로운 생각이 우리에게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주고 그런 과정에서 성공투자라는 열매가 맺어질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주식시장의 투자성과를 많은 독자와 함께 누리기를 희망한다.
 
이노정 한국투자증권 삼성동PB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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