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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GM에 자구책 요구

백운규. [뉴스1]

백운규. [뉴스1]

백운규(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GM과 관련해 “GM 본사에 장기 투자를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전체적인 경영구조 개선을 어떤 형태로 할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다. 미국 GM 본사가 지원을 원한다면 자구 대책부터 내놓으라는 메시지다. 정부가 제대로 된 부실 규명도 없이 지원을 검토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백 장관은 국회에서 지난달 방한한 배리 앵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을 만난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GM의 경영개선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외국인 투자기업이 한국에 와서 사업할 때 어느 정도 최소한의 이윤 구조를 가질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앵글 사장이 백 장관을 만나 경영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건 그만큼 한국GM의 경영 상황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한국GM은 2012년 이후 거의 모든 경영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2012년 65만6000대 이상 수출했던 완성차 판매량은 지난해 40만대 이하(39만2000여대)로 40% 이상 급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무엇보다 사업구조가 문제다. 한국에서 최종적으로 자동차를 완성해서 수출한 물량보다 반조립제품(CKD)이 더 많다. 반조립제품은 한국에서는 차량의 일부를 조립해서 수출한 뒤, 수입국에서 최종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2012년 127만6000여대였던 CKD 수출 대수는 지난해 54만3000여대로 많이 감소했다. GM의 계열사(복스홀·오펠)를 통해 주로 유럽연합(EU)이나 인도·동남아시아 등에 수출하던 물량이 사라지면서다. GM은 지난해 복스홀·오펠 브랜드를 매각했다.
 
판매량은 급감하는 반면 한국GM의 고비용 구조는 경영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GM의 적자(2조5000억원, 추정치)가 쌓이기 시작한 2012년 이후 5년 동안 한국GM 노동조합은 총 357일간 파업하면서 1인당 평균 성과급 6150만원을 받아내고, 기본급 46만원 인상을 관철했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근본적으로 GM은 각국 사업장의 생산성을 비교해서 신차를 맡기거나 물량을 조절한다”며 “한국GM이 생산성을 높이지 않는 한 다른 처방은 백약이 무효”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증자를 돕는 건 병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마취제로 무마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의 경영난은 내부의 문제다. 하지만 한국GM의 직간접 고용 인력은 30만명에 달한다. GM이 철수를 강행하면 대량실업 사태가 불가피하다. GM은 2014년 호주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자 호주GM홀덴을 폐쇄하고 호주에서 철수한 전례가 있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내세운 정부가 GM에게 ‘철수하고 떠나라’고 강공 모드로 나서긴 어렵다는 얘기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에 가장 민감한 일자리 문제를 들쑤셔 뭔가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GM의 요구는 산업은행의 증자 참여와 세제 혜택 등 자금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정부도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구체적인 지원 방식을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경영 개선이 가능하다는 걸 입증할 책임은 GM 경영진에게 있다”며 “정부는 철저히 검증하고, GM에 요구할 건 하면서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장원석·문희철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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