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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이후 북·미 군사충돌 가능성, 대북 압박이 최선"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지난해 NBC방송 출연해 북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NBC화면]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지난해 NBC방송 출연해 북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NBC화면]

미국 전직 고위 관리가 “올림픽 이후엔 북ㆍ미간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북아 부차관보는 11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 e메일 인터뷰에서 “올림픽이 끝나면, 핵보유국이 되려는 북한과 핵 위협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모순이 표면으로 재부상할 수밖에 없으며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대결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당사자에게 비참한 결과를 피할 최선의 해결책은 김정은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전례 없고 광범위한 집중된 압박뿐”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면 매우 어려운 딜레마 상황에 부닥쳤다”며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 경제 원조, 한ㆍ미 연합훈련 중단ㆍ축소 중 어느 하나라도 수용하면 한ㆍ미 동맹에 중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김영남 위원장과 의례적 악수조차 불가능하다면, 요즘 워싱턴의 대북 감정 강도가 얼마나 센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ㆍ미간 대북 접근법의 모순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아래는 리비어 전 부차관보와 인터뷰 주요 문답.
 
북한이 올림픽 참가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진짜 목표가 뭐라고 생각하나?  
“북한의 목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지난 1월 1일 신년 연설에서 제시한 의제들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정상회담과 연계해 한국이 단계별로 다음과 같은 성의 있는조처를 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한국이 대북 독자 제재를 완화하거나 제거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치를 포함해 국제 제재에 대한 협력을 중단하고, 대북 원조와 경제협력 채널을 재개하며 한ㆍ미 군사훈련을 축소,중단하도록 만들어 한ㆍ미 관계를 이간하는 것도 포함한다. 북한은 이를 통해 한미 동맹을 종식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의 통일 의제를 진전시키겠다는 의도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보나?
“북한이 요구하는 조치 중 어느 하나라도 매우 어렵고 위험하며 한국 대통령이 취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수용할 경우 곧바로 미국과 중대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반면 미국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무엇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나?
“미국이 우선시하는 사항들은 한국이 비핵화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 정부가 대북 독자 제재를 변경하지 않고 국제 제재도 계속 열심히 이행하는 것이다. 회담에서 한ㆍ미 동맹과 군사훈련 문제에 대해선 어떤 논의도 하지 않으며, (정상회담 대가로) 어떤 지원이나 경제 협력도 북한에 약속하지 않아야 한다. 문 대통령이 과거 명시했듯이 북한이 핵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지 않는 한 어떤 남북 관계의 진전도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북한이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는 북한이 반대하지 않겠나?
“문 대통령으로선 남북 정상회담을 열리게 하려면 비핵화 문제를 별도로 제쳐놓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북한은 지난달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한국과 핵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고 계속 이 같은 입장을 서울에 알릴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북한의 입장을 수용하면 워싱턴은 이 요구를 거부할 것이다. 거꾸로 문 대통령이 비핵화 의제 포함을 북한에 요구할 경우 남북 대화가 결렬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문 대통령으로선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후자를 선택하면 정상회담을 포기해야 한다. ”
  
그럼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킬수 있는 다른 돌파구가 있나?
“만약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에 올리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면, 대신 북한이 별도 테이블에서 미국과 비핵화를 논의하도록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비핵화만큼 난제가 북한의 한ㆍ미 연합훈련 취소 또는 연기 요구인가.
“북한의 군사훈련 축소ㆍ중단 요구는 한ㆍ미 동맹을 빈껍데기로 전락시키고 소위 남북 자주통일 전략 추구와 맞물린 것이다. 워싱턴으로선 남북 정상회담을 촉진하기 위해 한ㆍ미 군사준비 태세를 줄이겠다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어렵고, 불가능할 수 있다. 미국에 연합훈련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우선 한국군 지휘부가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고 믿는다. 북한을 달래거나 유인하기 위해 자기방어 능력을 희생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나.”
비핵화와 군사훈련 이외에 남북 정상회담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사안은 무엇인가?
“한국의 단독 제재와 국제 제재 이행, 대북 경제 지원, 한국에서 주한미군의 지위와 한ㆍ미 동맹도 모두 북한이 제기할것으로 예상하는 문제다. 각각은 모두 정상회담과 관련해 협상을 깰 수 있는 요인(deal-breaker)이 될 잠재력이 있다.”
이중 북한이 경제 투자나 개성공단 재개를 요구할 경우 미국 정부가 용인할까?
“나는 미국이 용인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개성공단을 재개하거나 북한에 투자하는 것은 모두 국제 제재와 독자 제재를 위반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압박과 한국의 포용정책이 계속 공존할 수 있다고 보나.
“여러 번 언급했듯이 한국이 단독 및 다자 제재를 고수하면서 동시에 북한과 포용 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도 동맹 한국이 제재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국제 제재 노력을 계속 주도해 나가는 게 불가능하다. 북한은 이 모순을 악용하려고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한ㆍ미 양국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올림픽 이후 블러디노즈(대북 제한적 선제타격)가 실행할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군사충돌 가능성은.
“올림픽이 끝나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되려는 북한과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능력 개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결단 간 모순이 표면 위로 다시 부상할 수밖에 없다. 한쪽이 양보하지 않는 한 군사충돌 가능성이 존재한다. 모든 당사자에게 비참한 결과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북한 정권에 압도적이고 전례 없는, 그리고 광범위하게 집중된 압박을 가해 김정은에게 더 나은 길을 제시하고 비핵화 협상을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이은 정상회담 제안 이후 한ㆍ미 관계는 어떻게 평가하나.  
“펜스 부통령이 도쿄ㆍ서울ㆍ평창에서 보여줬듯 한ㆍ미간 대북 접근법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북한 김영남과 의례적 악수조차 불가능하다고 하면, 요즘 워싱턴의 대북 감정의 강도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이 강도 높게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시점에 한국 정부는 새롭고 역사적 수준의 평양과 대화를 끌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과 워싱턴의 잠재적 주요 문제들이 있다.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 한ㆍ미 동맹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시기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두 나라 지혜, 비전, 용기, 리더십과 그리고 솔직함이 요구된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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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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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