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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 없앴으면 어쩔뻔했나"…포항 4.6 여진에 이재민 급증

지난 11일 오전 5시3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북서쪽 5km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북구 장량동 상가 건물 1층 사무실 대형 유리창과 에어콘 실외기가 파손됐다. [뉴스1]

지난 11일 오전 5시3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북서쪽 5km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북구 장량동 상가 건물 1층 사무실 대형 유리창과 에어콘 실외기가 파손됐다. [뉴스1]

 
지난 11일 오전 5시3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흥해읍 학천리)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으로 이재민이 89명 늘었다. 최근 논의를 시작한 이재민 대피소 운영 종료도 없던 일이 됐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직후 이재민은 한때 1800여 명까지 증가했다. 이후 포항시의 이주 대책이 진행되면서 이재민은 324명까지 줄어들었다. 이재민 대피소도 5곳 이상 운영되던 것이 지난 10일 오후 흥해실내체육관 1곳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11일 지진이 일어나면서 이재민 수는 413명으로 다시 늘었다.  
 
11일 지진 직전까지만 해도 포항시는 마지막 남은 흥해실내체육관 이재민 대피소도 폐쇄할 방침이었다. 흥해실내체육관 출입구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흥해실내체육관 이재민 임시구호소는 2018년 2월 10일 중식 이후 운영 종료한다'는 내용의 현수막도 걸었다.
지난 5일 경북 포항 이재민 대피소인 흥해실내체육관 출입구에 붙은 현수막. 포항=백경서기자

지난 5일 경북 포항 이재민 대피소인 흥해실내체육관 출입구에 붙은 현수막. 포항=백경서기자

 
하지만 10일 포항시는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무르고 있는 이재민들과 협의해 대피소 운영을 연장하기로 했다. 이주 대상 가구로 선정되지 못한 주민들이 자택 건물에 대한 추가 안전진단을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면서다. 현재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무르고 있는 이재민은 한미장관타운 등 소파(小破) 피해 판정을 받아 거주지 지원을 받지 못한 주민들이다.
 
이 가운데 규모 4.6 지진이 발생하면서 이재민들 사이에선 "대피소 운영 종료는 역시 시기상조였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벽에 강한 진동을 느끼고 흥해실내체육관으로 대피했다는 진모(60·여)씨는 '대피소 운영 종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진씨는 "언제 또 강한 지진이 올지 모르는데 대피소 문을 닫아버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지난 11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난 가운데 이날 저녁 대피소인 흥해체육관에서 이재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난 가운데 이날 저녁 대피소인 흥해체육관에서 이재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세 아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는 서모(46·여)씨도 "집안 곳곳에 금이 가 있는데 안전진단 결과 B등급이 나와 주거 지원을 받지 못했다. 집이 무너질까 두려워 돌아갈 수 없는데 대피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서씨는 지진 후 흥해실내체육관, 포스코수련원, 독도체험수련원, 남산초등학교, 기쁨의교회 등 대피소를 전전하다 지금은 마지막 남은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무르고 있다.
 
일각에선 "포항시가 대피소 폐쇄를 강행했다면 큰일날 뻔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피소 운영 종료 바로 다음날 규모 4.6 지진이 일어났다면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포항시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당분간 대피소 운영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오전 6시 현재 규모 4.6 지진에 따른 인명피해는 입원 3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34명이 다치거나 놀라 병원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외벽이 부서지거나 승강기가 고장나는 등 피해 신고도 134건으로 늘었다. 포항시 북구 내연산의 사찰 보경사의 대웅전도 벽에 균열이 일어났다. 학교 47곳의 건물도 크고 작은 지진 피해가 났다.
지난 11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 영향으로 보경사 대웅전 추녀 밑을 받치는 보조기둥인 활주가 바깥 방향으로 휘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 영향으로 보경사 대웅전 추녀 밑을 받치는 보조기둥인 활주가 바깥 방향으로 휘었다. [연합뉴스]

 
또 다시 강한 지진이 일어나면서 흥해읍에 건설 중인 지열발전소를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됐다. 
 
포항지열발전소지진원인규명 범흥해읍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2월 들어 잦아진 지진이 지열발전소 운영과 상관이 없는지, 시추를 하면서 높은 압력으로 주입했던 물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11일 논평을 통해 "3개월 전에 시추공에 주입한 물로 규모 5.4의 포항지진은 물론이고 6개월 이상 물 주입이 중단된 상황에서 4.6 지진이 일어나는 것은 사례가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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