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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하나” 외친 북 응원단 … 관중석 호응은 갈렸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단이 11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2차전을 하루 앞두고 단체사진을 찍으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단이 11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2차전을 하루 앞두고 단체사진을 찍으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밤.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가 열린 강릉 관동하키센터. 이곳은 스포츠와 정치, 동질감과 이질감이 교차했다.
 

단일팀 첫 경기, 스위스에 0-8 패
“합동 응원 기뻐” vs “북 응원 불편”
외신 “경기 졌지만 평화가 이겼다”
일부선 “정치에 스포츠 이용 말라”
골리 신소정 44개 슈팅 ‘육탄방어’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경기 전 빨간색 상·하의 체육복을 입은 북한 응원단 100여 명은 관중석에 나눠 앉았다. 그중 한 명은 기자에게 옥구슬 같은 목소리로 “꼭 이길 겁네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절도 있는 ‘칼군무’를 펼치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함께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1차전 남북 단일팀 대 스위스 경기. 전광판에 0대8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강릉=연합뉴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1차전 남북 단일팀 대 스위스 경기. 전광판에 0대8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강릉=연합뉴스]

 
경기장을 채운 3600여 명 중 절반 정도는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북한 응원단에 호응했다. 반면 다른 절반은 무덤덤했다. 조재구(46·대구시 달서구)씨는 “남북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응원해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김모(경기도 이천시)씨는 “단일팀이 구성되기 전에 티켓을 구매했는데 북한 응원이 억지스러워 불편하다”고 말했다.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스위스팀간 예선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가면을 이용한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스위스팀간 예선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가면을 이용한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한국 힙합그룹 다이나믹 듀오는 휴식시간에 공연을 펼쳤다. 북한 응원단은 탬버린을 두드리며 응원했다. 문화적 차이가 느껴졌다. 북한 응원단은 남성 얼굴의 가면을 꺼내 응원했는데, 일부 국내 언론이 ‘김일성 가면’이라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통일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을 하기도했다.
 
링크 안에서 남북 선수들은 ‘KOREA’와 한반도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하나, 둘, 셋. 팀 코리아”를 외치며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총 35명(한국 23명, 북한 12명) 중 게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한국 선수 네 명은 ‘무장’을 입지 못한 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그중 한 선수의 가족은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속상하다”며 고사했다.
 
단일팀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급조됐다. 지난달 25일이 첫 만남이었다. 하지만 북한 선수의 깜짝 생일파티를 계기로 서로 “언니, 동생”이라 부를 만큼 친해졌다. 로커룸에는 K팝 방탄소년단 노래가 흘러나오고, 훈련에서 한 북한 선수는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란 노래를 흥얼거렸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1차전 남북 단일팀 대 스위스 경기에서 단일팀 골리(골키퍼) 신소정이 퍽을 막아내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1차전 남북 단일팀 대 스위스 경기에서 단일팀 골리(골키퍼) 신소정이 퍽을 막아내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남북 선수가 호흡을 맞춘 기간이 3주 남짓으로 짧은 탓일까. 빙판에서 조직력 문제가 드러났다. 단일팀은 세계 6위 스위스를 상대로 0-8 대패를 당했다. 골리 신소정이 아니었다면 두 자릿수 패배를 당할 뻔했다. 신소정은 이날 멍투성이가 돼 가면서 44개의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 냈다. 앞서 한국선수들로만 구성된 대표팀은 지난해 9월 스위스를 상대로 2-5로 패했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북측 출신 정수현이 수고했다는 관중들 인사에 손을 흔들고 있다.[강릉=연합뉴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북측 출신 정수현이 수고했다는 관중들 인사에 손을 흔들고 있다.[강릉=연합뉴스]

경기 후 북한 공격수 정수현은 “갈라진 둘보다 합쳐진 하나가 더 세다”고 말했다. 한국 공격수 박종아는 “단일팀은 장단점이 있다. 좋은 경쟁을 할 수 있고 우리 선수 중 못 뛰는 선수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의 반응도 찬반이 엇갈렸다. “남북관계 접촉면을 넓혀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글도 있었지만 “다신 정치에 스포츠를 이용하지 말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미국 CNN은 “이기는 게 전부는 아니다. 가장 웅장한 스포츠 무대에서 기록과 메달 없이 역사가 쓰이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이 경기는 그 누구도 점수를 기억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경기는 졌지만 평화가 이겼다”고 전했다. 반면 USA투데이는 “단일팀이 역사적인 경기를 치렀지만 수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경기 소식을 전했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패한 남북 단일팀 세라 머리 총감독(오른쪽)과 북한 박철호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패한 남북 단일팀 세라 머리 총감독(오른쪽)과 북한 박철호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단일팀은 12일 오후 9시10분 스웨덴(세계 5위)과 2차전을 치른다. 스웨덴은 2002년 올림픽부터 4회 연속 4강팀이다.레이프 불크 스웨덴 감독은 “분단된 국가가 하나가 돼 하키를 하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단일팀을 향한 응원은 분명 대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15일에는 세계 9위 일본과 3차전을 치른다. 만약 세 경기 모두 참패를 당할 경우 찬반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강릉=박린·김원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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