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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진에 떤 포항, 새벽 대피 행렬 … 재난문자는 7분 늦어

11일 오전 5시 3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흥해읍 학천리)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했던 규모 5.4 지진의 여진이라고 발표했다. 여진이라면 본진 발생 후 가장 큰 규모다. 지금까지는 본진과 같은 날 발생한 규모 4.3 여진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여진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강한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36명 부상 … 담 무너져 차량 파손 
 
경북 포항에서 11일 발생한 지진으로 장량동 상가 건물 유리창과 에어컨 실외기가 파손됐다. [뉴스1]

경북 포항에서 11일 발생한 지진으로 장량동 상가 건물 유리창과 에어컨 실외기가 파손됐다. [뉴스1]

포항시는 이번 지진으로 36명이 다치거나 놀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5시13분께 남구 포스텍 학생식당에서 이모(21)씨가 대피하던 중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현관문이나 엘리베이터 고장등 119건의 시설 피해 신고도 접수됐다. 북구 죽도동 한 가정집에서 담이 무너져 세워놓은 차가 부서졌다.조준길 흥해읍 망천리 이장은 “새벽 5시에 큰 진동을 느끼고 황급히 건물 밖으로 나갔는데 주민들 모두 바깥으로 대피해 있었다”며 “마을 사람 모두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민 대피소인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진모(60·여)씨는 “지난해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마련해 준 임대 주택으로 이주했었는데 새벽에 강한 진동을 느끼고 곧장 흥해실내체육관으로 왔다. 이사한 건물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국서 신고 1500건, 원전 피해 없어 
 
지진 발생 후 통행이 드문 새벽 시간대 대피 차량으로 정체 중인 우현동의 한 도로. [연합뉴스]

지진 발생 후 통행이 드문 새벽 시간대 대피 차량으로 정체 중인 우현동의 한 도로. [연합뉴스]

대구·부산 등 인근 지역에서도 강한 진동을 느꼈다. 김재성(33·대구 동구 봉무동)씨는 “자다가 굉음과 함께 진동이 느껴져 피신할 채비를 하던 중 진동이 멈췄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대구 352건 등 전국적으로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1500여건 들어왔다. 원자력발전소나 댐 등 사회기반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재복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본진 발생 몇달 후 강한 여진이 발생한 외국 사례가 없지 않지만, 이번 지진은 본진 규모와 비교하면 상당히 큰 편”이라며 “여진의 성격도 있지만 새로운 지진의 성격도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진으로 인해 주변에 응력(외력이 작용할 때 생기는 저항력)이 쌓였고, 주변에 있던 소규모 단층이 깨지면서 이번에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도 “이번 지진은 본진으로 인해 배출된 응력과 기존에 누적된 응력이 더해지면서 결국 지층이 못 견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지금까지 단층의 일부만 쪼개졌는데, 앞으로 지진이 계속될 경우 단층의 다른 부분도 계속 쪼개질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큰 지진도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여진은 본진과 같은 단층면(넓이 16㎢)에서 발생했으나, 발생 위치나 깊이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땅속 6~9㎞ 깊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깊이가 9㎞로 상대적으로 깊다는 것이다. 또 이날 지진의 진앙은 본진에서 남서쪽으로 약 5㎞ 떨어진 곳으로 그동안 여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구역의 남서쪽 끝이다. 홍 교수는 “이번 여진의 위치나 깊이가 본진의 단층면을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단층면 자체가 확장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1978년 지진 계기관측 이후 지난해 11월 15일 이전까지 포항에서는 큰 지진이 없었지만. 수백 년 전에 큰 지진이 발생해 포항 땅속에 큰 단층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단층으로 인해 땅속에 균열이 난 상태인데, 지난해 11월 이후 여진으로 그 단층이 부분부분 쪼개지면서 틈이 벌어진다는 의미다.
 
“더 큰 지진 가능성” 전문가들 경고 
 
포항 지진 규모

포항 지진 규모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이번 규모 4.6 지진이 여진인지, 새로운 지진인지는 앞으로 발생하는 여진의 패턴을 분석하고, 단층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규모 4.6 지진 이후에도 포항에서는 규모 2.0 이상의 여진만 8차례 발생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지진이 발생하고 7분 뒤에서야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돼 늑장 대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긴급재난문자는 오전 5시10분에야 발송됐다. 지난해 11월 15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관측 23초 만에 전국에 긴급재난 문자가 발송됐다. 행정안전부는 “기상청 지진정보시스템과 행안부 발송시스템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방화벽 차단으로 자동 발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황실 모니터링 요원이 이를 알고 수동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7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날 기상청은 지진 관측 약 55초 만인 오전 5시4분 자동 추정 결과를 통해 규모 4.7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행안부 등에 알렸다. 이후 규모를 4.6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 긴급재난문자 발송은 기상청이 행안부에 지진 발생을 통보하고 행안부가 발송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발송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기상청이 직접 긴급재난문자를 내보내는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올 상반기중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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