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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한강 임진강 얼음 녹아 한반도에 해빙 오길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김정은의 친서를 들고 서울에 왔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특사'라고 스스로 밝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빠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님을 만나서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남북 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개마고원에서 한두 달 지내는 것이 꿈이었다는 문 대통령의 이야기에 또 이렇게 말했다.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남북관계 진전이)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말에 '빨리'가 빠지지 않는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 우리의 심장도 빨리 뛰게 마련이다. 이번에는 어떤 돌파구가 열리려나. 기자도, 휴일을 맞은 시민도 이런 희망과 기대를 안고 자유로를 달려 오두산전망대에 오른다. 북한 권력의 핵심이 남쪽에 와 있지만 북녘 땅과 그곳 주민의 삶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다.    
 
강바람이 절벽을 타고 올라와 얼굴을 때리지만, 오두산 통일전망대에는 북쪽이 궁금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경기도 파주 탄현면의 오두산전망대는 남한 땅을 흘러온 한강과 북한 땅을 흘러온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빠져나가는 곳에 있다. 강 건너 북쪽은 북한 땅으로 황해북도 개풍군 관산마을이다. 전망대에서 1500~2000m에 불과해 망원경으로 보면 마을 주민들의 일상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남북 관계가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언론이 찾는 이유다.
 
김여정 특사가 서울에 머무는 2월 11일 오전 오두산전망대를 찾았다. 한강과 임진강은 절벽 아래서 만나 섞이고 있었다.
  
두 강의 합류지점은 서해에서 멀지 않다. 밀물이 밀려오면 강물은 역류한다. 강이 얼었을 때 밀물이 밀려들면 얼음은 깨지고 뒤섞여 장관을 연출한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고, 기온이 올랐다 내리면 강바닥은 조각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강 건너 북한 땅이다. 북한군 최전방 초소와 마을이다. 인적이 없다. 
 
초소 왼쪽에 북한군 병사 둘이 보인다. 한가로운 모습이다. 뒤로 마을 주민 몇이 오간다.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곳은 김일성사적관이다. 흰 탑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마을은 전체적으로 조용했지만 소학교만은 달랐다. 운동장에 많은 학생이 모여있었다. 운동장 좌측엔 학생들이 줄지어 있고, 우측에서는 우루루 몰려 달리는 모습이 축구를 하는 것 같았다. 일요일 오전 11시 25분(평양시간 10시 55분)에 그들은 왜 학교에 모여 있을까.
   
강 남쪽 아군 초소 주변이다. 두꺼운 얼음이 둘러싸고 있다. 
 
김여정이 전달한 김정은 친서에는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한 시간에 북을 방문해 달라"고 되어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했다. 
 
하지만 여건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미국과 일본은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남북관계 개선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도 통일에의 기대가 큰 만큼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도 경계하고 있다. 대통령이 불쑥 평양을 찾아갈 수 없다.  
 
그렇지만 봄은 오고야 말 것이다. 
입춘은 벌써 지났고, 설이 지나면 얼었던 대동강도 풀린다는 우수(雨水)다. 
우리 군 초소 앞에 켜켜이 쌓인 저 두꺼운 얼음도 스르르 녹아 서해로 흘러갈 것이다.
그렇게 한반도의 해빙이 오길 빈다.    
 
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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