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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침묵의 대가

조현숙 경제부 기자

조현숙 경제부 기자

“꼭 익명으로 해주세요. 그래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 회사에 대한 주가 전망은 하지 않습니다.”
 
증권사 담당 연구원(애널리스트)에게 바이오 제약회사 셀트리온에 대해 질문했더니 돌아온 답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셀트리온이 9일 코스피로 자리를 옮겼다. 코스피 상장 첫날 셀트리온 주가는 6% 넘게 오르며 주당 28만8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35조3279억원. 코스피 데뷔 날에 현대차(34조1429억원)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 셀트리온은 ‘미지의 회사’나 마찬가지다. 알 수 없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다. 증권업계 시각에서 셀트리온의 시계는 1월 초에 멈춰있다. 목표주가(적정주가, 6~12개월 이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가)에 대한 조정, 가격 분석 내용을 담은 보고서는 지난달 4일(현대차투자증권)을 마지막으로 맥이 끊겼다. 셀트리온과 시가총액 순위 경쟁을 벌이는 현대차와 SK하이닉스, 포스코 관련 종목 분석 보고서가 최근 한 달 사이 20편 넘게 나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11일 집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에서 제시한 셀트리온 적정주가는 평균 25만6948원. 현 주가(28만8000원)를 밑돈다. 그렇다면 ‘비중 축소(매도)’ 의견을 내거나 반대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게 맞다. 연간 매출 1조원 안팎의 회사가 시가총액 30조원대를 달리는 현실을 설명하긴 어렵고, 그렇다고 팔라고 외치자니 주가는 계속 오르고.
 
결국 국내 증권사의 선택은 ‘침묵’이었다. 숨은 까닭은 또 있다. 얼마 전 셀트리온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를 냈던 한 외국계 금융사의 한국지사는 홍역을 앓았다. 셀트리온 주주의 항의 전화가 업무를 하기 힘들 정도로 쇄도하면서다.
 
셀트리온이 화이자 같은 세계적 제약사가 될지, 아니면 한 때 열풍 불다가 가라앉았던 2005년 바이오 벤처처럼 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중요하다. 셀트리온은 시가총액으로는 국내 3대 기업이다. 셀트리온 주식을 ‘사라’ 또는 ‘팔라’고 자신 있게 밝히는 증권업계의 용기를 바란다. 셀트리온을 둘러싼 증권업계의 침묵은 투자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적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투자는 등불 없이 깜깜한 바다를 헤엄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조현숙 경제부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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