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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쌀·도자기·쇼핑…이웃 이천·여주 라이벌전

경기도 여주쌀이 논에서 노랗게 익어가고 있는 모습. 예부터 여주쌀은 이천쌀과 함께 품질이 좋아 진상미로 쓰였다. [사진 여주시]

경기도 여주쌀이 논에서 노랗게 익어가고 있는 모습. 예부터 여주쌀은 이천쌀과 함께 품질이 좋아 진상미로 쓰였다. [사진 여주시]

 
경기도 이천시는 12일 호법면 안평리 비닐하우스 논(1000여㎡)에서 올해 첫 모내기를 할 예정이다. 보통 모내기 철은 5월인데 3개월이나 이르다. 한겨울 모내기가 가능한 것은 2008년 들어선 광역자원회수시설 덕분이다. 광역자원회수시설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로 물을 데운다. 
 
안평리 비닐하우스 논은 1㎞쯤 떨어진 광역자원회수시설에서 끌어온 따뜻한 물을 비닐하우스 지붕과 지붕 사이에 흘려보낼 수 있도록 두 겹으로 만들어졌다. 영하의 기온에도 벼의 생육환경에 맞는 평균 온도(영상 20도)를 유지하는 게 가능한 이유다. 일명 수막(水幕) 재배라는 농업기법이다. 이르면 5월 말쯤 벼 베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이천시 농정과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천시는 지난해 2월 1일 첫 모내기를 했다. 온수로 비닐하우스 논의 온도를 영상 20도로 유지하는 수막재배로 가능했다. [사진 이천시]

이천시는 지난해 2월 1일 첫 모내기를 했다. 온수로 비닐하우스 논의 온도를 영상 20도로 유지하는 수막재배로 가능했다. [사진 이천시]

   
이천과 쌀 특산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웃 여주시는 다음 달 15일 첫 모내기를 할 계획이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의 날씨다 보니 역시 비닐하우스 논에서 모를 내지만 온수를 끌어오지 못해 수막 재배 기법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천과 여주는 시청사가 20km가량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웃지간이다. [사진 네이버 지도]

이천과 여주는 시청사가 20km가량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웃지간이다. [사진 네이버 지도]

 
두 지자체는 첫 모내기, 첫 벼 베기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첫 OOO 성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 자연스레 쌀 브랜드 홍보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은 임금님표 이천쌀, 대왕님표 여주쌀을 각각 생산 중이다. 지난해 농협 수매량은 임금님표가 4만5000t, 대왕님표가 2만7500t 수준이었다. 수매가는 둘 다 40㎏ 조곡(나락) 기준 6만1000원이다. 같은 기간 정부 공공비축미 매입가는 5만2570원(조곡 40㎏)이다.
지난해 전국 첫 벼베기에 성공한 여주시. 이천 보다 50일 늦게 모내기에 나섰지만 가뭄을 잘 극복해 벼베기에 성공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전국 첫 벼베기에 성공한 여주시. 이천 보다 50일 늦게 모내기에 나섰지만 가뭄을 잘 극복해 벼베기에 성공했다. [중앙포토]

 
전래민요인 ‘방아타령’과 ‘자진방아’에 “여주이천 자채방아”, “금상따래기 자채방아” 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금상따래기는 진상미를 재배하는 논을 일컫는다. 그만큼 품질이 빼어나다. 
 
이천이 수막 재배를 도입하면서 여주로서는 첫 모내기 타이틀을 번번이 내줬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첫 벼 베기 타이틀은 여주에게 돌아갔다. 당시 여주는 이천보다 50일이나 늦게 모내기를 했지만, 이천의 첫 모내기 벼가 가뭄 등의 영향으로 잘 자라지 못했다. 여주는 이른 수확이 가능하도록 진부올벼로 품종을 바꾸고, 가뭄에 따른 농업용수도 발빠르게 확보하는 등의 전략을 썼다. 
 
올해의 경우 이천이 첫 벼베기 부문에서 설욕전에 성공할지, 첫 모내기를 놓친 여주지만 첫 벼 베기  부문만큼은  수성할지 관심이다. 
도자기를 빚고 있는 도예공의 손길. [사진 여주시]

도자기를 빚고 있는 도예공의 손길. [사진 여주시]

 
둘은 도자기를 놓고도 묘한 경쟁 관계다. 이천과 여주는 예부터 도자기를 빚는데 필수인 비옥한 흙과 맑은 물 등을 갖췄다고 한다. 조선 시대 발간한 지리서를 보면, 두 지자체 모두 진상품으로 도기가 기록돼 있을 정도다. 명맥은 오늘날에도 이어졌다. 
 
경기도가 2015년 실시한 도자센서스 결과 이천·여주가 국내 도자 산업의 중심지로 나타났다. 도예업체 종사자 수는 이천 651명, 여주 970명으로 전국 종사자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요장(도예업체) 수도 마찬가지다. 이천의 경우 지난해 연 매출 5억원 이상의 작가가 6명이나 됐다고 한다. 둘은 도자기를 테마로 한 축제를 열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아웃렛인 롯데 프리미엄아웃렛 이천점 전경. [중앙포토]

국내 최대 규모 아웃렛인 롯데 프리미엄아웃렛 이천점 전경. [중앙포토]

 
쌀, 도자기 외에 쇼핑 대결도 볼만 한다. 이천에는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여주에는 신세계 사이먼 프리미엄 아웃렛이 입점해 있다. 유통업계 맞수로 불리는 롯데와 신세계가 이웃 이천, 여주에 나란히 터를 잡고 있는 모양이다. 롯데 이천점은 국내 최대, 신세계 여주점은 국내 처음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국내에서 프리미엄 아울렛을 처음 선보인 신세계 사이먼 프리미엄 아웃렛 여주점 모습. [중앙포토]

국내에서 프리미엄 아울렛을 처음 선보인 신세계 사이먼 프리미엄 아웃렛 여주점 모습. [중앙포토]

 
2013년 말 5만3000㎡ 규모(영업면적)로 문을 연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은  1만4200㎡을 늘려 지난해 4월 국내 최대 규모로 재개장했다. 여주 신세계 사이먼 프리미엄 아웃렛은 2007년 국내에서 처음 문을 연 프리미엄 아웃렛이다. 섬유·패션업계에 따르면 여주점은 지난해 프리미엄 아웃렛 매출 1위(4768억원)를 차지했다. 롯데 이천점은 6위(3258억원)다. 올해 순위가 바뀔지 관심이다.
 
이천·여주시 홍보 담당자 등은 “때론 경쟁 관계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부지런히 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관심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천·여주=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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