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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머 빙속 5000m 3연패 달성, 이승훈은 5위로 선전

스피드스케이팅 5000m 금메달을 따낸 스벤 크라머. [강릉 AP=연합뉴스]

스피드스케이팅 5000m 금메달을 따낸 스벤 크라머. [강릉 AP=연합뉴스]

역시'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32·네덜란드)였다. 크라머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 3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장거리 간판 이승훈(30·대한항공)도 5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크라머는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5000m 경기에서 6분09초7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기록(6분10초76)을 정확하게 1초 앞당겼다. 크라머는 세계기록 보유자인 테드-얀 블뢰멘(캐나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에서도 이 종목 정상에 오른 크라머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크라머는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자 1만m 경기에서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이스 도중 레인을 바꾸는 과정에서 코치가 잘못 알려줘 실격 처리 됐다. 크라머의 어이없는 실수로 금메달은 이승훈에게 돌아갔다. 크라머는 당시 고글을 집어던지며 분노했다. 앞선 5000m에서 우승했던 크라머는 어이없게 2관왕 도전에 실패했다. 당시 크라머에게 잘못된 지시를 한 건 게라드 켐케스 코치다. 크라머는 "켐케스 코치는 네덜란드의 최고의 코치다. 그 당시의 감정보다는 그와 훈련하면서 내가 발전해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며 의리를 지켰다.
 
여전히 크라머는 빙속 장거리에서 적수가 없는 최강자다. 평창 대회 전까지 올림픽 금메달 3개(5000m 2개·팀추월 1개), 은메달 2개(5000m 1개·1만m 1개), 동메달 2개(팀추월 2개)를 따냈다.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선 금메달을 무려 17개나 거둬들였다. 지난해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도 당당히 5000m와 1만m를 석권했다.
 
'운하의 나라' 네덜란드는 스케이팅 강국이다. 17세기부터 겨울철에 하천이 얼면 스케이트를 타고 이동했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선 12종목 중 8개 종목에서 금메달 8개를 휩쓸었다. 평창올림픽에서도 첫째날 여자 3000m에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했고, 남자 5000m에서 크라머가 우승했다. 그런 네덜란드에서도 크라머는 '수퍼스타'로 통한다. 키 1m85㎝, 몸무게 85㎏의 당당한 체격에 훈훈한 외모, 실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네덜란드 기자들은 크라머를 따라다니며 한 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했다. 개인 스폰서들도 많아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메인 모델이 크라머다. 크라머는 이번 대회에선 1만m(15일), 팀 추월(예선 18일, 결승·동메달결정전 21일), 매스스타트(24일)까지 네 종목에 출전한다.
이승훈이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역주하고 있다.강릉=오종택 기자

이승훈이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역주하고 있다.강릉=오종택 기자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이승훈도 기분좋게 올림픽을 시작했다. 이승훈은 6분14초1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5위에 올랐다. 5조에 배정된 이승훈은 바트 스윙스(벨기에)와 함께 레이스를 펼쳤고, 경기 막판에도 힘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8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은 2014년 소치 대회에선 팀 추월에 집중하느라 이 종목 12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5000m 출전은 줄이고,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에 집중하고 있다.
 
이승훈은 "기록에 만족한다. 6분15초~16초를 목표로 했다. 마지막 스퍼트가 잘 됐다. 많은 분들이 힘을 주셔서 힘이 난 것 같다. 마지막까지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고 올리는 걸 목표로 했는데 해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벌써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 이승훈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걸 개막 전까지는 실감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출발선에 섰을 때 많은 응원을 받아 감동했다"고 했다. 지난해 삿포로 아시안게임 4관왕에 올랐던 이승훈은 정강이 부상 때문에 강릉 세계선수권엔 불참했다. 그는 "강릉에서 실전 경험이 없어 제일 걱정했던 종목이 5000m였다. 좋은 기록을 내 행복하다"고 했다.
 
이승훈 역시 크라머와 똑같이 네 종목에 출전한다. 금메달을 기대하는 주종목은 세계랭킹 1위인 매스스타트다. 김민석(19·평촌고), 정재원(17·동북고)과 함께 나서는 팀 추월도 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승훈은 "5000m와 1만m는 연습이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임했다. 뒤에 중요한 경기들에선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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