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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 축소ㆍ연기 땐 한미동맹 심각한 분열 우려"

“비핵화를 의제에 포함하되 최대한 대북 압박은 유지해야 하며 한ㆍ미 훈련 취소, 제재 완화 등 보상은 안 된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8명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초청한 데 대해 10일(현지시간) 중앙일보의 긴급 설문에서 꼽은 남북 정상회담의 선결 조건들이다. 미국 백악관이 본지에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와 별개로 진전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후 실시한 e메일 설문에서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 연구원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 연구원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백악관이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봄에 실시할 예정인 한ㆍ미 연합훈련 연기 또는 축소를 주장할 경우 이같은 행동을 지지할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최근 두 나라의 대북정책의 충돌을 보면 한ㆍ미 동맹의 심각한 파열을 막을 수 있을 지가 긴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소장은 “김정은의 최고 희망사항엔 정상회담을 통해 제재 완화를 얻어내고 한ㆍ미 동맹을 붕괴시키고 핵무기를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일방적 양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소장.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소장.

 
8명의 전문가 중 대다수는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에 비핵화를 포함하거나 북한으로부터 최소한 비핵화에 관한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과 정상 회담에 앞서 최소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명시적인 약속을 원할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의 어떤 진전된 증거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평양을 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를 의제에 포함하고 북한이 도발에 변화가 없는 한 제재는 계속될 것이란 입장을 강조한다면 미국이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반면 문 대통령이 과거 진보정권의 순진한 대북포용정책을 답습해 국제사회의 합의에 반해 북한에 경제적 보상을 제공한다면 효과도 없을 뿐아니라 유엔 제재를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마자르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비핵화를 포함한 군축약속을 포함해 매우 엄격한 조건이 먼저 충족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의 방북에 반대할 것”이라며 “한ㆍ미간 전제조건으로 정확히 뭘 요구할지 어려운 협상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마자르 연구원은 “1992년 남북 비핵화합의를 적절한 조건에서 다시 재개하기로 약속하거나 개성부근의 장사정포를 포함해 비무장지대(DMZ) 부근의 재래식 전력 감축도 남북 당국이 정상회담 전 사전 회담에서 다룰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한ㆍ미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연기를 추진할 경우 한ㆍ미 동맹의 심각한 분열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ICAS) 연구원은 “북한이 정상회담 이전 남북 군사회담 등에서 연합훈련 취소나 미국 전략자산 배치 중단 등을 요구할지 미국은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한국의 태도가 미국이 문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수용할지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닉시 연구원은 "만약 주한 미 육군이나 공군이 한국 방어를 위한 훈련을 제한받는다면, 한국 이외 적절한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철수를 고려할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자르 연구원은 “북한이 어떤 요구에도 한국 정부가 한ㆍ미 연합훈련 취소를 수용해선 안 된다”며 “미국 정부는 한국이 이같은 제안을 해올 경우 직접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북한 정권은 무엇이든 공짜로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대가로 무엇을 요구할지에 대해 냉정하게 주시해야 한다”며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에 관한 어떤 움직임도 없는 상황에서 군사훈련을 축소 또는 연기하는 것은 평양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박 브루킹스 연구원

정 박 브루킹스 연구원

 
한·미 동맹이 최대한 압박 정책을 유지해 제재 완화나 경제적 보상 등 대가를 제공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공통됐다. 미 의회조사국(CRS) 근무 당시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5억 달러의 대북 비밀 제공을 폭로했던 닉시 연구원은 “과거 두 번의 정상회담 때처럼 트럼프 정부도 사전에 반대하진 않을 것으로 보지만 만약 정상회담에서 뭔가 주요 양보를 한다면 공개적으로 비판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크로닌 소장도 “우려되는 건 대화 자체가 아니라 북한이 외부 세계에 지우고자 하는 숨은 비용”이라며 “여기엔 범죄적인 경제활동의 확산, 기본적인 인권의 묵인, 핵 확산 위험 등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우려들을 염두에 두고 동맹과 대북 압박을 유지하면서 김정은에게 나쁜 행동을 보상할것이란 생각을 못하게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동양엔 약한 지도자가 강한 지도자를 방문해 알현하는 전통처럼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방북을 정치적 승리로 포장할 것”이라며 “2000ㆍ2007년 두 차례 방북했기 때문에 이번엔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서울 답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현기ㆍ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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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