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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전략과 계산은....‘올인 전략' 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11일까지 북한의 전략은 ‘올인’이었다. 그가 "민족의 대경사"라고 언급했던 평창 겨울올림픽에 473명의 대표단을 보내고, 23명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다. 고위급 대표단엔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포함했다. 또 자신의 첫 비서실장(서기실장)이던 김창선 서기실 부부장도 내려보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1일 평창올림픽이 민족의 대경사라는 내용의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1일 평창올림픽이 민족의 대경사라는 내용의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측 대표단의 방한 기간 태도도 이전과 달랐다. 10일 밤 북측 응원단이 착용한 가면이 김일성 사진이라는 논란에 대해서 북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고, 8일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에서 공연하려던 음악(모란봉)에 문제가 있다고 남측 당국자가 지적하자 아예 빼버렸다.   김일성 일가와 관련한 말 한마디에 민감해하며 공연을 거부하거나 행사 진행을 중단시켰던 이전의 태도를 고려하면 많은 변화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직접 오지 않는 이상 이보다 대표단의 급(級)이 높을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남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라는 지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안내하고 있다. 목에 파란 이름표를 착용하고 걷고 있는 사진의 오른쪽 인물이 김창선이다. [사진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안내하고 있다. 목에 파란 이름표를 착용하고 걷고 있는 사진의 오른쪽 인물이 김창선이다. [사진 공동취재단]

 하이라이트는 10일 대표단 단원으로 온 김여정이 내놓은 정상회담 카드였다.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에서 정상회담은 김정은의 마지막 카드로 여겨왔다. 김정은이 직접 나섰는데도 진전이 없을 경우 김정은의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는 올인 카드다.  
평창 겨울올림픽 축하공연을 위해 방남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지난 8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한복을 입고 공연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평창 겨울올림픽 축하공연을 위해 방남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지난 8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한복을 입고 공연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해 남측의 대화 제의에 대꾸도 하지 않던 김정은을 변하게 한 이유는 뭘까.
 우선 미국의 군사적 옵션 사용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미 국방부도 8일(현지시간)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군사 옵션을 개발, 유지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지난 9일 해군 2함대를 찾아 천안함을 견학하고 탈북자들을 만났다. 이어 개막식 직전 리셉션 행사에 늦더니 5분 만에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북ㆍ미 간 만남을 추진했던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의 표출이나 다름 없었다.  
전현준 우석대 겸임교수는 “김정은이 지난달 두문불출하다시피 하며 올림픽 이후의 전략을 고민했을 것”이라며 “북한이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는 하지만 미국이 실제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상당한 두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이를 토대로 판 흔들기에 나섰다는 견해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여정이 청와대로 가는 중에 자신을 특사라고 한 것은 남측 특사의 방북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위협을 막고 남북 관계의 속도를 높이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개발한 핵을 인정받고 더 이상 핵실험이나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부분 인정, 부분 동결을 통해 평화공존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대북제재 강도가 커지면서 겪고 있는 경제적 압박을 탈출하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북한 관련 업무를 한 전 정부 당국자는 “북한 대표단이 방한하는 것조차 대북제재의 눈치를 봐야 할 정도로 꽁꽁 묶여 있다”며 “김정은이 집권 이후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줬는데 어려움이 가중되자 승부수를 띄운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1980년대 후반 옛소련을 비롯해 사회주의 형제국으로 여겼던 동유럽 국가들이 개방화로 위기 상황에 봉착하자 91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서명한 일이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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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