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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 “남북관계, 비핵화 별개로 진전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0일 오후 강릉 아레나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경기를 함께 관람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북한의 평양 방문 초청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펜스 부통령이 귀국길 비행기에서 공개했다. [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0일 오후 강릉 아레나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경기를 함께 관람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북한의 평양 방문 초청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펜스 부통령이 귀국길 비행기에서 공개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와 별개로 앞서갈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9일 밤(현지시간) 북한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양 초청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의 질의에 “우리는 동맹 한국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최대한의 압박을 포함한 통일된 대북 대응을 하기 위해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NSC 대변인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밝혔듯이,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 핵 프로그램을 해결하는 것과 별개로 진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북한이 보여 온 협상 전력은 잘 알려져 있다”며 “우리는 환상을 갖지 않고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NSC 대변인은 10일에도 본지에 “우리는 한국과 통일된 대북 대응을 위해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다”고 짧게 밝혔다. 이미 청와대와 북한의 문 대통령의 평양 초청에 대한 대응 방침을 놓고 협의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미 백악관이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와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 태도 변화 없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관련 발언까지 직접 인용했다. 지난달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을 함께 이뤄야 한다. 이 두 가지는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또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북핵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이다.
 
방한을 마치고 10일 밤 귀국길에 오른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하면서 한ㆍ미ㆍ일 3국의 대북 압박 공조를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에어포스 투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한ㆍ미ㆍ일 3국은 북한이 핵ㆍ탄도미사일 계획을 포기할 때까지 북한을 경제적, 외교적으로 고립시켜야 한다는 데 빛샐 틈(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북한이 핵 야욕을 포기할 때까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해야 할 일들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한국을 떠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강릉에서 쇼트트랙 경기를 함께 관람하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회담 내용을 전해 들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북한에 최대한의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 고위 관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초청을 수락하고자 하는 바람이 펜스 부통령의 방한 메시지를 훼손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조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펜스 대통령은 2박 3일 방한 동안북한 측과 어떤 접촉도 피했다. 9일 개막식 직전 리셉션장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과 앉은 헤드 테이블엔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을 이유로 늦게 온 후 의례적 악수조차 하지 않고 5분 만에 떠났다. 개막식장에서도 바로 뒷자리에 앉은 두 사람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에 “인사도 나누지 않은 건 미국뿐 아니라 북한도 마찬가지로 상호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김정은 위원장의 문 대통령에 대한 전격적인 평양 초청은 남북 화해의 가장 최근의 신호”라면서도 “주요 군사동맹인 한ㆍ미 관계를 이간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한다는 신호를 보여주지 않는 한 강력한 국제 제재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북 관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하면서다.
워싱턴 포스트도 “군사훈련 취소 요구에 이어 정상회담 초청으로 김정은의 동맹을 분열시키겠다는 결심은 확고해 보인다”고 전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재단 연구원은 이 신문에 “여동생을 보내 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김정은에 의해 잘 연출된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계획하는 동안 한ㆍ미 동맹이 훈련을 재개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북한의 한국 대통령의 평양 초청이 한ㆍ미 동맹을 딜레마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북핵 억제 방안을 둘러싸고 미국과 견해차가 커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이를 수락할지 모처럼 남북관계 해빙 기회를 포기하며 거절할지 진퇴양난”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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