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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시절' 올림픽 전사, 예술가 되어 평창 찾는다

알렉시 파파스. [NYT 캡처]

알렉시 파파스. [NYT 캡처]

 알렉시 파파스(27·여)는 육상 선수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그리스를 대표해 출전했고, 10㎞를 31분36초로 통과하면서 그리스 기록을 경신했다. 
 
 영화제작자는 파파스의 또 다른 직업이다. 장거리 육상 선수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 스포츠 영화 ‘트랙타운(Tracktown)’에서는 연출은 물론이고 각본, 연기까지 맡았다. “협동적 매체인 영화는 운동선수로서 팀에서 뛸 때의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고 파파스는 말한다. 
 
 이번 평창 겨울 올림픽에 그는 선수가 아닌 예술가 자격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파파스 등 전·현직 올림픽 선수 4명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예술 프로젝트인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를 위해 평창에 모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때 선수복을 입고 펜싱·육상·투창(창 던지기)·바이애슬론 종목서 메달 사냥에 나섰던 올림피안들이 예술가가 되어 올림픽 현장에 돌아오는 것이다.
프랑스 거리 예술가 JR이 2016년 리우 올림픽을 기념해 만든 대형 작품. [JR 인스타그램 캡처]

프랑스 거리 예술가 JR이 2016년 리우 올림픽을 기념해 만든 대형 작품. [JR 인스타그램 캡처]

 이 예술 프로젝트는 스포츠와 문화의 융합을 강화한단 취지로 IOC가 2014년 ‘어젠다 2020’에 담은 내용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당시 프랑스 거리 예술가인 JR과 독일 작가 틸만 슈펭글러 등이 참여했었다. JR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고층 아파트 옥상에 높이뛰기 하는 선수의 모습을 형상화한 대형 구조물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는 참여자들 모두가 적어도 한 번씩은 올림픽에 출전한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파파스를 포함해 로알드 브래드스톡(영국·투창), 장 블레즈 에바쿼즈(스위스·펜싱), 래니 반스(미국·바이애슬론)등이 주인공이다. 파파스를 뺀 3명은 현재 선수직을 내려놓은 과거의 올림픽 전사들이다. 
 
 NYT에 따르면 이들은 겨울 올림픽 기간 선수촌에서 선수들이 참여하는 영화를 찍고 그림을 그리는 등 예술 활동을 이끈다.
 파파스는 트랙타운의 공동 연출자였던 제레미 타이처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NYT는 “미국 배우 닉크롤이 출연하는 단편 서사 영화를 만든다. 올림픽 가치에 대한 시적 탐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화는 올림픽이 끝나면 IOC 홈페이지나 파파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된다.
 
 나머지 3명은 브래드스톡의 감독 하에 대형 그림을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선수촌에 빈 캔버스를 설치하고 선수들이 그림을 그리도록 한다는 계획인데 “각 그림은 올림픽 15개 종목 중 하나를 나타낼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하루 한 개씩 총 15개의 그림이 완성되면 이를 모아 하나의 큰 그림으로 선수촌에 전시할 예정이다. 
로알드 브래드스톡. [NYT 캡처]

로알드 브래드스톡. [NYT 캡처]

 브래드스톡은 창 던지기 종목으로 1984년 LA 올림픽과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경기를 치른 바 있다. 미국 댈러스의 남감리교대학서 스튜디오 아트 학위를 받은 그는 화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내 자신이 예술가인지 운동선수인지를 묻는다면, 50대 50이라고 생각한다. 둘을 분리 할 수 없고, 그러길 원치 않는다”고 말한다.
 브래드스톡은 앞서 올림픽 대표 선수 선발 경기에 손으로 그린 그림으로 디자인된 복장을 입고 등장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창 외에 골프공(약 155m)과 아이팟(약 141m) 등을 멀리 던지는 것으로 세계 기록을 보유한 화제의 인물이기도 하다. 
 
 브래드스톡과 함께 할 스위스 펜서인 에바쿼즈도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에페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었던 올림피안이다. 지금은 전문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 블레즈 에바쿼즈. [NYT 캡처]

장 블레즈 에바쿼즈. [NYT 캡처]

 2006년부터 세 차례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전직 바이애슬론 선수 래니 반스도 브래드스톡을 돕는다. 한때 쌍둥이 동생과 동료로서 설원을 같이 누볐던 그는 현재 목탄으로 야생동물 초상화를 그리는 데 푹 빠져있는 예술가가 됐다. 
 
 반스는 5분 늦게 태어난 동생과의 훈훈한 미담 주인공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몸이 아파 출전권을 놓쳤는데 동생 트레이시 반스가 자신의 출전권을 포기하면서 그가 대표 자격을 이어받은 것이다. 이 사연은 당시 미 전역에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래니 반스.[NYT 캡처]

래니 반스.[NYT 캡처]

 한편 프란시스 가베 올림픽 문화유산 재단 감독은 이 같은 예술 프로젝트에 대해 “예술과 문화는 올림픽 정신의 DNA 중 하나”라며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예술에 더 가까이 가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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