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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연휴 시월드와 친정 갈 때 명절 룩 이렇게

기자
정영애 사진 정영애
정영애의 이기적인 워라밸 패션(3)
의식주 생각만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시절을 지나 워라밸-Work(일), Life(인생), Balance (균형)-이 중요한 시대에 살아가는 한 여성으로서 패션 디자인실장이 되기까지의 삶을 돌아본다. 나의 과거와 함께, 한 기업의 직장인으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한 가정의 주부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한 가문의 며느리로서 한국에서 여성이 직업을 가지고 균형 있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해당 시절의 패션과 변화된 현재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해본다. <편집자>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하지?'
'언제 몇시에 출발해서 가야 할까?'
'이번엔 용돈을 얼마나 드려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한국 최대의 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다. 며느리들이 명절 때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명절 증후군’이라는 병이 생긴 지 오래고, 최근에는 명절을 피하기 위해 가짜 팔 깁스가 인기일 정도다.
 
시어머니가 젊은 시절엔 며느리로서 한이 맺힐 정도로 온갖 고생을 다 하셨던 터라 ‘내가 시어머니 되면 며느리를 절대 힘들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운이 좋은 나는 명절 때 음식은 그냥 시장에서 여러 가지 사다가 시댁에 가지고 가서 명절 당일에만 세 끼니를 해 먹는다. 설거지는 거의 시어머니 몫이다. 
 
설날 당일만 빼고 나머지 날들은 모조리 외식 아니면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다. 옷도 차려입고 가기보다는 평소 편하게 입는 평상복이다. 시댁에서는 시어머니가 주는 헐렁하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뒹굴뒹굴하다 오는 게 나의 명절이다.
 
 
시어머니 vs 며느리 뇌 구조도. [일러스트 정영애]

시어머니 vs 며느리 뇌 구조도. [일러스트 정영애]



 
며느리의 겉옷 상표까지 확인하는 시어머니
최근 시댁 갈 때의 옷차림은 최대한 허름하게 입고 가고 친정 갈 때는 최대한 멋 부려 있어 보이게 입고 가라는 말도 나왔다. A양의 일화다. A양은 결혼 같은 특별한 격식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요즘 며느리가 그렇듯이 남의 이목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친정이나 시댁 갈 때도 옷차림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요양병원에 계시는 시어머니를 방문하기 위해 평소 입던 대로 옷을 입고 갔다. 겉옷을 벗어서 시어머니 침대에 잠깐 걸쳐놓고 병실 밖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그때 시어머니가 A양 겉옷의 상표를 확인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시어머니는 뇌졸중으로 오른쪽 절반은 마비 상태라 요양병원 신세를 질 정도로 거동이 불편한 상황인데도 말이다. 뇌 문제 때문에 말을 못 해 원하는 걸 표현하려면 손짓과 눈짓의 바디 랭귀지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어느 날은 며느리가 메고 온 가방을 가리키며 뭐냐고 한참을 바디랭귀지를 하며 궁금해했다. 그날 메고 간 가방은 약 100만원 정도 하는 명품이었는데, 친구가 자신은 필요 없다며 쓰다가 준 것이다. 이런 경험 이후 A양은 시댁 갈 때 가방은 절대 안 들고 갔다.
 
A양의 이야기처럼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겉옷 브랜드와 명품가방을 궁금해하는 까닭은 뭘까. 아무리 아픈 와중에도 옷, 가방 등에 관심이 가는 여자 본연의 본능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 아들이 고생해 번 돈을 며느리가 허투루 쓰며 사치와 허영으로 살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일 수도 있다. 요즘엔 여성도 돈을 벌고 맞벌이하는 세상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그렇다.
 
따라서 이런저런 경험치가 쌓여 결혼 5년 차가 넘어 아이 낳고 슬슬 능구렁이가 돼 갈 때 즈음 시댁 갈 때와 친정 갈 때의 옷차림을 다르게 하고 가는 것은 상식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며느리들이 이렇게 차림새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시어머니의 눈에는 사랑하는 아들의 여자인 며느리의 일거수일투족이 평범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고, 며느리 역시 매사에 신경 쓰는 시어머니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신랑이 돈을 잘 벌어다 주면 티 나게 돼 있다며, 시어머니는 물론 시누이·시동생의 눈초리도 점점 더 매서워진다고 한다. 여성으로서 살림만 했던 어머님들 세대는 아들이 잘났기 때문에 며느리가 호강한다고 생각한다. 집안에 며느리, 형수, 올케 되는 여자들은 며느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한국 여성의 현주소다.


 
친정 갈 때 옷차림은 최대한 신경 써서
세대 간 경험치의 차이는 아무리 얘기해봐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명절 때 무엇을 어떻게 입고 가야 할지는 집안에 따라 상황이 다르니 시집갈 때 옷차림은 괜히 이런저런 듣기 싫은 소리를 듣지 않게 현명하게 대처하고, 친정 갈 때는 잘사는 모습을 보여줘 친정 부모님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리는 게 좋겠다. 물론 이런 생각 자체를 할 필요가 없는 사회가 돼야 하지만, 세상에는 당연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다. 
  
 
경량패딩은 활동하기에 편하고 보온성까지 갖춰 활용도가 높다. 세련된 컬러의 경량패딩을 선택해 편하고 격식있는 명절룩을 완성해 보자. [사진제공 올리비아로렌]경량패딩은 활동하기에 편하고 보온성까지 갖춰 활용도가 높다. 세련된 컬러의 경량패딩을 선택해 편하고 격식있는 명절룩을 완성해 보자. [사진제공 올리비아로렌]경량패딩은 활동하기에 편하고 보온성까지 갖춰 활용도가 높다. 세련된 컬러의 경량패딩을 선택해 편하고 격식있는 명절룩을 완성해 보자. [사진제공 올리비아로렌]경량패딩은 활동하기에 편하고 보온성까지 갖춰 활용도가 높다. 세련된 컬러의 경량패딩을 선택해 편하고 격식있는 명절룩을 완성해 보자. [사진제공 올리비아로렌]
 
명절에 스트레스를 덜 받는 팁이 하나 더 있다. 명절 때  만나는 모든 친척 사람들을 ‘외계인’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을 대할 때 방어보다는 호기심으로 접근할 수 있다. 
 
뇌에서는 기분이 좋다는 생각만 해도 베타-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 베타-엔도르핀은 암세포도 파괴할 정도로 면역을 높여준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강력한 혈압상승제 역할을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근육수축이 일어나고, 좁아진 혈관으로 인해 혈행이 안 좋아지면서 면역이 떨어지고 아프게 된다고 한다(뇌내 혁명: 하루야마 시게오 저 책자 인용).
 
아파봐야 나만 손해다. 발상의 전환으로 ‘명절 증후군’을 떨쳐 보내는 건 어떨까.
 
정영애 세정 올리비아로렌 캐주얼 디자인 실장 jya96540@sejung.co.kr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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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