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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정년연장은 연금 개혁의 '떡밥'

기자
최재식 사진 최재식
최재식의 연금 해부하기(30)
연금개혁은 전략과 방법의 싸움이다. [중앙포토]

연금개혁은 전략과 방법의 싸움이다. [중앙포토]

“왜 연금개혁이 항상 반쪽이지? 재정균형을 이루는 수리계산이 어려운가, 아니면 정책대안을 찾는 것이 어려운가?” 바우씨와 친구들이 논쟁을 벌였다. 그때 누군가 얘기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그렇다. 누가 어떤 전략과 방법으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가 문제다. 수지균형을 이루는 정책대안 찾기가 어려운 게 아니다.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라서 갈등조정이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연금개혁은 ‘무엇을 바꿀 것인가(What to do?)’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개혁을 할 것인가(How to do?)’는 더 중요하다.
 
훌륭한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있어야 연금개혁을 잘 추진할 수 있다. 그래서 비전과 소신을 가진 리더를 확보해야 한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올바른 문제파악에 기초한 비전 제시와 소신 있게 정책문제를 해결하려는 개혁 의지다.
 
리더는 가끔 ‘악마의 대변자(devil's advocate)’가 돼야 한다. 이해관계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신 있게 선의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연금문제를 정책의제로 다루기를 회피하거나 왜곡해서는 안 된다. 이런 면에서 리더의 역사의식이 중요하다.
 
연금개혁은 저항이 심하다. 따라서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개혁주도그룹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룹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해줘야 한다. 의견수렴과 전략적 홍보를 통해 이해와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는 것이 개혁주도그룹이 할 일이다.
 

 
개혁에 앞서 위기 조성 
연금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절박한 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위기의식 없이는 개혁을 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이론에 따르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야말로 상대편에게 진정한 위협이 된다. 벼랑 끝이라는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 연금문제가 늦게 나타나는 것을 고려한다면 현존하는 위기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위기도 부각해야 한다.
 
연금정보를 공유해야 개혁을 위한 합의 유도가 가능하다. 개혁은 언제나 합리성에 근거를 두고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 선택을 하는 어려운 과정이다. 그러나 정보가 공유된다면 납득도 하기 쉽다. 그런 속에서 과거에 구애됨도 없어지고 장래를 내다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도 있게 된다. 연금정보의 공유야말로 이해관계자들의 개혁에 대한 막연한 ‘불안·불신·불만’을 해소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연금개혁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기조성과 비전 정립, 정당성 획득이 필요하다. [중앙포토]

연금개혁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기조성과 비전 정립, 정당성 획득이 필요하다. [중앙포토]

 
연금개혁을 위해서는 비전 정립이 필요하다. 희망적이고 성취 가능한 비전이야말로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는 핵심 수단이다.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의 장래 비전이 제시된다면 좀 손해가 나더라도 그 비전 앞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비전은 공유되고 확산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비전이 공유될 때 기꺼이 개혁에 순응하게 된다. 합리적인 설득과 치열한 공론 과정에서 공유 비전은 ‘길잡이 별’ 역할을 한다. 그래서 비전을 성공적으로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개혁의 발상과 과정은 한 방향보다 양방향, 보안성보다 투명성이 중요하다. 물론 개혁 주체가 일관되게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하향식 개혁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행계획과 세부적인 프로그램까지 획일적으로 결정하려는 것은 과욕이다. 전문가그룹, 제도가입자와 이해관계자들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교감을 해야 한다. 까다로운 협상 상대라도 결국 말하게 해야 올바른 정책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연금개혁이 정당성을 획득하려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절차적 합리성이 확보돼야 한다. 토의와 소통에 기반을 두지 않고 결정된 정책은 비록 실정법이 정한 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정당성이 결여될 수 있다. 시끄럽다고 몰래 개혁할 수 없는 것이다. 정책 결정 과정이 가려져 있었다면 개혁이 올바르게 뿌리내릴 수 없다.
  
진정한 변화를 위한 제도개혁의 시계(視界)는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연금개혁은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을 정해 두고 지속해서 정진해야 한다. 연금제도는 장기성 제도이기 때문에 한 번에 완벽하게 개혁할 수 없다. 개혁의 기조가 굴절되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중장기 청사진이 필요하다.

 
 
단계적인 추진계획은 성공적인 연금개혁을 이끈다. [중앙포토]

단계적인 추진계획은 성공적인 연금개혁을 이끈다. [중앙포토]

 
사회보장제도는 곤란한 사람이 없도록 사회 전체가 안전망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욕심만 차리면 안 된다. 균형 있는 시각과 중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조 하에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을 세워놓고 계속 정진해야 한다. 임시방편의 개혁은 제도 운영을 더 어렵게 할 뿐이다.
 
 
개혁 성공을 위한 유인 기제 
연금제도는 갈등의 장(場), 연금운영은 갈등의 협상 과정이다. 그래서 갈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거부점(veto point)을 약화할 수 있는 유인 기제가 필요하다. 이 경우 연금문제를 연금으로만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연금이 아닌 관련 제도를 유인 기제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연금지급 시기를 늦추면서 정년연장을 유인 기제로 사용하는 것이다.
 
한편, 연금개혁은 기득권의 재편에 따른 저항과 고통을 수반하므로 실행계획과 일정 등이 치밀하게 구성돼야 한다. 정책의제 형성, 개혁 대안 마련, 공감대 형성, 이해 조정을 위한 홍보, 개혁안의 공표 및 실행 등 단계적 추진계획을 명확히 해서 추진해야 한다.
 
최재식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silver2061@hanmail.net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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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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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