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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약진 … 연간 일자리 1300만개 만들어

[차이나 포커스] ‘시노믹스’ 5년 성적표
중국은 창업과 기술혁신, 서비스 혁명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려 한다. 지난해 12월 광저우에서 열린 해외인재박람회에서 로봇이 전자계산기를 조립하는 모습. [광저우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창업과 기술혁신, 서비스 혁명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려 한다. 지난해 12월 광저우에서 열린 해외인재박람회에서 로봇이 전자계산기를 조립하는 모습. [광저우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1기 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나왔다. 최근 10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하강국면이었다. 그런데 2017년에 처음으로 반등세를 보였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2년 시진핑 집권 이래로 7.9%에서 시작해 지속적으로 하강해 2016년에 6.7%까지 하락했지만 지난해에는 6.9%로 소폭 반등한 것이다. 그러나 성장세의 반등보다 중요한 것은 시진핑 1기 집권 5년간 벌어진 중국 경제의 3가지 변화다.
 
제조대국에서 서비스와 소비의 나라로
서방세계는 중국의 최근 10년간 성장률 하락을 우려하지만 이는 규모의 확대를 고려하지 않은 탓이다. 2017년의 중국 GDP(83조위안)는 2008년의 2.6배나 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GDP 순증분(8조3000억위안)만 2008년 GDP의 26%에 달한다.
 
중국이 GDP성장에 목숨 걸었던 이유는 성장이 바로 고용 숫자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연간 740만 명이나 되는 대졸자의 고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가 불안해진다. 중국은 경공업시대에는 GDP 성장률 1%당 150만 명 이상의 고용이 가능했지만 중공업시대로 들어오면서 고용유발계수가 반토막났다. 시진핑은 집권 1기 5년간 ‘뉴노멀(新常态)’을 얘기했다. 그리고 2016년부터는 ‘공급측 개혁’을 부르짖었다. 그 결과 시진핑 집권 이후 5년간 중국은 연간 1300만 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만들어 냈다.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늘어난 것이다.
 
이런 시노믹스(Xi-nomics)의 비밀은 숫자 55.8%에 있다. 중국은 시진핑 집권 5년간 GDP 성장에서 3차산업, 서비스업의 기여도를 55.8%까지 높였다. 공업의 GDP 비중은 40%대로 낮아졌고 공급측 개혁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72%대에 머물던 제조업 가동율을 78%까지 끌어 올렸다. 그리고 투자중심에서 소비중심으로 경제구조를 확 바꾸었다. 2017년 소비로 인한 GDP 성장은 4.1%로, 소비의 기여도가 55.8%에 달했다. 시진핑은 집권 5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제조대국 중국을 서비스대국, 소비대국으로 바꾸어 놓았고 이를 통해 고용유발계수를 높였다.
 
짝퉁대국(C2C)에서 창조대국(CFC)으로
시진핑의 경제정책에서 주목할 것은 전통산업에서는 경쟁력 없는 기업은 도태시키고 살아 남는 기업은 세계 톱5 안에 들어가게 만드는 공급측 개혁이다. 중국은 철도차량, 철강, 원자력, 전력, 해운산업에서 이미 세계적인 거대 공룡기업을 만들어 냈다. 신산업에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산업을 연결하는 ‘인터넷+’ 정책과 ‘대중창업과 만인혁신’ 정책이다. 요즘 중국은 하루에 1만5000개의 기업이 창업한다.
 
전통산업에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의 메카로 전세계에 있는 제품을 모두 베낀다는 C2C(Copy to China)로 불렸지만 이젠 옛말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등장하고 4차산업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중국이 변했다. 온라인투오프라인(O2O), 공유경제, 4차혁명분야에서는 이젠 CFC(Copy from China)다.
 
예전에 신산업은 미국을 벤치마크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그러나 공유경제에 있어서는 다르다. 기술의 시작은 미국이었지만 지금 시장의 메카는 중국이다. 미국에 있는 모든 공유경제모델은 중국에도 있고, 중국에는 있지만 미국에는 없는 모델이 하루에도 수십 개가 튀어 나온다. 7억7000만 명의 인터넷 가입자와 13억6000만 명의 모바일 가입자가 만들어낸 것이다.
 
철강·화학·조선·기계·가전 등 전통제조업에서 한국은 중국의 선생님이었지만 공유경제, 4차혁명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잘하거나 빠른 것이 없다. 이젠 핀테크, 블록체인, 빅데이타 등에서 한국은 중국의 선생님이 아니라 중국을 카피해야 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모든 정책을 점,선,면으로 한다. 신산업은 먼저 한 개의 점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성공하면 몇 개로 확장해 선을 만들고 문제가 없으면 전국으로 확산하는 면의 전략을 쓴다. 점의 경우는 네거티브 규제와 규제 샌드박스제도를 쓴다. 공유경제, 4차혁명시대에 신기술, 신모델이 중국에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한국에서는 핀테크, 암호화폐, 빅데이타 등에서 신기술이 기존제도와 충돌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이다. 중국은 지금 인공지능(AI), 로봇, 드론과 함께 일하고 한국은 아직도 사무실에서 엑셀 신공과 기업자원관리(ERP)에 의존해 일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히트한 영화 중 하나가 손오공이 머리카락을 뽑아 훅 불면 수십 명이 바로 복제되는 스토리가 있는 서유기다. 중국 드디어 영장류, 원숭이의 복제에 성공했다. 중국의 노령화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지만 중국이 마음 먹으면 1년만에 14억 인구를 28억명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기술을 확보했다.
 
창업대국에서 유니콘 양성소로
중국은 지금 제조업에서건 신산업에서건 간에 OEM에서 브랜드로, 추격자에서 선두주자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벌어진 특허 신청 건수, 시총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인 유니콘수, 대표기업의 시가총액을 보면 기가 질린다.
 
중국은 경제굴기에 이어 기술굴기, 특허굴기에 나섰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세계지식재산권지표 2016’에 따르면 중국은 21.5% 증가한 134만 건의 특허를 출원해 6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59만 건을 기록한 2위 미국의 두 배가 넘는다. 하루 1만5000개, 연간 553만개씩 창업하는 기업들이 일 낸다. 한국은 청년실업에 고민이 깊어 새 정부도 다시 청년 창업에 뛰어 들었지만 중국의 젊은이는 창업이 목표가 아니라 유니콘이 목표다. CB인사이트가 조사한 2017년 세계 유니콘기업 226개중 61개가 중국기업이다. 세계 10대 유니콘기업 중 4개가 중국기업이고 시총비중은 47%나 된다.
 
세계증시 시총 상위 10대기업에 중국은 텐센트, 알리바바, 공상은행 3개 기업이 들어가 있고 시총비중은 25%나 된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16위로 중국의 1위기업인 탄센트 시가총액의 57%에 불과하다. 중국기업의 삼성전자 시총 추월은 불과 최근 2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 이후 한중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힘이다. 약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신경 쓰는 강자는 없다. 대중관계에서 중국의 끝없는 부상에 한국이 강해지지 않으면 답이 없다. 중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과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의지가 중요하다. 지난 25년간 한국인의 뇌리에 각인된 제조시대의 중국은 이제 잊어야 한다. 중국의 변화를 아직도 제대로 못 읽고 10년동안 지속해온 중국 위기론, 중국 붕괴론 만 계속 읊조리고 있으면 답이 없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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