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상의하달보다 직원 창의성 키우고 해외 인재 발굴해 적극 끌어들여야"

해외 두 석학의 삼성에 대한 제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나면서 삼성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스피드 경영’의 부활을 시사했다. 스피드 경영은 이건희 회장이 임직원에게 강조했던 경영 철학이다. 5년, 10년 뒤를 내다보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투자 기회를 선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오너 부재로 미뤄졌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석방 이틀 뒤인 7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최대 3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자동차 전장 부문을 중심으로 해외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삼성그룹을 연구하는 해외 석학들에게 삼성의 현재 과제와 미래 대비책에 관해 들어봤다.

“삼성이 통달한 하드웨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면 창의성과 글로벌 재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아쉬운 대로 지금 시스템으로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료기기·소프트웨어 등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한다면 창의성과 글로벌 인재 발굴은 너무나 중요하다. 둘은 서로 연결돼 있기도 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삼성 ‘관찰자(와처)’로 꼽히는 타룬 카나(사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제언이다. 카나 교수는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20여년간 삼성을 연구했다. 하버드대에서 삼성 임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2011년 송재용·이경묵 서울대 교수와 공동으로 작성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실은 ‘삼성 경영의 패러독스’를 비롯해 삼성 관련 논문을 다수 집필했다.
 
카나 교수는 9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의 장점으로 스피드 경영, 품질에 대한 집념, 위험을 무릅쓰는 모험가의 면모를 꼽았다. 특히 핵심 역량을 육성하는 변함없는 능력과 끈질긴 칠전팔기 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몇 년 뒤에도 삼성이 글로벌 리더로 인식되고 번창하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봤다.
 
첫째는 회사 전체를 통틀어 창의성을 키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은 정체성이 뚜렷한 산업 분야에서 상의하달(top-down)식 명령을 따르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평사원도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하더라도 벌 받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카나 교수는 삼성이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조직이라는 점은 높이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설립한 조직 ‘삼성 넥스트’가 좋은 예다. 삼성 넥스트는 베를린, 뉴욕, 샌프란시스코, 서울에서 운영된다. 그는 “펀딩 조직이면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이고, 인큐베이터이면서 인수합병(M&A) 전문조직이기도 하다”며 “삼성의 혁신 시도 가운데 하나며, 삼성의 한계를 넓혀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나 교수는 이같은 ‘시도(try)’ 자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도하지 않으면 진전이 없다”며 “삼성의 미래에 관해 가장 고무적인 점은 시도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글로벌 인재를 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97년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 글로벌전략그룹(GSG)을 만들 때부터 삼성은 해외 인재 유치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그동안 진전이 더뎠다. 한국인이 아닌 임직원의 성공 사례가 특히 고위직을 중심으로 늘었지만, 아직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또 해외에 있는 인력이 독자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서울의 지시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것도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했다.
 
카나 교수는 “삼성은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브랜드를 키워내며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며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 찾기는 실현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관련기사 
● 삼성, 글로벌 경쟁력 위대한 브랜드, 직원 공정하게 대하고 약자 도와야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