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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서도 장성급 6명 방산업체로 … 여전한 ‘군피아’

퇴역군인·방산업체 커넥션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문재인 정부에서도 군 출신들의 방산업체행은 이어졌다. 지난해 5월부터 올 1월까지 모두 6명으로 이중 일부는 방위사업을 담당했었다. 인사혁신처 공직자윤리위에서 재취업이 불허된 경우는 없었다.
 
지난해 3월 전역한 예비역 공군소장 A씨는 2014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방위사업청 지휘정찰사업부장으로 재직했다. 당시 핵심사업 중 하나가 전술정보통신체계(TICN·Tactical Information Communication Network) 구축이었다. 기존 아날로그식 군 통신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화시스템이 2010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5년 완료했고 지난해 말 방사청과 4616억 원 규모의 TICN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2023년까지 이 품목으로 2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씨는 올 2월부터 한화시스템 전무로 일할 수 있게 됐다. 자신이 관장했던 기술개발사업을 한 업체의 임원으로 가게 된 것이다. A씨는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전문성이 있고 공공에 이익에 기여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육군개혁실장으로 전역한 예비역 육군소장 B씨는 전역 한 달 만에 한화지상방산 해외마케팅 임원을 앞두고 있다. 한화지상방산은 육군의 대표적 화력 체계인 K-9 자주포와 K-9에 탄약을 보급하는 K10 탄약운반 장갑차, K77 사격지휘장갑차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 전장에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목적 무인차량, 차륜형 전투로봇 등을 개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육군개혁실에 대해 “군 전력증강 계획을 세우고 기획관리참모부가 합참에 소요(所要)를 제기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개혁실장은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자리”라며 “업체 입장에선 장기 소요를 파악해 미리 대비하면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ROC(작전요구성능)에 업체의 특정 성능을 포함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관련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도 B씨는 취업심사를 ‘무사 통과’했다. 정작 문제를 삼은 건 국군 기무사령부였다. 지난 1일 B씨의 자택과 육군개혁실을 압수수색했다. 군 관계자는 “수사 사항이라 정확한 내용을 공개할 순 없다”면서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 사유”라고 말했다. 육군 전력파트 관련 비밀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달 전역 예정인 육군방공학교 부교장인 C씨는 방산업체인 한화디펜스에 재취업이 허가됐고 공군 우주발전처장 출신 예비역 공군대령 D씨는 한국항공우주산업 간부로 이동했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나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면 취업할 수 없다’(17조)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유관 기관에 재취업하려면 심사를 받아야 한다. 4급 이상 공무원(중령 이상 군인)이 대상이다. 원칙적으로 정부 재정 보조와 연관되는 업무거나 인허가, 물품 구입 계약 등 이해관계를 가지는 업무는 재취업이 제한된다. 하지만 예외조항이 있다.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34조는 특별한 경우 재취업을 허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국가 안보상의 이유나 국가 대외경쟁력 강화 ▶취업제한기관에서 경영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해당 산업분야 발전에 특히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증명되고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 등 9가지다. A·B씨 등 방산업체 취업자의 상당수가 ‘특별하게’ 허용된 경우였다.
 
최성광 인사혁신처 취업심사과장은 이와 관련, “본인이 9가지 예외 사유 중 해당 사항을 정해 관련 증빙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민간위원 7명, 정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과반 찬성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며 “과거 사례나 판례 등을 동원해서 검토한다”고 전했다. 절차에 따른 결정이란 취지다. 그러나 투명성 면에선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심사위원부터 비공개다. 정부위원은 차관급이고 민간위원에 법조인이 포함되는 것 정도만 알려졌다. 승인 사유도 결정 과정도 비공개다. 최 과장은 “개별 사례를 통해 허가 기준을 밝혀달라”고 요구에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방산업체와의 업무 연관성이 어떻게 면책받을 수 있었는지 당사자나 결정권자 외엔 알 수 없는 구조란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방산비리는 이적행위”라고 강하게 질타했었다. 두 달 뒤 문 대통령이 주재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퇴직 군인과 방산업체의 유착 방지를 위해 퇴직자 취업제한 대상을 늘리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관련 규정이나 절차가 달라진 건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방산업체의 경우 재취업 불허 결정이 내려진 바도 없다. 이명박 정부 5년 간 119명 중 19명, 박근혜 정부 4년 3개월 만 96명 중 15명이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일각에선 방산 관련, 취업제한 대상기관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DD는 한 해 예산 1조 8000억원 중 1조원 이상을 방산업체에 연구개발비로 지출한다. ADD출신 본부장급 연구원들 상당수는 퇴직 후 방산업체 고위직으로 재취업한다. 자신의 퇴직에 대비해 일감을 몰아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ADD 출신들은 정부의 취업 심사를 받지 않는다. 예비역 군 장성들이 ADD에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더라도 이는 역시 심사 대상이 포함되지 않는다. ADD와 마찬가지로 국방부 출연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의 경우 한해 예산이 1600억원임에도 재취업 심사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군 내부 사정에 밝은 예비역은 “2016년 정부가 취업 제한 기관을 확대할 때 힘이 약한 기품원만 들어가고 정작 포함됐어야 할 ADD는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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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