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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마다 검진 ‘침묵의 살인자’ 막는다

일러스트=강일구 ilgook@hanmail.net

일러스트=강일구 ilgook@hanmail.net

김모(54)씨는 평소 음식과 술을 즐기고 운동은 별로 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는 건강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시행한 정기검진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조기 간암으로 최종 진단이 나왔다. 현재는 복강경으로 간암절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이모(49)씨는 B형 간염 보유자이지만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평소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고 지내왔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와 종양표지자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상급병원을 찾아갔다. 마찬가지로 정밀검사를 시행한 결과 원격전이를 동반한 진행성 간암으로 최종 진단받았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여전히 암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내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암 중에서도 간암의 사망률은 2위로 집계됐다. 인구 10만 명당 21.5명꼴로 숨진다. 특히 40·50대 중년 연령대에서는 전체 암 사망률 1위가 간암이다. 사회·경제적 손실이 가장 큰 암으로 꼽힌다.
 
과거 간암의 주요 발생 원인인 B형 간염에 대해 백신과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간암은 곧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0여년간 간질환 사망률은 1983년 10만명당 31.5명에서 2016년 10만명당 13.3명으로 57.7%나 감소한 반면 간암 사망률은 그렇지 않다. 1983년 10만명당 16명에서 2016년 21.5명(34.4% 증가)이 됐다. 항바이러스제가 적극적으로 사용된 덕분에 B형 간염 환자가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사례는 급격히 줄었으나 바이러스를 보유한 채 오래 사는 사람이 늘면서 간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자각증상 발생하면 이미 늦어
간암으로 진단받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진행성 간암 상태에서 발견되고 있다. 간암은 기존에 질병이 있던 간에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지만, 간의 특성상 만성 간질환이 있더라도 대부분 겉으로 드러나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체중이 빠지거나 배에 복수가 차오르는 등 일단 자각 증상이 발생한 시점에는 이미 병은 한참 진행된 상태다. 이 때문에 간암은 소리 없이 찾아오는 일명 ‘침묵의 살인자’라고 알려져 있다. 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환자 대부분은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빈도가 높은 만성 간질환은 B형 간염이고, 그 다음으로 C형 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순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만성 간질환을 예방하거나 잘 관리하면 간암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만성 간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혹은 간경변증 등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간암의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간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적어도 매년 두 번, 6개월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받는 게 좋다. 이 간격이 6개월 이상으로 길어지게 되면 간암 조기 진단이 어려워질 수 있다. 간암을 조기에 진단받는 경우 5년 생존율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치할 수 없는 만성 간질환을 이미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통해 조기에 간암을 진단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가에 B형 간염환자 있으면 조심
다행히 간암의 주요 원인인 B형, C형 간염은 혈액검사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간염 보유가 확인이 되면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암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실제 B형 간염은 모체·태아 간의 수직 감염이 주된 감염 경로다. 그런 만큼 외가에 간염이나 간암 병력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B형 간염 발병 여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B형 간염은 아직까지 바이러스를 완전히 박멸할 수 있는 약제는 나와 있지 않다. 다만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장기간 B형 간염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해 간암 발생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
 
또한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C형 간염 환자는 3~6개월 간 단기간 약물만 복용해도 바이러스의 95% 이상이 박멸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진행성 간섬유화나 간경변증으로 악화되기 전에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박멸하게 되면 간암의 발생 위험은 거의 없어지게 된다. 또 다른 간암의 위험 요소인 알코올성 간경변증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경우는 금주, 식이조절, 운동, 적정 체중 유지 등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만일 간암 진단이 나온 환자는 이후 영상검사를 받고, 간기능 평가를 통해 암의 진행 상황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간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간 부분 절제술, 국소 종양 소작술(고주파 열치료, 냉동치료, 알코올 주입 치료 등), 간동맥 화학 색전술, 방사선 치료(정위체부 방사선 치료, 양성자 치료, 중성자 치료, 중입자 치료) 등이 있다. 간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 간암과 동시에 만성 간질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간 이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간암이 이미 많이 진행되었다면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임상시험 등 새로운 치료법을 고려하게 된다. 간암을 잘 치료하더라도 남은 간이 여전히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다면 간암 재발의 위험이 있기에 간암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강원석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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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