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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개마고원서 한두 달 지내는 게 꿈”, 김여정 “가까운 거리 오기 힘드니 안타까워”

청와대 회동 어땠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작성한 방명록. [사진=청와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작성한 방명록.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특사단의 만남은 2시간50분간 이어졌다. 청와대에서의 접견과 오찬으로 이어진 일정이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10일 오전 11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본관 현관 밖으로 나가 김여정 일행을 맞았다. 10분 뒤 문 대통령이 접견실에 들어서자 북측 대표단이 일어서 맞이했고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김여정과 악수를 하며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고 김여정도 미소를 지었다. 이어 자리에 앉은 문 대통령은 “어제 늦게까지 추운데 고생하셨다”고 말했고 뒤이어 비공개로 접견이 진행됐다.
 
북한 함흥 출신의 실향민 2세인 문 대통령은 자신의 방북 경험부터 소개했다. 그는 “금강산과 개성만 가 보고 평양은 못 가 봤다”며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때 어머니를 모시고 이모를 만나러 간 적이 있다. 개성공단도 가 봤다”며 “(2007년) 10·4 (남북)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총괄책임을 지고 있었다. 백두산 관광도 합의문에 넣었는데 실현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오늘의 대화로 평양과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동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소개하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 북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이라며 “두 분을 모신 것만 봐도 남북 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928년 2월 4일생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뒤늦게나마 생일을 축하한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는 문 대통령의 덕담에 “조국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건재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청와대가 전한 김 특사 일행과 문 대통령의 대화다.
 
▶문 대통령=“나는 등산과 트레킹을 좋아한다. 젊었을 때 (북한) 개마고원에서 한두 달 지내는 것이 꿈이었다. 집에 개마고원 사진도 걸어 놨었다. 그게 이뤄질 날이 금방 올 듯하더니 다시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이렇게 오신 걸 보면 마음만 먹으면 말도 문화도 같기 때문에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김여정=“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후) 한 달 하고도 조금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 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개막식 소감은 어떠냐.”
 
▶김여정=“다 마음에 든다. 특히 우리 단일팀이 등장할 때가 좋았다.”
 
▶문 대통령=“처음 개막식 행사장에 들어와 (김여정 특사와) 악수를 했는데 단일팀 공동입장 때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다시 축하 악수를 했다.”
 
▶김영남=“체육단이 입장할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 역사를 더듬어 보면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 문익점이 목화씨를 갖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는데 문익환 목사도 같은 문씨인가.”
 
▶문 대통령=“그렇다. 그 동생분인 문동환 목사를 지난해 뵈었다.”
 
이날 오찬은 “한반도의 팔도 음식이 다 들어가는 개념”(청와대 관계자)의 한식으로, 메인 메뉴는 강원도 대표 요리인 황태였다. 북한의 백김치와 남측의 여수 갓김치가 제공됐고, 후식으론 천안의 호두과자와 상주 곶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호두과자가 천안 특색 명물이다.”
 
▶김영남=“건강식품이고 조선 민족 특유의 맛이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남북한 언어의 억양이나 말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반대더라.”
 
▶김여정=“우리와 다른데 그것부터 통일해야겠다.(웃음)”
 
▶김영남=“남측에서 온 분을 만났더니 할머니에게 함흥 식해 만드는 법을 배웠고, 그래서 많이 만들어 먹는다고 하더라.”
 
▶문 대통령=“우리도 식해를 잘 만드는데 저는 매일 식해를 먹고 있다. 함경도는 김치보다 식해를 더 좋아한다.”
 
 
전수진·강태화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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