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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커피·생일파티 … ‘코리아’로 묶인 여자 아이스하키

‘경계’ 없는 단일팀
10일 강릉하키센터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코리아 단일팀의 첫 경기가 열렸다. 코리아 팀의 김희원(오른쪽 둘째)이 스위스 선수들을 제치고 퍽을 몰고 있다. 강릉=오종택 기자

10일 강릉하키센터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코리아 단일팀의 첫 경기가 열렸다. 코리아 팀의 김희원(오른쪽 둘째)이 스위스 선수들을 제치고 퍽을 몰고 있다. 강릉=오종택 기자

1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의 평창올림픽 조별리그 B조 1차전. 올림픽 최초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KOREA’와 한반도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빙판에 나섰다.
 
각국 150명 이상의 기자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경기는 늦은 오후 9시10분에 시작됐는데도 경기장 6000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함께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북한 응원단은 절도있는 ‘칼군무’를 선보이며 남북 선수들을 응원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경기 전 단일팀 선수들은 둥글게 모였다. 주장 박종아가 스틱으로 빙판을 치면서 “하나·둘·셋, 팀 코리아!”를 선창하면 남북 선수들이 함께 따라했다.
 
하지만 단일팀은 1피리어드에만 3골을 허용하는 등 세계 6위 스위스와의 격차를 절감했다.
 
단일팀 구성은 지난달 20일 확정됐다. 하지만 정부가 올림픽 개막을 3주 앞두고 급하게 만든데다 우리 선수들과 사전 교감도 없었다. 총 엔트리는 35명(한국 23명·북한 12명)이지만 경기에 뛸 수 있는 게임 엔트리는 22명 뿐이다. 남북과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매경기 북한선수를 최소 3명 이상 기용하기로 합의했다. 스위스전에 한국선수 23명 중 4명은 ‘무장’도 입지 못한 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문재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2030세대가 반발했다. 치열한 입시난과 취업난을 겪은 20대, 30대는 ‘공정’과 ‘정의’를 중요하게 여긴다. “평화에 밑거름이 될 것”,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단일팀 찬반논란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1차전경기가 10일 오후 관동대 하키장에서 열렸다. 문재인대통령 이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r김여정이 공동관람을 마친 뒤 선수들을 격려했다. 오종택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1차전경기가 10일 오후 관동대 하키장에서 열렸다. 문재인대통령 이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r김여정이 공동관람을 마친 뒤 선수들을 격려했다. 오종택 기자

반발과 우려 속에서 단일팀 선수들은 지난달 25일 진천선수촌에 모여 합동훈련에 들어갔다. 처음엔 북한 선수들이 “일없습네다(괜찮다는 뜻)”라며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이 북한 진옥의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면서 남북 선수간 마음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졌다. 북한말로 패스를 ‘연락’, 슛을 ‘쳐넣기’라고 부르는 등 용어가 달랐지만, 한국어와 북한말이 표기된 용지를 공유하면서 서로를 알아갔다.
 
단일팀은 지난 5일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올림픽 개최지 강릉으로 이동했다. 단일팀 관계자는 “라커룸에서는 신나는 K팝이 흘러나온다. 방탄소년단 노래를 자주 튼다”고 전했다. 훈련에서 한 북한 선수는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란 노래를 흥얼거렸다. 축구 승부차기 같은 ‘슛아웃’ 훈련 도중 북한 여송희가 나오자, 한국 선수가 “여송희 언니 힘내요”라고 외쳤다. 미국 입양아 출신 박윤정과 재미교포 이진규는 북한 김은향과 다정하게 셀카를 찍었다.
 
남북 선수들은 강릉선수촌에서는 숙소가 달라 잠은 따로 잔다. 아이스하키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선수가 헤어질 때 “보고 싶을 거야”라고 말하면, 북한 선수가 아쉬운 마음에 손을 흔든다고 한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단일팀 신소정이 스위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단일팀 신소정이 스위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세라 머리(30·캐나다) 단일팀 감독은 라인(조)마다 북한 선수 1명 이상을 넣는 역발상으로 선수들을 한데로 모았다. 아이스하키는 골리를 뺀 2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5명씩 1개 조를 이뤄 4개 조가 번갈아 투입된다. 단일팀은 지난 8일 휴식일에 경포대 해변을 거닐고 커피를 마시며 유대감을 키웠다. 남북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뒤 머리 감독에게 “차렷, 경례”를 한다. 북한 선수들은 볼이 빨개질 만큼 훈련에 충실히 임했다.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남북 선수들은 정치이념을 떠나 순수하게 스포츠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대북제재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 선수들이 자신들의 임무가 중요하다는 사명감을 갖고 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팀이 구성된지 3주가 흐른 뒤 비판여론과 우호여론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전에서는 우려했던 조직력 문제가 드러났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가 끝난 뒤 영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가 끝난 뒤 영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체육철학자 김정효 박사는 “단일팀 구성에 젊은 세대가 분노했던 이유는 스포츠가 가진 중요한 요소인 정의에 위배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스포츠는 신체적 탁월성만 겨루는건 아니고 동질성을 확인하는 매개체이기도하다. 단일팀은 같은 민족끼리 느끼는 동질성을 환기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가 끝난 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선수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가 끝난 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선수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단일팀은 12일 스웨덴(세계 5위)과 2차전을 치르고, 14일 일본(9위)와 3차전을 갖는다. 스웨덴은 여자아이스하키 등록 선수만 5505명에 달하지만, 한국은 319명에 불과하다. 스웨덴은 2002년 올림픽부터 4회 연속 4강 팀이다. 탁월한 신체조건(평균 키 1m68㎝)을 앞세워 파워 넘치는 하키를 구사한다. 스웨덴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을 2-1로 꺾었다.
 
일본의 별명은 ‘스마일 재팬’이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 패배한 뒤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최근 평가전에서 독일(7위)과 체코(8위)를 연파했다. 일본 축구처럼 정교한 패스를 구사한다. 한국은 일본과 상대전적에서 7전 전패다.
 
단일팀이 조별리그에서 성적이 형편없을 경우 여론이 또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양승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올림픽 단장은 “남북이 힘을 합쳐 한발 더 뛰는 투혼의 하키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릉=박린·김원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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