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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골절 수술 딛고 우뚝 선 임효준

쇼트트랙 대표팀의 임효준이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강릉=정시종 기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임효준이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강릉=정시종 기자

‘불운의 아이콘’ 임효준(22)이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평창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 9명이나 결승에 오르면서 치열한 레이스가 전개됐다. 임효준은 초반 몸싸움에 밀려 넘어질 뻔했지만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세 바퀴를 남기고 1위로 올라선 뒤 인 코스에 바짝 붙어 추격하는 선수들을 뿌리쳤다. 임효준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임효준은 “마지막 한 바퀴 남았을 때 내가 첫 번째에 서 있더라. ‘이렇게 골인하면 내가 1등이구나’란 생각에 죽기 살기로 달렸다. 코치님께 ‘결승 가면 제가 사고 칠 것 같아요’ 했는데 그렇게 됐다”며 “한국의 첫 번째 금메달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코치님들과 동료 덕분”이라고 말했다.
 
임효준은 부진했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남자 쇼트트랙은 한국이 겨울올림픽에서 딴 28개 금메달 중 11개를 책임졌다. 하지만 2014 소치올림픽에선 ‘노메달’이었다.
 
김선태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평창올림픽이 3수 끝에 유치에 성공한 것처럼 우리 남자도 홈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 신호탄은 1500m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 소망을 아픔이 많았던 임효준이 이뤘다. ‘쇼트트랙 신동’이었던 임효준은 골절상만 7번을 당했다. 초등학교 때 수영선수였던 임효준은 고막이 터져 수술을 받은 후 쇼트트랙으로 전향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두 살 위 형들을 제치고 우승하며 천재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하늘은 재능과 함께 불운도 줬다. 수술대에만 7번이나 올라갔다. 중학교 1학년 때, 정강이뼈가 부러져 1년 반 동안 링크를 떠났다. 포기하지 않고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스케이터 생활을 이어 갔다. 고교 때는 발목 부상을 입었다. 손목·허리·정강이 등 운동선수로서는 치명적인 골절상을 수차례 당했다.
 
7번이나 수술한 임효준이 태극마크를 달 거라고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다. 지난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 1위를 했을 때 어머니 곽다연씨는 관중석에서 펑펑 울었다. 모두 ‘기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임효준은 담담했다. 아픈 나날을 겪으면서 마음에 굳은살이 박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담대하던 임효준도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허리를 다쳤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다. 그는 월드컵 1차 대회 1000m 결승에서 마지막 스퍼트 때 허리를 다쳐 요추부염좌 진단을 받았다. 허리 압박 골절상을 당했던 이력이 있어 더욱 불안했다. 임효준은 “비만 오면 허리가 쑤신다. 만성이 됐다”고 할 정도다. 그가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
 
임효준은 2·3차 월드컵을 건너뛰고 허리 치료에 힘썼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열린 4차 대회를 통해서야 복귀했다. 그는 “올림픽만 보고 그 아픈 시간을 버텼다. 반드시 올림픽 무대에 서겠다”고 했다. 임효준은 마침내 올림픽에 나왔고, 그토록 원하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강릉=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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