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GM 5100억원 지원 요청 … 정부, 30만명 일자리 걸려 고민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자회사인 한국GM(옛 대우자동차)의 경영이 어렵다며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구했다. 정부는 GM의 구체적인 요구 조건이 나오면 신중하게 협상에 임할 방침이다.
 

앵글 사장, 한 달 새 두 차례 방한
노조 이어 고형권 기재부 차관 만나
산은의 증자 참여 가능성 등 타진

최근 바라 CEO도 ‘한국 철수’ 압박
정부, 요구사항 나오면 협상 검토

GM은 한국 정부의 지원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GM을 팔고 철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부어 부실기업을 살린 뒤 외국 기업에 팔았지만 해당 기업은 추가로 돈을 달라며 손을 벌려 온 셈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근 방한한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만나 한국GM 지원 가능성 등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날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GM 측과 금융, 증자, 재정 지원 가능성을 포괄적으로 얘기했느냐”고 묻자 고 차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GM의 경영 상황은 심각하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2조5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앵글 사장은 지난달 한국GM 노동조합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도움이 없다면 현재로서는 해결책이 없다”며 “인원 감축과 구조조정, 철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한다”고 말했다.
 
한국GM이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고 자동차를 만들 원자재를 사려면 현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GM은 연이은 적자로 자본금을 다 까먹었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빌려주겠다는 금융회사가 없다.
 
자금 지원의 형태는 ▶대출 ▶세금 감면 등 재정 지원 ▶유상증자 참여 등 세 가지다. 시장에서는 이미 앵글 사장이 지난달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돈을 빌려주든지, 아니면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지분 비율만큼 참여하라”고 요구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비율대로라면 산업은행은 5100억원 정도를 추가 출자해야 한다.
 
메리 바라 GM 본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한국GM과 관련해 “생존 가능한 사업장으로 만들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비효율적 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2002년 옛 대우자동차를 GM에 팔 때 산업은행은 15년간 한국GM 이사회의 주요 결의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거부권)를 가졌다. 이 거부권은 지난해 10월 종료돼 법적으로는 GM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GM은 이미 2014년 호주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자 호주GM홀덴을 폐쇄하고 호주 시장에서 철수한 전례가 있다.
 
한국GM의 직·간접 고용 인력은 30만 명에 가깝다. GM이 철수를 강행하면 대량실업 사태가 우려된다. 한국 정부와 산은이 GM의 지원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불가피하게 지원을 결정한다면 얼마나 많은 돈을 내느냐가 관건이다. 이 경우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부실기업에 또 거액의 세금을 집어넣는 셈이라 논란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물론 금융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기재부 등 부처별 입장 조율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GM 측이 구체적인 요구 조건을 제시하면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고형권 차관과 기재부·산업부의 담당 간부는 GM이 아직 정부에 구체적으로 요구해 온 건 없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한국GM의 철수 가능성은) 아직 예단할 수 없으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도규상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아직 구체적인 요구가 나오지 않은 만큼 일단 GM의 향후 행보를 지켜본 뒤 필요하면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용 측면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이지만 정부가 지원한다고 해서 한국GM이 정상 궤도에 복귀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실익을 따져 지원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진석·하남현·문희철 기자 kailas@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