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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사무총장 “최저임금 지나치게 올리면 일자리 파괴할 수 있다”

지난달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의 모습. [다보스 A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의 모습. [다보스 AP=연합뉴스]

앙헬 구리아(6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을 경고했다. 구리아 총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OECD 본부에서 가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수준이 너무 높아서 아직 숙련되지 않은 젊은이한테 지나치게 많은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면 고용주는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공할 일자리는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리아 총장은 “임금을 적절하게 올리면 근로자의 삶을 보호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올리면 일자리를 파괴할 수도 있다”며 “최저임금을 한꺼번에 너무 올리면 오히려 일자리 창출 여건을 어렵게 만드는 ‘최저임금의 역설’에 빠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06년 취임한 구리아 총장은 두 번 연임에 성공해 2021년까지 15년간 OECD를 이끈다. 멕시코 출신으로 멕시코 외무장관과 재무장관을 지냈으며, 1990년대 후반 멕시코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리아 총장은 “최저임금 정책의 성패는 ‘중위소득과 최저임금과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올라 중위소득에 가까워지면 부작용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중위소득은 임금 근로자를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을 말한다. 중위소득과 최저임금이 적정한 격차를 유지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구리아 총장은 “최저임금이 중위소득에 가깝다면 사회 초년생도 처음부터 평균치에 가까운 임금을 받을 수 있으니 일을 열심히 해서 더 많은 월급을 받아야겠다는 의지가 꺾여 전반적인 생산성 저하를 부른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고용주 입장에서도 경험이 적은 젊은이에게 평균치에 가까운 많은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고용을 꺼리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최저임금과 관련해 구리아 총장은 “2016년 기준으로 이미 한국은 중위소득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50% 정도로 OECD 회원국 평균치와 거의 엇비슷했다”며 “미래에 얼마나 더 (최저임금을) 올려줄 수 있을지 (한국 정부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리아 총장은 또 “한국 정부가 저출산과 고령화를 탈출할 수 있는 해결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아직은 정부 재정이 튼튼하지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복지 수요가 늘어나 증세가 필요할 수도 있다”며 “소득세와 같은 직접세를 올리는 것보다는 부가가치세나 환경세 같은 간접세를 인상하는 게 근로 의지나 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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