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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계속되는데 돌아가라니” … 포항 지진대피소 폐쇄 논란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 폐쇄 소식에 이재민들이 모여 대책을 의논하고 있다. [백경서 기자]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 폐쇄 소식에 이재민들이 모여 대책을 의논하고 있다. [백경서 기자]

“우리도 당연히 설을 따뜻한 내 집에서 보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여진이 계속 오는 바람에 집이 추가로 붕괴되는 상황에서 거길 당장 들어가서 살라니요?.”
 
7일 오후 찾은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 지난해 11월 15일 있었던 규모 5.4의 지진 후 250여 명의 이재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이날 이재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재민 대피소 폐쇄를 이야기하며 한숨을 쉬었다. 차동희(53·포항시 북구 흥해읍)씨는 “며칠 전 집에 다녀왔더니 집 벽에 크게 금이 가 있었다. 분명 처음 지진 때는 없었던 거라 놀라서 포항시에 아파트 전체를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요구했고, 알겠다고 한 상태인데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통보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포항시는 설을 앞두고 오는 10일 이재민 임시구호소 운영을 중단할 방침이다. 지난 1일 기준 건축물 안전진단 결과 ‘위험’ 판정을 받은 공동주택 등 이주대상 가구 613가구 중 88%인 542가구 1374명이 새 보금자리를 찾아서다. 이들은 대부분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임대주택이나 이동형 조립식 주택에 들어갔다. 시는 남은 71세대도 2월 말까지 이주를 마칠 예정이다.
 
하지만 2곳의 대피소에는 여전히 이재민 154가구 324명이 남아있다. 이들은 소파(일부 파손) 판정을 받았기에 시에서 지정한 이주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여진이 계속 오면서 시에 정밀조사를 요구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이런 통보를 받아 황당하다는 게 이재민들의 설명이다.
 
차씨가 사는 흥해읍 대웅파크 1차는 지진 당시 기둥 곳곳이 갈라졌다. 포항시에서는 전문가들과 동행한 1차 정밀진단결과 안전하다는 판정을 내렸고, 다시 들어가 살라고 했다. 하지만 여진이 계속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포항에는 지난해 지진 이후 7일까지 82번의 여진이 발생했다. 지난 2일부터 사흘간에는 규모 2.0이 넘는 지진이 연일 일어나기도 했다. 불안한 주민들은 직접 손과 호미로 아파트 기둥 내부를 조심스럽게 파 내려갔고, 금이 간 기둥을 발견하고 곧바로 포항시에 신고했다.
 
임종백 포항범시민대책본부 공동대표는 “저번에도 일부 아파트가 안전 진단을 받았다가 다시 위험 진단을 받아 주민들이 대피소로 온 적이 있다. 그저 안전하다는 진단이 나오면 들어가서 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임 대표와 일부 이재민은 제대로 된 이주 대책이 필요하다며 포항시청 앞에서 이주대책집회를 열고 청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그 시간에 시 관계자들은 와서 빈 텐트 64개를 들어냈다. 또 지난 2일 규모 2.9의 여진 발생으로 이재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대피소 폐쇄 설명회를 개최했다는 게 이재민들의 설명이다.
 
20년 전 두 다리를 잃고 의족을 끼고 살아온 이재민 옥상호(60)씨는 “난 다리를 잃었지만 정말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왔다. 나뿐만 아니라 다 그렇다. 그런데 보도자료 보니 시에서는 국가 재난 사태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막연히 대피소 운영 종료 때까지 기다리는 가구’로 표현하더라. 다들 고생하는 건 알지만, 우리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항시에서는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주대상 가구의 거처가 대부분 마련됐고 임시 구호소 운영이 장기화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설 명절에는 부득이 봉사단체의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전달해 와서다.
 
권의진 포항시 주민복지과 팀장은 “임시 구호소가 문을 닫는다고 해서 이재민에 대한 지원이 끊기는 것은 아니다”며 “가정방문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특별재생사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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