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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트럼프는 정말 ‘코피 전략’을 고려하고 있을까?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백악관에서 내 친구이자 직장 동료인 빅터 차를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는 게 보도되면서 최근 워싱턴이 요동쳤다.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등의 매체는 빅터 차가 낙마한 이유를 ‘코피 전략’이라고 불리는 북한에 제한적 선제 타격을 가하는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 계획의 정확한 실상과 빅터 차 지명 철회 이유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이로 인해 당장의 군사적 수단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활발해졌다는 점이다.
 
사실 이 논쟁은 백악관이 주한 미국대사의 지명 철회를 결정하기 전에 의회에서 먼저 벌어졌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군사적 옵션 발표에 공화당 의원들은 예방 전쟁은 국제법 위반이며 미국 헌법에도 위반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전쟁 선포 권한은 의회에 있다. 1월 30일 상원 군사위원회에서는 이러한 현안을 다루기 위해 청문회를 열었다. 나는 공화당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의견을 냈다. 데니스 블레어 전 국가정보국(CIA) 국장, 켈리 맥사먼 전(오바마 행정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차관보도 함께 자리했다. 나를 포함한 세 사람 모두 예방적 군사력 사용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의 입장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예비적 군사행동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려는 계획은 실현되기 어려우며 오히려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따른다. 북한의 도발에 한·미가 보복적 군사행동으로 대응할 경우에는 전쟁 발발 가능성이 작다. 군사행동의 범위와 근거에 대해서는 북한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 사람 모두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조치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도발에 대한 면죄부를 얻을 것이라고 믿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해도 예방적 군사행동은 목적과 달리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확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수동적 억지에 의존하지 말고 적극적인 제재와 차단으로 북한발 핵확산을 막아야 한다. 셋째, 북한은 한미동맹에 균열을 만들어 고립된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국의 예방적 군사행동 언급은 한·미·일 관계에 긴장을 고조시켜 북한의 계산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는다.
 
글로벌 포커스 2/9

글로벌 포커스 2/9

이러한 지적에 군사위원회 위원들은 북한을 억제하고 봉쇄할 수 있는 한·미·일의 새로운 전략을 물었다. 보다 굳건한 군사적 준비 태세와 공세적 제재·차단에 상원의원들은 전반적으로 지지를 표했다. 예방적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청문회 다음날 WP에는 예방적 군사행동에 반대하는 빅터 차의 기고문이 실렸다. 이 기고문으로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빅터 차가 낙마한 것은 정책 문제가 아닌 신원 검증에서 발생한 문제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기자나 의원은 없었다. 이미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을 요청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에 백악관 관계자는 한 발 물러나 북한에 제한적 선제 타격을 가하려는 계획이 진지하게 고려된 적이 없다고 WP 측에 설명했다. 그것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상원 청문회는 구체적인 보고서에 근거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군사 옵션으로 진지하게 고려됐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NYT와 다른 매체를 통해 폭로된 적이 있다. 여전히 가능성은 열려있다. 고집불통이자 화약고 같은 북한을 다루려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일방적 군사행동 계획을 뒷받침하는 기류에 힘이 빠졌다는 게 워싱턴의 전반적 시각이다.
 
이 일은 한·미동맹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타격이 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비현실적 예상과 군사적 조치가 북한을 굴복시킬 것이라는 주장으로 갈려 있는 양극단적 논쟁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제재 확대와 전방위적 압박이 일반적으로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핵과 탄도미사일로 무장하려는 북한을 막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억지와 봉쇄에 대한 합동 전략이 긴요하다. 양국 정부는 이 전략에 필요한 요소들을 긴급 현안으로 논의하고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평창올림픽이 잠시 숨 돌릴 틈을 줬다. 그러나 봄이 오면 북한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고,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새로운 도발 국면도 준비할 것이다.
 
마이클그린 그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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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