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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성전자·이학수자택 압수수색 … 다스의 미국 소송비 대납한 의혹

검찰이 8일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실제 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을 삼성이 대납한 정황을 잡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과 우면동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 이학수(72) 전 삼성그룹 부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5일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수사팀은 이날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 대납 등을 수사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라고 밝혔다. 다스가 BBK에 투자한 14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미국에서 BBK 전 대표 김경준씨 등을 상대로 벌인 소송과 관련있다는 의미다. 수사팀은 당시 변호사 수임료 등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뉴저지주에 있는 삼성전자 미국법인(SEA), 미 서부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략기술센터(SSIC) 등 삼성의 미국 법인이 소송 비용을 대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BK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옵셔널캐피탈은 이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외교당국을 동원해 다스의 투자 피해액 140억원을 다른 투자자보다 먼저 챙기도록 했다며 이 전 대통령 측을 고발했다.
 
검찰 수사 관계자는 “미국에서 벌어진 소송 당시 다스가 미국 법무법인 측에 정상적으로 수임료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고 이학수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관여한 정황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상과대학 동문으로 BBK의 설립 과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특별히 업무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다스와 삼성이 금전 거래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한 정황이 나오면서 검찰의 수사 역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 전 대통령과 청와대가 김재수 전 로스앤젤레스 총영사 등을 통해 다스의 투자금 회수에 개입한 ‘직권남용’ 의혹 사건이었다면 삼성의 등장으로 ‘뇌물 사건’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법조계에선 소송 비용 대납 과정에 이 전 대통령 측이 개입했고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면 제3자 뇌물죄 구성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스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으로 확인되면 직접 뇌물죄로 볼 수도 있다.
 
급작스러운 압수수색 조치에 삼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익명을 원한 삼성전자 임원은 “경영이 정상화되고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를 가졌는데 또 다른 사건에 회사가 휘말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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