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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컬링 남매 이기정·장혜지 첫날 1승1패

한국의 장혜지(왼쪽)가 이기정이 지켜보는 가운데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벌어진 컬링 믹스더블 핀란드와의 예선 1차전에서 빙판을 쓸고 있다. 한국은 핀란드를 9-4로 꺾고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뉴스1]

한국의 장혜지(왼쪽)가 이기정이 지켜보는 가운데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벌어진 컬링 믹스더블 핀란드와의 예선 1차전에서 빙판을 쓸고 있다. 한국은 핀란드를 9-4로 꺾고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뉴스1]

“헐~, 컬링이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였어?” “알까기처럼 단순한 줄 알았는데 바둑 못잖은 두뇌 싸움이네.”
 
8일 오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한국과 중국의 경기가 끝난 뒤 쏟아진 댓글이다. ‘헐~’은 경기 중 선수들이 더 많이, 더 빨리 닦으라고 외치는 ‘허리(hurry)’의 줄임말이다.
 
경기 수가 많은 믹스더블은 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시작됐다. 한국의 첫 경기인 데다 올림픽에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터라 관심이 쏠렸다. 강릉컬링센터 관람석 3000석도 가득 찼다.
 
장혜지(21)-이기정(23)이 한 조를 이룬 한국(세계 11위)은 이날 저녁 열린 컬링 믹스더블 예선 2차전에서 중국(3위)의 왕루이(23)-바더신(28)에 연장전 끝에 7-8로 졌다.
 
이에 앞서 한국은 이날 오전 핀란드(12위)의 오오나 카우스테(30)-토미 란타마키(50)와의 1차전에서 7엔드 만에 9-4로 이겨 1승을 거뒀다.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믹스더블 예선 2차전에서 장혜지, 이기정이 티라인에 스톤을 안착시킨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강릉=연합뉴스]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믹스더블 예선 2차전에서 장혜지, 이기정이 티라인에 스톤을 안착시킨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강릉=연합뉴스]

 
컬링은 유럽과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다. 캐나다 방송 CBC는 평창올림픽 때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선수들이 불참하는 아이스하키 중계를 줄이는 대신 컬링을 전체 중계의 45%까지 늘릴 정도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 낯설다. 1962년 대한뉴스가 외국 선수들의 컬링 경기 장면을 보도하며 “열심히 비질하는 이들, 그들이 가정에서도 저렇게 깨끗이 집안을 치울까요”라고 보도한 적도 있다.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장혜지가 스톤을 딜리버리 하고 있다 . 앞쪽은 브룸 스위핑하는 이기정.[강릉=연합뉴스]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장혜지가 스톤을 딜리버리 하고 있다 . 앞쪽은 브룸 스위핑하는 이기정.[강릉=연합뉴스]

 
컬링 남자와 여자부는 4인조 경기인데 믹스더블은 남녀 2명이 한 팀을 이뤄 엔드당 스톤 5개씩을 던지는 8엔드 경기다. 장혜지가 1·5번 스톤을, 이기정이 2~4번 스톤을 던진다. 한 명이 스톤을 딜리버리하면 본인이나 다른 한 명이 브룸(브러시)으로 빙판에 뿌려진 페블(얼음입자)을 닦아 스톤의 방향과 거리를 조정한다. 하우스(둥근 표적) 중앙에 가깝게 붙이는 팀이 승리한다.
 
한국은 핀란드와 1차전에서는 5-4로 앞선 7엔드에 대거 4점을 땄다. 마지막 8엔드에 역전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핀란드 선수는 악수를 청하며 기권 의사를 표시했다.
 
2018 평창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예선 1차전 한국 대 핀란드 경기에서 장혜지, 이기정이 핀란드 선수들의 타임 요청 때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2018 평창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예선 1차전 한국 대 핀란드 경기에서 장혜지, 이기정이 핀란드 선수들의 타임 요청 때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컬링은 얼음판의 바둑이라 불린다. 번갈아가며 치열한 수싸움을 펼치며 영토싸움을 한다. 컬링은 바둑처럼 예의를 강조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선수들이 ‘샷’할 때 관중들은 ‘쉿’해야 한다.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관중들이 조용히 하는 게 매너다. 골프의 갤러리와 비슷하다. 샷이 끝나면 함성을 질러도 된다. 상대 선수에게 “굿 샷”을 외쳐주는 신사의 스포츠이기도 하다.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이기정이 7앤드에서 동점을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이기정이 7앤드에서 동점을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20대 초반의 이기정-장혜지는 늘 유쾌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두 사람이 연인처럼 잘 어울린다’는 댓글도 종종 올라온다. 장반석 감독이 “‘만약 둘이 결혼하면 냉장고를 사주겠다’고 했더니 두 선수 모두 정색하며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에요’라고 한다. 그 정도로 두 선수의 팀워크가 좋다”고 말했다. 장혜지는 “꼭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오빠가 병역면제 혜택을 받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믹스더블에는 한국·캐나다·스위스·미국 등 8개국이 출전해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한 번씩 맞붙은 뒤 4위 안에 드는 팀이 4강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1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9일 노르웨이(5위), 미국(8위)과 3, 4차전을 치른다.
 
강릉=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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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