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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전 총장의 꿈 ‘질병없는 세상’ 이루겠다

7일 서울대 의대를 찾은 마이클 라이언 WHO 사무차장보가 자신의 멘토였던 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 흉상 앞에 섰다. 왼쪽은 이종구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장. [사진 WHO 박문주]

7일 서울대 의대를 찾은 마이클 라이언 WHO 사무차장보가 자신의 멘토였던 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 흉상 앞에 섰다. 왼쪽은 이종구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장. [사진 WHO 박문주]

“질병 없는 삶을 위해 헌신했던 고 이종욱 박사는 제 멘토이자 영웅입니다. 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세계 감염병 경보 시스템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보가 한국을 찾았다. 라이언 사무차장보는 WHO의 ‘세계 감염병 경보·대응 네트워크(GOARN)’를 만든 이다. 2014년 서아프리카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나, 2015년 한국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처럼 감염병이 발생하면 이를 감지하고, 퍼지지 않도록 빠른 대처를 이끄는 조직이다. 그가 한국에 온 건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국제질병퇴치기금 공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7일 서울대 의대에서 만난 라이언 사무차장보는 “기금을 지원받으면 에볼라 바이러스로 고통받은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 한국 질병관리본부 같은 조직을 만들고, 스스로 감염병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화된 세상에선 감염병도 세계화된다”며 “우리나라만 방역을 잘한다고 해서 감염병에서 안전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에서 발생한 메르스 바이러스가 수 천㎞ 떨어진 한국에 유입돼 큰 피해를 안기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라이언 사무차장보는 10여 년간 상사로 모셨던 고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을 언급했다. 그는 “이 전 총장이 없었다면 지금 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가 생전 꼭 이루고 싶어했던 일을 대신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전 총장은 남태평양 서사모아의 병원에서 일하며 한센병·소아마비 환자를 진료했다. 1983년 WHO에 들어간 그는 2003년 WHO 6대 사무총장에 취임했고 3년 만인 2006년 5월(당시 61세) 뇌출혈로 숨졌다.
 
라이언 사무차장보는 “과거 보건의료 체계가 취약해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았던 한국이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해 어려운 나라에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를 할 때 가장 긴장한다”며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그만큼 다양한 감염병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평창 올림픽을 앞둔 한국 정부의 준비 상황에 대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4일부터 이어진 평창의 노로바이러스 집단 감염에 관해 묻자 “겨울이면 세계 어디서나 흔한 감염병이며 며칠 이내에 쉽게 낫는 병이다. 초기에 잘 대처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역에서 ‘완벽’이란건 없다. 보건당국은 위험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언론은 위험을 전달하되 공포를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너무 당연해서 모두가 간과하지만 ‘손 씻기’가 최고의 감염병 예방 비법이다. 평창에서도 선수와 운영진·취재진·관광객에게 손 씻기를 강조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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