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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북, 최대한 압박하러 한국 간다" 메시지에 평창은 실종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5일(현지시각) 저녁 평창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에 앞서 중간 기착지인 알래스카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에게 방문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CNN]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5일(현지시각) 저녁 평창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에 앞서 중간 기착지인 알래스카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에게 방문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CNN]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 단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북한 실상을 알리고 최대한 대북 압박을 위해 순방을 간다"고 말했다. 5일간의 한·일 방문을 시작한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밤 중간 기착지인 알래스카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순방 메시지를 냈다. 여긴엔 평창올림픽 축하 메시지는 빠졌다.
 
펜스 부통령은 "깡패 북한 정권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캠페인에 관한 중대한 회담을 하기 위해 한ㆍ일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올림픽에) 미국의 힘과 결의를 전달하러 간다"며 "이는 미국만이 아니라 한국·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의 결의이며 북한이 핵미사일 야심을 완전히 포기할 때가 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란히 서서 북한이 야심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 외교적 고립과 최대한 압박을 계속한다는 3국의 연대를 재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또 "올림픽기간 가는 곳마다 북한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남북 단일팀이 전 세계가 고립시켜야할 정권의 실상을 흐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 대표단 접촉과 관련해 회담을 요청하진 않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두고 볼 것"이라며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날 여지도 열어놨다.
 
재러드 에이건 부통령 공보국장도 앞서 “순방의 두 가지 목적 중 첫 번째는 북한을 겨냥한 최대한의 압박 전략이 강화될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며 두 번째 목표는 올림픽이 북한이 이미지를 쇄신할 기회가 되지 못하게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선전 도구들이 올림픽 메시지를 납치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부통령은 올림픽 기간 북한의 모든 행동이 북한 내 억압적인 현실을 위장하는 가식임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북한의 응원단ㆍ공연단의 ‘매력 공세(Charm offensive)’에 대한 역공세가 방문 목표란 뜻이다.
 
백악관 관계자도 이날 펜스 부통령의 출국에 대한 전화 브리핑에서 “단순히 개막식 (테이프 커팅용) 리본을 자르러 가야 한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의 미디어를 활용한 올림픽 선전 전술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현실을 강조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무기는 북한의 잔혹 행위들이다. 북한의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위원장이 참석하는 9일 올림픽 개막식에 지난해 6월 북한에서 식물인간 상태로 풀려난 후 사망한 오토웜비어의 아버지를 자신의 특별 게스트로 초청했다.
그는 이날 오전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가 평창에 함께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라며 “그와 그의 아내는 세계에 북한에서 일어난 잔혹 행위들을 상기시킬 것이며 우리는 미국민의 결의와 함께 웜비어를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개막식이 열리는 평창으로 가기 직전 탈북자들과 만나 평택 2함대 사령부의 천안함을 방문할 예정이다. 2010년 3월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해군 46 용사들과 함께 폭침한 천안함 선체를 북한 인권 문제의 또 다른 상징인 탈북자들과 방문해 북한의 잔학성을 보이겠다는 뜻이다.
WSJ "한국, 남북 대화에서 미국 배제…한·미 동맹에 긴장 조성" 
한국 정부가 평양과 남북 대화를 개막하며 이에 대한 협의에서 미국을 배제한 것이 한·미 동맹의 긴장을 조성한 원인이란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5일 ‘한국, 남북 대화 미국을 모르게 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남북 대화 제의에 문재인 대통령과 최고위 보좌관들은 신속하게 회의를 소집해 긍정적 답변을 준비하면서 미국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발표에 앞서 불과 몇시간 전에 통보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양국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단결을 천명하는 공개 성명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북한의 대남 접근과 한국의 수용은 서울과 워싱턴에 긴장을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 한 고위 관리는 "오늘은 좋지만 앞으로, 또 올림픽 이후 양국이 관리해야 할 정책적 시험들이 무수히 많다"며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양국은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정반대의 결론을 냈다"며 "백악관 관리들은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대량생산을 지시하는 등 호전적 발언에 충격을 받은 반면 문 대통령과 참모들은 김 위원장의 올림픽 참가를 시사한 데 고무됐다"고도 보도했다. 
 
이어 "한국이 북한과 후속 접촉 결정 과정에서도 미국을 배제하면서 문 대통령이 미국엔 대북 선제타격에 대해 동의를 받으라고 거듭 요구하는 데에도 미국 관리들이 좌절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미 연합훈련 연기와 관련해서도 미국 측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공개적으로 연기 아이디어를 제안한데 마음에 맺혀 있다"고도 덧붙였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중순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비공개 회동에서 "대북 압박을 유지하고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을 이간하려는 북한의 시도에 단합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훈련을 계속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남북 대화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미국의 공격잠수함 텍사스함의 2월 입항도 취소했다고 한다. 
 
별도로 미국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폭침 사태에 따른 5ㆍ24조치를 면제해 북한 예술단원들이 탄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허용한 데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태담당 대변인은 미 국무부의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에 “독자 제재를 면제하는 결정을 한 한국 정부에 문의할 사안”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윌리엄 뉴콤 전 재무부 분석관은 “한국의 일회성 면제조치가 국제 제재를 약화하는 신호로 보긴 힘들다”면서도 “개인적인 견해로는 남북 단일팀 구성부터 공동훈련 참여 선수들의 운동복에서 한국 국가표시를 모두 제거하는 등 양보를 거듭할수록 북한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도록 북돋워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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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