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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위크 맞아 '여의도 피스'…1988·2002 때도 ‘무정쟁 합의’

국회가 평창 겨울 올림픽 기간 중 정쟁을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국회에서 가진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의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합의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상의해서 7일 본회의까지는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에는 평창올림픽을 이념 대립의 도구로 삼지 말고 올림픽 기간 중 정치적 공방과 갈등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김동철·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정세균 의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김동철·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정세균 의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난달부터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정쟁을 중단하자고 야당에 호소해왔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 결정 이후 여야가 각각 ‘평화올림픽’ ‘평양올림픽’ 논쟁을 벌이면서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정치권이 한마음 한뜻으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며 야당에 처음으로 ‘정쟁 중단 선언’을 제안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응하지 않았다. 결국 정세균 국회의장이 “88올림픽 때도 4당 원내총무들이 올림픽 기간 중 정쟁을 자제하자고 합의한 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며 중재에 나섰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당력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하며 논의가 진전됐다.
 
정 의장의 말대로 국회는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휴전’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여당이던 민주정의당 윤길중 대표위원은 올림픽 개막(9월 17일)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김영삼(통일민주당)·김대중(평화민주당)·김종필(신민주공화당) 등 야당 대표들에게 ‘올림픽 기간 중 정쟁 지양’을 제의했다. 5공 비리와 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위가 가동되며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던 때였지만, 야당은 사상 첫 올림픽 개최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1988년 7월 6일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여야 4당 대표와 회동하는 모습. 왼쪽부터 윤길중 민주정의당 대표위원,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 [중앙포토]

1988년 7월 6일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여야 4당 대표와 회동하는 모습. 왼쪽부터 윤길중 민주정의당 대표위원,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 [중앙포토]

여야 4당 원내총무는 그해 9월 2일 서울올림픽 기간 중 첨예한 쟁점 논의를 지양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노태우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다만 국민적 관심 사안이었던 진상조사특위 활동은 올림픽 분위기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어가기로 했다.
 
정쟁 중단 선언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도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삼남 홍걸씨가 뇌물수수·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시점이라 야당의 대여 공세가 강했다. 당시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은 “월드컵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당의) 무차별적인 폭로가 이어지는 것은 유감”이라며 월드컵 기간 만큼은 국회가 정쟁을 멈춰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한나라당은 “정쟁은 없다. 대통령 일가의 권력형 비리가 있을 뿐”이라며 외면했다.
 
2002년 5월 24일 서청원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 기간 중 정쟁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2년 5월 24일 서청원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 기간 중 정쟁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후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월드컵 기간 중 무정쟁 선언을 하자”며 재차 제안했고, 여론 악화를 의식한 한나라당이 월드컵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국민의 눈에 정쟁으로 비칠 소지가 있는 모든 정치적 투쟁을 일단 중단하겠다”고 하며 합의가 이뤄졌다.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에서 “대통령 일가의 부패 문제를 정당하게 조사하라고 촉구하는 것을 정쟁으로 색칠해선 안 된다”면서도 “그 방법이 장외이거나 국민의 마음에 불안을 드리는 것이라면 월드컵 기간에는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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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