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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의 금융산책] 금융시장 요동치게 한 '인플레이션 발작’ 왜 일어났나.

'블랙먼데이'로 기록된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심각한 표정으로 컴퓨터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블랙먼데이'로 기록된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심각한 표정으로 컴퓨터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인플레이션 발작’에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았던 물가 족쇄가 풀리는 조짐에 시장이 공포에 사로잡힌 것이다.
 
 공포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미국의 임금 인상이다. 지난 1월 미국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2.9%를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치(2.6%)를 웃도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임금 상승을 동반한 물가 오름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긴축으로 서서히 방향을 틀고 있는 주요국 중앙은행에 물가는 금리 인상에 필요한 마지막 퍼즐이었다. 
 
 경기가 회복되면 임금이 오르고 소비가 늘면서 물가가 오르기 마련이다.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는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은 이러한 경로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경제가 건실한 성장세를 구가했지만 임금은 지지부진한 수준에 머물며 통화 당국의 속을 태웠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연율)을 기록하며 튼튼한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지만 그동안 물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때문에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전 의장도 지난해 “올해 물가는 미스터리”라고 했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임금이 오름세를 보이며 이제 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인 물가 상승에 파란불이 켜지며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장은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Fed가 점진적인 긴축 기조를 밟아가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물가였고, 물가를 끌어올릴 임금이 최근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며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Fed는 올해 3번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Fed가 올해 4번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22%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낸 ‘최근 미국 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일 현재 주요 투자은행 16곳 중 6곳이 올해 Fed가 금리를 4회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롬 파월 신임 Fed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선물시장의 전망치도 83.5%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가계 빚 부담이 커지고 기업 차입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며 국내 금리와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 자금 이탈도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27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3월로 끝나는 데다 신임 총재 취임과 지방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그럼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면 한국은행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행도 5월과 하반기에 한 번 정도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Fed가 올해 4번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만큼 경제 여건이 좋다면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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