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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美 ‘중국통’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 “미국인 과잉 소비, 무역전쟁 불러일으켰다”

스티븐 로치 미 예일대 교수.

스티븐 로치 미 예일대 교수.

 
미국 경제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5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 폭락이 전 세계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달러 약세 현상이다. ‘무역 적자 축소’를 통상정책 목표로 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이후로 두드러졌다.
최근엔 환율 전쟁의 조짐까지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약달러가 좋다”고 발언한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이 “강달러를 원한다”며 정반대 주장을 펼친 것이다.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원 달러 환율은 ‘약달러’ 발언에 3년3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강달러’ 발언에 급격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비슷한 시기 유로화 달러화 환율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4일 스티븐 로치 미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미 투자금융사인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그는 미 월가에서 ‘중국통’으로 꼽히는 유명 이코노미스트다. 로치 교수는 “미국인의 과잉 소비로 인해 무역 수지가 적자에 처했고, 이것이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의 문제를 무시하고 무역 상대국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국 경제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두고 압박을 가할수록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이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 달러 약세의 원인은 무엇인가.
“미국의 무역 수지 적자는 향후 10년 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이 저축을 안 하고 과잉 소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달러 약세의 근본적 원인이다. 심지어 2.5% 수준인 현 저축률은 ‘제로’에 수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무역 수지 적자를 자본 수지 흑자로 보전하기 위해 해외자금을 미국 시장에 끌어들일 것이다. 이는 경상 수지 적자를 늘릴 뿐이다. 중국과의 무역 마찰 역시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와 므누신 장관은 엇갈리는 달러 발언을 내놨다.
“나는 이들의 발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이들은 (발언을 통해) 금융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점을 증명했다. 앞서 강조했듯, 미국의 근본적 적자 요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련의 사태는 환율 전쟁의 서막인가.
“현재로선 ‘무역 전쟁’이라고 부르는 게 낫겠다. 이미 미국 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했다. 중국 역시 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다.(※중국 상무부는 미국에서 수입된 수수에 대해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이 세번째로 큰 수출 시장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분명히 심각한 문제다.”  
 
-달러 강세 시점을 예상한다면.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다는 기대감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 여기에 인플레 압력이 강해지면 결국엔 달러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난 금요일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임금 상승 압력은 조금 커졌지만 이와 연계된 물가 상승 압력은 덩달아 커지지 않았다. 두 요소가 예전처럼 연계성이 높지 않다는 뜻이다. 물가만 따로 살펴봐도 달러 강세로 이어질 만큼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위안화 강세 현상은 어떻게 진단하나.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나아진 측면이 있다. 지난해 중국 소비가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위안화는 몇 번의 변동을 거쳐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달러가 기축 통화 위치를 유지할까. 위안화도 점차 국제화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일 뿐더러 과장된 것이다. 중국 경제가 성장세인 건 맞지만, 중국 정부는 금융시장 개혁부터 힘쓸 필요가 있다. 위안화 뿐 아니라 그 어떤 화폐도 당분간 달러를 대체할 가능성이 낮다.”
 
-한국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한국 원화 강세 현상은 달러 약세의 결과물이다.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면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의 통화 강세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원-달러 문제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가 의문을 제기하는 한·미 FTA 문제에 초점을 기울이길 바란다. 트럼프 정부의 FTA 재협상 압력이 커질수록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에 대비해야 한다.”
 
☞스티븐 로치 교수는=현재 미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잭슨세계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로 재직 중이며, 미 월가에서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로 꼽힌다. 2007년에는 약 30년간 이코노미스트로 몸담은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역임했다. 뉴욕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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