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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국가비상사태 선포…軍, 대법관과 야당 정치인 체포

몰디브 경찰이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며 지난 2일 수도 말레에서 시위를 벌인 시민을 연행하고 있다. 몰디브 대법원은 야당 정치인 9명의 석방과 재심을 명령했으나 야민 대통령은 따르지 않았다. [AP=연합뉴스]

몰디브 경찰이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며 지난 2일 수도 말레에서 시위를 벌인 시민을 연행하고 있다. 몰디브 대법원은 야당 정치인 9명의 석방과 재심을 명령했으나 야민 대통령은 따르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유명 관광지 몰디브의 압둘라 야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15일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무장한 정부군은 6일 대법원 판사 2명과 야당 지도자들을 전격 체포했다. 사법 체계가 마비되고, 군을 동원한 야당 탄압이 일어나면서 몰디브의 정치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몰디브 대법원은 지난 1일 야권 정치인 9명의 석방과 재심 명령을 내렸다. 대법원은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13년형을 선고받은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대해 “정치적인 수사와 판결이 진행됐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명령했다. 구속된 다른 야당 의원 8명도 석방토록 했고, 여당을 탈당했다가 의원직을 잃은 의원 12명을 복직시키도록 했다.
압둘 야민 몰디브 대통령. [AP=연합뉴스]

압둘 야민 몰디브 대통령. [AP=연합뉴스]

 
 하지만 야민 대통령은 이 같은 대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그는 오는 10월 예정인 대선에서 무난히 다시 당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야당 경쟁자들을 구속하는 등 모조리 탄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석방을 결정한 나시드 전 대통령은 대항마로 대선에 출마할 작정이었다. 의원 12명이 복직해 야당이 다수당이 되면 야민 대통령의 탄핵 추진도 가능해지는 등 강력한 견제 세력이 생길 상황이었다.
 
 야민 대통령이 대법원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수도 말레에서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유엔과 미국도 몰디브가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대법원 명령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야민 대통령의 대법원 명령 거부를 비판하는 시위대. [AP=연합뉴스]

야민 대통령의 대법원 명령 거부를 비판하는 시위대. [AP=연합뉴스]

 
 그러자 야민 대통령은 “대법원 결정을 따르면서 국가 치안을 유지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무장한 군을 보내 대법원을 폐쇄했다. 그는 마우문 압둘 가윰(80) 전 대통령도 체포했다.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제인 가윰은 지난 2008년 첫 민주선거를 치를 때까지 몰디브를 30년 동안 통치했던 인물이다. 현 정권을 비판하면서 야민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야당을 지지해왔다. 자택에서 체포되기 전 가윰은 트위터에 올린 메시지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결의를 유지해달라. 개혁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역 중 치료차 영국을 방문했다가 망명해 현재 스리랑카에 머물고 있는 나시드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비상사태 선포는 쿠데타나 마찬가지”라며 “야민은 즉각 사퇴하고 군은 헌법에 따라 몰디브 국민에게 봉사하라"고 요구했다.
몰디브 군과 경찰이 첫 민주선거가 실시되기까지 30년 간 통치한 가윰 전 대통령을 체포하고 있다. 가윰 전 대통령은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이다. [AP=연합뉴스]

몰디브 군과 경찰이 첫 민주선거가 실시되기까지 30년 간 통치한 가윰 전 대통령을 체포하고 있다. 가윰 전 대통령은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이다. [AP=연합뉴스]

 
 첫 민주선거로 나시드 전 대통령이 선출돼 다수 정당이 경쟁하는 민주주의가 자리 잡는가 싶던 몰디브는 2012년 그가 체포되면서 정치적 혼란을 겪어왔다. 야당 등 나시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야민이 이후 선거 결과를 조작해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법원을 군이 장악한 이번 비상사태 선포에 반발해 후세인 라시드 아메드 보건장관이 사임하기도 했다.
 
 고급 관광 리조트로 유명한 몰디브는 정통성이 약한 정부와 분열된 정치체제로 흔들리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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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