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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고농도 미세먼지…높은 습도로 알갱이가 커진 탓"

지난달 17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뒤덮은 미세먼지. 잠실 롯데타워 주변이 뿌옇게 흐려져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17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뒤덮은 미세먼지. 잠실 롯데타워 주변이 뿌옇게 흐려져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등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달 15~18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수도권 집중측정소에서 측정한 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는 24시간 환경기준치이자 예보 단계에서 '나쁨' 기준인 ㎥당 50㎍을 넘어섰다. 나흘 연속 기준을 초과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16일 오후 1시 서울의 미세먼지(PM2.5) 농도는 ㎥당 106㎍(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까지 치솟았다.
당시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 원인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이 6일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지난달 15일 오후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된 이후 지난달 16~18일에는 대기 정체와 높은 습도의 조건에서 국내 미세먼지 원인 물질의 배출로 '미세먼지 2차 생성'이 활발해졌다"며 "지난달 18일 오후 북서풍이 불면서 해소될 때까지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지속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설명은 어떤 의미일까. 하나하나 뜯어봤다.
⓵중국 등에서 미세먼지 유입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15일 오전부터 미세먼지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고, 환경부는 전날 오후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발령했다. 하지만 정작 지난달 15일 오전에는 공기가 맑았고, 오후 들어서야 미세먼지 오염이 심해졌다. 중국 등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된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모델 예측 결과, 지난달 15일 새벽부터 외부 유입으로 고농도 발생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는데, 결과적으로 빗나갔다"며 "정확한 예보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늦게 시작됐지만 결국 지난달 15일 전체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수도권 불광동의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는 50㎍/㎥이었고, 국외 미세먼지의 기여율이 57%에 이르렀다.

⓶대기 정체의 시작
지난달 17일 미세먼지 오염으로 서울 하늘이 뿌옇게 변한 가운데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광화문 광장을 걷고 있다. 당시 서울 등 수도권에는 미세먼지에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됐다. [중앙포토]

지난달 17일 미세먼지 오염으로 서울 하늘이 뿌옇게 변한 가운데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광화문 광장을 걷고 있다. 당시 서울 등 수도권에는 미세먼지에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됐다. [중앙포토]

중국발 미세먼지가 들어온 상태에서 대기 정체가 시작됐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풍속이 낮아졌다. 서울의 경우 15일 밤부터 17일 오전 사이에 풍속이 초당 1.5m 미만이었다.
한반도 주변에서 고기압과 저기압의 세력이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면서 기류 흐름이 정체됐다는 게 국립환경과학원의 설명이다.
특히, 대기 정체 수준은 일산화탄소(CO) 농도로 가늠할 수 있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대기정체가 심하다는 의미다. 16일 오전 서울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평상시의 2~3배 수준인 1.5ppm까지 상승했다. 
⓷대기 역전층의 형성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달 15~17일 서울 불광동에서 분석한 미세먼지 오염도 가운데 국내.국외 오염물질의 비중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달 15~17일 서울 불광동에서 분석한 미세먼지 오염도 가운데 국내.국외 오염물질의 비중

일반적으로 대기는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낮아진다. 반대로 상층으로 갈수록 기온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대기 역전 현상이다. 대기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 공기 혼합이 잘 일어나지 않고, 오염물질이 축적된다. 
환경과학원은 "지난달 16일 이후 한반도 상공으로 온난한 서풍 계열의 기류가 들어오면서 수도권 지역은 상하 방향의 대기 혼합이 제한됐고, 대기오염 물질이 지면 근처에 축적됐다"고 설명했다.
⓸가스 형태 오염물질 먼지로 뭉쳐져
국내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이 높은 습도 속에서 질산염으로 바뀌었고, 이것이 미세먼지 증가로 이어졌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국내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이 높은 습도 속에서 질산염으로 바뀌었고, 이것이 미세먼지 증가로 이어졌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바람이 잔잔하고 역전층이 생기면서 대기가 정체된 상태에서는 자동차나 공장, 난방 보일러 등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이 지표면 근처에 축적됐다. 여기에 높은 습도가 접착제처럼 작용했다.
서울 등 중서부와 내륙지역에서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서 야간과 아침에 습도가 다소 높았다.
습도가 높아지면서 공기 중의 미세먼지 표면은 촉촉이 젖어 들었고, 가스 상태인 질소산화물이 질산염으로 바뀌면서 미세먼지 알갱이가 커졌다. 이른바 '미세먼지 2차 생성'이다. 가스 상태의 물질이 미세먼지로 바뀌면서 대기 중 미세먼지 양이 늘어났다. 
⓹국내 오염물질이 더 많아져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환경부장관 초청 미세먼지 대책 간담회에서 한 어린이가 간담회 전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환경부장관 초청 미세먼지 대책 간담회에서 한 어린이가 간담회 전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처음 중국발 미세먼지가 들어올 때인 지난달 15일에는 중국 오염물질이 전체의 57%를 차지했으나, 국내 오염물질이 축적되고 2차 생성이 활발해졌다. 대신 중국 오염물질 비중은 지난달 16일 45%, 지난달 17~18일 38%로 낮아졌다.
직접 관측하는 방식이 아닌 모델링을 통해 분석했을 때에는 지난달 15일 국외 미세먼지 비중은 75%였고, 16일은 56%, 17일은 48%였다. 모델링 분석에서는 국외 미세먼지 비중이 높았지만 전체 추세는 측정분석 때와 비슷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장임석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지난달 17일 이후 국내 미세먼지 비중이 높았다는 것은 질산염과 황산염 증가율로 알 수 있다"며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 농도 상승이 질산염 증가 추세와 일치했다"고 말했다.
불광동에서 측정한 결과, 지난달 15~17일 질산염의 시간당 증가율은 0.31㎍/㎥였던 데 비해 황산염은 0.04㎍/㎥였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대기오염 물질의 경우 이미 질소산화물이 질산염으로 바뀐 상태고, 국내 오염물질보다 황산염의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질산염이 계속 늘어났다는 것은 국내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이 지속해서 질산염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⓺중국 오염이 60~80% 차지할 때도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 등 국외 오염물질 기여율이 38~57%라는 것은 이번 사례에 국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연평균으로 따져 국외 기여율이 30~50%라는 점과 오염이 심할 때는 국외 오염물질 비중이 60~80%까지 올라간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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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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