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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악재 없이 美증시 패닉, 폭락은 월마트서 시작됐다

'황소의 시대'는 끝났다...이제는 '곰의 시대'
 
뉴욕 증시에 '황소(강세장)'가 사라졌다. 대신 '곰(약세장)'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2018년 2월 '곰의 시대'가 찾아온 뉴욕 증시의 풍경은 스산하다.
 
다우지수는 계절에도 맞지 않게 '추풍낙엽'이다. 이틀 동안 1840포인트나 폭락했다.
 
5일(현지시간)은 '검은 월요일'이란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하루 지수 하락폭(1175포인트)은 2011년 8월 이후 가장 깊었다. 
 
뉴욕 맨하탄 월가 스케치 뉴욕증권거래소 앞 관광객

뉴욕 맨하탄 월가 스케치 뉴욕증권거래소 앞 관광객

차분히 원인을 돌아보자. 의외의 장소에서 주가 하락의 단초가 발견된다. 바로 미국의 대표적인 할인점인 월마트다.
 
월마트는 지난달 중순 직원들의 임금 인상을 발표했다.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올렸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마음이 좋은 사람이라서일까? 꼭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월마트가 임금을 올려주지 않고는 배겨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미국의 18개 주는 올해 1월부터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월마트로선 최저임금을 올려주지 않으면 범법 행위를 저지르게 되는 지역이 많아졌다. 월마트의 경쟁사인 타깃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최저임금을 올렸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은 월마트 뿐이 아니다. 미국 전체적으로 많이 올랐다. 지난달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치(2.6%)를 훌쩍 뛰어 넘었다.
 
NH투자증권의 오태동 투자전략가는 5일 보고서에서 "1월 임금 상승률의 서프라이즈 원인 중에는 1월부터 18개 주에서 평균 4.1%(중앙값)의 최저임금을 인상한 영향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월마트 직원들의 임금은 1월 11일부터 시간당 11달러(기존 8달러)로 인상됐다"고 지적했다.
 
예상을 뛰어 넘는 임금 상승에 증시의 투자자들이 깜짝 놀랐다. 주식과 채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일 뉴욕 시장에서 채권 금리는 크게 오르고, 주가는 떨어졌다.
 
5일에는 돌발 악재도 없었는데 주가가 더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극장 신드롬'을 지적했다. 극장에 관객이 가득차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불이야' 외치는 상황이다. 순식간에 비상구로 관객들이 몰리면서 아비규환이 벌어진다.
 
뉴욕 맨하탄 월가 스케치

뉴욕 맨하탄 월가 스케치

투자자들의 심리는 비슷하다. 주가가 오를 것 같으면 '사자'로 몰리고, 내릴 것 같으면 '팔자'로 몰린다.
 
그런데 21세기 주식시장에는 20세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기술의 진보가 있다. 인공지능(AI)의 출현이다.
 
AI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주식시장에서 자동으로 '사자' 또는 '팔자' 주문을 낸다. AI를 채택하는 금융회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AI가 동시에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에 구세주가 나타날까? 전 세계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쳐다보고 있다. Fed가 한 마디만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금리를 올리지 않거나, 천천히 올리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안다. Fed가 그런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마침 Fed의 수장이 교체됐다. 5일 취임한 제롬 파월 의장이다.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월가의 투자은행에서 일한 경험이 풍부하다. 파월의 한 마디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언제, 어떤 내용이 될까?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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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