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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동문 "대학땐 조용한 그녀···최우등 졸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하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선발대가 5일 방남했지만, 여전히 악단의 실체를 두고 추측만 무성하다. 현송월 단장이 이끌고 있고 남측에서 공연한 북측 공연단으론 역대 최대 규모(140명)라는 정도만 알려진 이 악단은 6일 본대가 추가로 입국하면 본격적인 공연 채비를 갖추게 된다.
 
김철웅 서울교대 연구교수.

김철웅 서울교대 연구교수.

 
삼지연관현악단의 실체와 관련 김철웅(44) 서울교대 연구교수는 5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은 원래 있던 악단이 아니라 이번 공연을 앞두고 새로이 종합편성된 악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송월 단장과 평양음악무용대학(현 김원균평양음악대학)을 함께 다닌 북한 출신 피아니스트다. 그는 “원래 북한은 해외 공연을 앞두고 악단을 새로 구성해 내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번 삼지연관현악단도 그와 마찬가지로 남한 공연을 위해 꾸려진 것 같다. 김정은 체제하의 첫 방남공연인 만큼, 북한 내 각종 예술단에서 최고 인재를 선발해 체제선전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74년 평양에서 당 간부 아버지와 대학교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5살 때 피아노 영재로 발탁돼 8살에 평양음악무용대학에 입학한 음악 엘리트다. 현송월 단장과는 3살 후배로 대학을 같이 다녔고, 졸업 후엔 평양국립교향악단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다. 2001년 탈북해 이듬해 한국으로 건너와 지내고 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지난달 22일 공연시설 점검을 위해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들어서며 밝은 표정으로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지난달 22일 공연시설 점검을 위해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들어서며 밝은 표정으로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악단의 구체적 구성과 관련해 김 교수는 “만수대예술단 소속의 삼지연악단을 모태로 모란봉악단ㆍ은하수관현악단 등의 출신 예술가들이 모일 것”이라며 “이들은 모두 어릴 때부터 영재로 발탁돼 해외유학 등을 다녀온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에선 5살 때부터 각종 경연을 통한 영재 발굴 시스템으로 예술가를 육성한다. 발탁된 아이는 평양음대에 지원할 자격이 주어지는 등 신분상승의 기회가 주어져 인기가 높다. 예술을 '혁명의 무기'로 삼는 북한 체제의 산물이다.
 
특히 이번 악단의 이름 중 삼지연이 포함된 것에 대해 그는 “삼지연악단은 북한 최초의 팝 오케스트라 악단이다. 이런 악단의 이름을 내세워 ‘우리도 팝을 즐길 줄 안다’는 이미지를 내세우고 싶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지연악단은 2009년 김정일의 음악 대중화 지침에 따라 구성됐다. 지난해 새해맞이 공연에서는 미국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만수대예술단 소속 삼지연악단이 지난해 1월 3일 새해맞이 공연에서 미국 애니메이션 '미키마우스'의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 삼지연악단은 2009년 김정일의 지시로 창단된 북한 최초의 팝 오케스트라 악단이다. [연합뉴스]

만수대예술단 소속 삼지연악단이 지난해 1월 3일 새해맞이 공연에서 미국 애니메이션 '미키마우스'의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 삼지연악단은 2009년 김정일의 지시로 창단된 북한 최초의 팝 오케스트라 악단이다. [연합뉴스]

 
그는 또 북측이 “이번 공연에 남한 노래가 많이 포함될 것”이라고 통보한 데 대해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연주할 순 있을 것”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 이는 남북화해 메시지보다는 북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고도의 선전체제가 목적”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과거처럼 ‘사회주의 제일’이라는 직설적 선전을 하는 대신, ‘팝과 가요를 즐길 줄 아는 정상 국가’임을 강조해 '테러국가' 이미지를 덜어내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공연을 이끄는 현송월에 대해서는 “대학 땐 평범하고 조용한 학생이었다”고 그는 기억했다. 김 교수는 “나는 피아노과고 현송월은 성악과여서 수업을 같이 들은 적은 없지만, 토요일마다 전체 학생 조회에서 본 적 있다”며 “그의 당시 이름은 잘 기억나진 않지만 현송월은 아니었다. ‘최우등 조기졸업’으로 왕재산경음악단에 발탁됐다는 점은 기억난다”고 말했다.
 
또 현송월이 지난해 노동당 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전격 발탁된 데 대해 그는 “예술가 출신이 중앙위 후보위원이 된 건 처음”이라며 “이를 보면 현송월이 김정은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북한 여성 최고 실세 중 한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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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